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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째 이야기
다이안 세터필드 지음, 이진 옮김 / 비채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은 죽음과 함께 사라진다. 그들의 목소리, 그들의 웃음, 숨결의 온기, 살과 뼈도 사라진다.
살아 있는 그들의 기억도 거기에서 멈춘다. 슬프지만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그러한 소멸에는 예외가 있다.
그들이 남겨놓은 책 속에서 그들은 영원히 존재한다. 우리는 책을 통해 그들의 존재를 다시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의 유며, 문체, 기분까지도.
그들은 책을 통해 독자를 화나게 할 수도 있고 행복하게 할 수도 있다. 위안을 줄 수도 있다. 당황하게 할 수도 있다. 변화를 일으킬 수도 있다.
세상을 떠났지만 그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호박 속의 파리처럼, 얼음 속에 묻힌 시신처럼, 자연의 섭리에 따라 사라졌어야 마땅할 것들이 종이 위에 적힌 잉크의 기적으로 보존된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기적이다. <p.30>
운명적인 이야기의 시작은 두툼한 편지 한통으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와 헌책방을 꾸려가며 알려지지 않는 평범한 사람들의 전기를 쓰는 마가렛 리는 영국 최고의 작가 비다 윈터의 편지를 받게 된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금세기의 디킨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작가. 56년동안 56권의 책을 썼고 그 책들은 49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영국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책으로 선정된 것이 27회, 그녀의 소설이 영화화된 것만도 무려 19차례 일 정도로 너무나도 유명한 작가 비다 윈터로부터 온 편지에는 진실을 말해달라는 소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이제는 때가 되었다면서 만나잔 이야기가 씌어있다.
비다 윈터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그 누구도 그녀를 알지 못할 정도로 비밀이 많기로 유명한 그녀. 그런 그녀가 진실을 말하기 위해 선택한 사람이 그녀의 책이라곤 한권도 읽어본 적이 없는 '마가렛'이라니 ~
진실을 말해주세요란 소년의 말에 사로잡혀 비밀이 담긴 책, 귀중한 책, 희소가치가 있는 책들을 보관해 놓은 허름한 목제 캐비닛 속에서 <변형과 절망의 열세 가지 이야기>를 꺼내 읽기 시작하고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푸욱 빠지게 된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다 읽어내기에는 이 세상에 책이 너무 많기 때문에 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면서 죽은 작가들의 책 중에도 아직 읽지 못한 것들이 많은데 왜 비타 윈터의 책을 읽어야 하냐며 관심 없어했던 그녀였지만 비타 윈터의 책은 그녀를 매혹시키기 충분했던 것. 그렇게 그녀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시골 마을로의 여행이자 과거로의 여행을 !!
조지와 마틸드, 그들의 아이들인 찰리와 이사벨, 이사벨의 아이들인 에멀린과 애덜린, 그들의 집, 그들의 운명, 그들의 두려움, 그들의 유령이 있는 곳.
그 모든것들의 이야기에 푹 빠질 용기가 생긴다면 고고씽~
다이안 세터필드의 열세번째 이야기는 순전히 네이버책 리뷰와 별점을 보고서 선택한 책이라는 ~
비채의 다른 책들과는 다르게 압도적으로 많은 리뷰에 눈이 휘둥그레 (현재 네티즌 리뷰 266개라고 나옴)
고백이 239개, 살인의 해석이 595개라고 나오긴 하지만 두권의 책은 나에게 익숙한데 이건 거의 첨 들어본 책이라고나 할까 ?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던 상태였기에 더욱 관심이 갔던 책이다. 살인의 해석과는 출간일이 1개월 차이밖에 안나는 작품인데 왜 몰랐을까나 ~
지인에게 이 책의 크나큰 재미에 얘기하다 느낀건데 나만 이 책을 몰랐던 것은 아닌듯~ 이런 보물을 이제서야 발견하다니!!!
꽃좋아하는 꽃순이 지난 주말 광양 매화축제를 가는길 오며가며 버스안에서 읽으려고 챙겨갔는데 너무너무 재밌어서 꽃구경도 뒷전으로 하고 이 책만 읽고 싶었을 정도다. 주객전도라는 말이 너무도 쉽게 나오는 ~
다 읽고난 지금도 기똥차게 재밌는 책이라면서 주위에 추천해주느라 정신없을 정도인데 이 글을 읽는 분이라면 냉큼 위시리스트에 담아두길.
절대 후회하지 않을거라는 ~ 책을 읽는 순수한 즐거움에 푸욱 빠질 것이다!!
리뷰를 쓰는 지금도 윈터 여사가 들려준 이야기의 조각들이 아직도 내 심장을 움켜쥐고 있는 듯 가슴한켠이 알싸해져온다.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다네. 이야기는 마치 가족과도 같은 거야.
우리가 그들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그들을 잃었다고 해도 항상 우리와 함께 살아 있으니까.
그들에게서 멀어지거나 등을 돌려도 가족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는 거야. 이야기도 마찬가지라네.
누구에게나 이야기는 있는 법이지. 언제 들려줄 텐가 ?" <p.416>
태어난 순간이 시작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일 뿐이라 말하는 비다 윈터.
지금이라면 슬픔 일도 기뻤던 일도 담담하게 조곤조곤 속삭일 수 있을 것만 같다.
나의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고, 당신의 이야기도 듣고 싶은 그런 시간 - 언제 들려줄건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