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결혼시대
왕하이링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채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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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면 극복하지 못할 난관이 없다거나 그 어떤 것의 지배도 받지 않으면서 그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는 생각은 틀렸어.

사랑은 정신적인 것일 뿐 아니라 동시에 물질적인 것이라는 게 정답이야" <P.404>

 

 

일본, 영미소설과 다르게 중국소설은 모든면에서 시대에 뒤떨어지는 그런 촌스런 느낌이 강한 것 같아 읽고프단 유혹이 덜한 것 같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중고등학교때 경요의 소설에 푸욱 빠졌던 시절도 있었으니 말이다(지금 다시 읽으라한다면 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은 느낌에 고개를 돌리게 될 듯) 그것을 제외한다면 순수하게 내가 읽은 중국소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몇권 안된다. 마지막으로 읽은 중국소설이 펄 S. 벅의 피오니라고 정확히 기억할 정도로.

 

구샤오시는 스물넷 꽃다운 나이에 성공적으로 결혼에 골인한다. 남편 허젠궈는 중국 최고 명문 대학을 나온 엘리트로 키도 훤칠하고 잘생긴데다 유명 IT기업의 중견 사원으로 활약해 연봉도 만만치않는 남자다. 사실 그들의 결혼이 성사되기까지 처음부터 쌍수들고 환영할 정도로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의사인 엄마, 교수인 아버지와 도시에서 부유한 생활을 한 샤오시 집에서 엘리트 출신의 능력있는 남자이지만 부모님은 찢어지게 가난한 농사꾼인 그집을 마땅치않게 생각한 것.

젊은시절 외지고 가난한 시골에서 의료봉사단 활동을 했던 그녀의 엄마가 누구보다 농촌의 사정을 잘 안터라 시골출신 젠궈와의 결혼을 반대한 것은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샤오시는 결혼은 젠궈와 하는거지 고향인 허자춘과 하는 것이 아니라며 물방울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얼 정도로 춥고, 쌀겨에 푸성귀만 먹는 무지렁이에 여자를 차별하고, 온 가족이 한 침대에서 누더기 같은 이불 하나만 덮고 자는 그 모든것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 큰소리 땅땅친다. 하지만 그 모든것은 결혼과 동시에 금방 달라진다.

샤오시가 생각하는 가족의 개념과 젠궈의 머릿속 가족의 개념에는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

샤오시에게 '가족'은 그녀 자신과 젠궈 두 사람인 반면, 젠궈에게 '가족'은 샤오시와 자기 자신외에 아버지와 어머니, 형과 형수 그리고 형의 자식들은 물론 시골 친척들 모두가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능력있고 다정한 사람이 고향, 부모님, 형과 관련된 일에서는 한없이 약해지고 원칙이 없어지고 완강해지는, 그런 고집스런 모습을 보여주고(보여줄 수 밖에 없고)  그럼으로 인해 생기는 수많은 불행의 씨앗들. 그들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

 

서로가 살아온 환경이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나 근본적으로 그들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음으로 인해 생기는 오해들.

이 모든 상황과 그들의 속사정을 아는 나로선 너무 지켜보기 안쓰럽고 안타까웠던 것 같다.

사랑은 어떤 사람과도 가능하지만 결혼은 신중해야 한다는 옛말이 전혀 틀린것만은 아닌 듯.

결혼은 사랑만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서로의 종교, 가치관, 가정환경, 신체적 조건은 물론 사회, 경제적 조건 등등이 비슷해야 잘산다는 말이 내 입에서 절로 나올 정도니 . . .이렇게 머리론 다 알고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그러지 못할때는 어찌해야하려나 ~휴~

 

왕하이링의 신결혼시대는 결혼은 '두 사람만의 일이 아니다' 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랄까.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알라나?? 주로 이혼소송 중인 부부의 실화를 다루고 있는 옴니버스 드라마인데 이 프로에 샤오시와 젠궈가 나온다면 판정단인 난 계속 살아야 한다를 외쳤을까, 이혼해야 한다를 외쳤을까 ~

연애는 환상, 결혼은 현실이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생각하면서도 이런 책을 읽을때마다 결혼이란걸 꼭 해야할까 ? 고민할 정도니 나 역시 아직은 환상속에 사는 여자일뿐인가보다. 굉장히 재밌는 소설이라 읽어보고 여러사람과 얘기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김 좋을 것 같은데 . .

갠적으로 결혼을 앞둔 사람, 결혼에 환상이 있는 사람들, 특히나 나이어린 친구들에겐 절대 권해주고 싶지 않다.

언젠간 알게 될 일. 아직은 . . 조금은 더 . . 환상속에 살아도 될 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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