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오리하라 이치의 ○○자 시리즈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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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 아들딸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세상의 부모 된 이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

가령 막연히 텔레비전 뉴스를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자기 아들의 얼굴이 화면에 나와 그 사실을 알았을 경우,

아들이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와 "실은 나, 사람을 죽이고 왔어."라고 고백했을 경우, 혹은 경찰관이 집으로 찾아와 "댁의 아드님이 살인을 저질렀습니다."라고 고할 경우 . . . <P.13> 

 

산 자와 죽은 자. 사건의 주연과 조연들이 모두 거대한 원을 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이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오는 오리하라 이치의 실종자.

처음부터 서술트릭이며 반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읽어 내려갔는데 결말은 역시나 충격이 아닐수가 없다 !! 저절로 첫페이지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

 

작년 가을부터 금년에 걸쳐 일어난 연쇄 실종 사건에 대한 진실이라며 책 집필에 있어 경찰관, 정신분석의, 피고 측 변호인, 피해자 유족, 그리고 범인과 거듭 인터뷰를 시도해 인물, 일시, 장소는등 전부 사실에 근거해 재연했다는 이야기는 처음부터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유다의 아들' 사건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사이타마 현 구키 시. 르포라이터 다카미네 류이치로와 그의 조수 유미코는 구키시에서 발생한 여성 연쇄 실종 실종 사건을 취재중이다. 문화회관  뒤편 창고에서 부패한 여자 시체가 발견된 것이 사건의 발단인데 시체는 한달 전부터 행방불명 상태인 기타자와 가오리라는 여성으로 가족이 실종 신고서를 제출해 구키시에서 공개수사를 하고 있던 참에 시체로 발견 된 것. 더 이상한 것은 시체 옆에 '유다의 아들'이라고 자를 대고 쓴 듯한 메모가 놓여 있었다는 것이다. 그 후 주변을 뒤지던 수사관이 창고 뒤편 대나무 숲속에서 검은 비닐 봉투에 든 토막난 백골 한 구를 발견. 거기엔 '유다'라고 적힌 쪽지가 물려 있었는데 확인해본 결과 시체는 사이토 유키에로 15년전 중학교 동아리 활동을 마치고 도보로 귀가하던 중 행방불명된 소녀로 밝혀진다. 그러면서 연이어 나머지 두 백골의 토막 시체도 발견되는데 . . .   

유다의 아들이라는 메모는 물론 15년 전의 범인이 이제 와서 백골 시체가 든 봉투를 버린 일까지 도저히 우연의 일치라 생각할 수 없어 15년전 사건과 연관지어 그때 당시 용의자들을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등장하는 소년 A의 존재. 그들이 들려주는 끝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에 저절로 푹 빠지게 되더라 ~

15년 전 실종자와 현재의 실종자, 유다와 유다의 아들. 진실은 ??

 

 

어제 그제 이틀에 걸쳐 열심히 읽은 실종자. 그리 두꺼운 책도 아니라 부담없이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600페이지에 달하는 막대한 분량이었다는 ~

그 분량만큼 사회성 짙은 묵직한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나오는지라 살짝 머리가 아플 정도였다. 긴 호흡을 갖고 차분히 읽어내려갈 수 밖에 없었다.

실종사건, 소년범죄, 소년법을 다루는 미스터리. 거듭되는 반전, 예상치 못한 결말. 어느 것 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모두 충격적 이었지만 특히나 이야기 중간중간 짙은 글씨로 보여주는 '아버지가 보내는 편지'라는 글은 아버지의 입장을 십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심리 표현이 최고여던 듯 ~

 

오리하라 이치의 00者 시리즈 중 하나로 나는 론도 시리즈 외 행방불명자 다음으로 실종자로 그의 책을 간만에 읽게 됐는데 구입해둔 원죄자를 먼저 읽고서 읽을껄 하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옮긴이의 말을 보면 행방불명자, 원죄자, 실종자에는 공통된 등장인물들이 중요한 역할로 나온다는데 그가 누군지 도통 감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갑자기 튀어나온 이름 하나에 깜짝놀라 그제서야 눈치를 챈 ;;;

그나마 다행인건 일본 문예춘추의 발매순서로 따지면 요 책이 첫 번째 작품이란 사실. 부담없이 원죄자를 읽어도 될 듯 ~

하지만 원죄자를 읽기 전에 결말을 다 아는 이 느낌 그대로 다시 한번 실종자를 읽고프단 생각이 앞선다. 또 다른 의미로 큰 재미를 줄 듯 !!

 

신나는 책읽기는 쭈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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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치코 서점
슈카와 미나토 지음, 박영난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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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만화총각,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다 보면 기묘한 이야기 하나 둘 쯤이야 있기 마련이지.

별로 신경 쓸 일은 아니네. 얼마 있다 보면 익숙해질테니까. <p.187 빛나는 고양이 中에서>

 

슈카와 미나토의 사치코 서점은 도쿄 변두리에 있는 오래된 아카시아 상점가를 배경으로 사람들이 겪는 기묘한 이야기들로 구성되 있다.

저세상과 통하는 문이 있다는 '가쿠지사'라는 절이 있는 곳이라 그런지 다른곳에서 느낄 수 없는 신기한 일도 '그럴수 있지 뭐~ 고개 끄덕여 진다고 해야할까 -

수국이 필 무렵, 여름날의 낙서, 사랑의 책갈피, 여자의 마음, 빛나는 고양이, 따오기의 징조, 마른잎 천사등 7개의 단편이 담겨 있는데 모두 돌아올 수 없는 그리운 사람들에 대한 조금은 쓸쓸하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이야기들이다.

꽃밥, 새빨간 사랑, 수은충, 도시전설 세피아등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봤지만 이 책은 '꽃밥'을 읽고 났을때의 기분과 많이 비슷하다.

신비롭고 불가사의한 존재들로부터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아련하고 안타까운 느낌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젊음이란 정말로 깨지기 쉬운 것이야.

자네한테는 그런 기억이 없나 ?

지금까지 믿었던 것이 갑자기 불확실해지거나, 지금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던 것이 급작스럽게 무서워지기도 하고, 자신이 당치도 않을 만큼 쓰레기 같은 존재로 느껴지거나, 하찮은 일에도 망설이고 고민하는, 멋지게 표현하자면 '청춘의 미로' 같은 것 말이야.

어떤 인간이라도 한 번쯤은 지나가는 통고의례 같은 것이지. <p. 208 따오기의 징조 中에서>

 

수국이 필 무렵은 소설가를 지망했던 젊은 청년 '고지' 들려주는 이야기로 희락정이라는 라면가게 주인이 죽은 사건과 얽히면서 살해당한 아버지가 젊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나 아내와 딸을 지켜준다는 이야기고, 여름날의 낙서는 심한 소아천식을 앓았던 나 '게이스케'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형과의 소중하면서도 안타까운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랑의 책갈피는 사와야라는 주류상점의 딸 '구니코'가 겪은 이야기로 헌책방에 꽂혀있는 랭보의 책에 끼워져 있던 책갈피를 통해 몰래 좋아하는 남학생과 편지를 주고받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고, 여자의 마음은 가스미소의 하츠에가 겪은 이야기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모녀의 불행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 한다. 빛나는 고양이는 만화가가 되고픈 가난하고 고독한 젊은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로 고양이 치타로와 관련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따오기의 징조는 <아카시아 비가 그칠때>라는 노래만 틀어주는 레코드 가게 '유성당'의 주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생명이 사라지기 전 본인에게만 보이는 전조 증상에 대한 신비한 이야기, 마른잎 천사는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치코 서점'의 주인 가와가미에 대한 이야기로 책 중간중간 묵직하게 담아주고 있었던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그리고 있다.  




 



각각의 단편이 시간의 순서대로 흘러가는 것은 아니다. 시간이 흘러 폐점한 것으로 나오는 사치코 서점과 괴팍해 보이지만 마음은 따뜻한 가와가미 노인이 다시 떡하니 나오기도 하니까. 각각의 이야기가 뜻밖의 곳에서 다시금 이어지는 재미도 쏠쏠하고, 수국이 필 무렵 - 시클라멘의 가호리, 여름날의 낙서 - 사랑과 죽음을 바라보며, 사랑의 책갈피 -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여자의 마음 - 그럼 어때, 행복하다면, 빛나는 고양이 - 게이코의 꿈은 밤에 열리다, 따오기의 징조 - 아카시아 비가 그칠때, 마른잎 천사 - 마음의 여행등 각각의 이야기에 등장하는 노래들이 이야기와 묘하게 어울리는 것이 라디오 사연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 듯.

 

"재미있네요. 이 세상일이란 것이.

매일매일 누군가가 떠나고, 또 매일매일 누군가가 찾아오는군요.

시대도 바뀌고, 유행하는 노래도 바뀌고.

하지만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예나 지금이나 다 비슷합니다" <p.273 마른잎 천사 中에서>

 

매일 누군가 떠나고, 매일 누군가가 찾아온다지만 '그 사람'이 아니면 안되는 사람도 있다. 더 많이 사랑한 자가 약자라고 했던가 -

그런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라 마음 한구석이 저릿저릿 아파오는 듯. 섬뜩하지만 따뜻한 여운이 남는 기이한 이야기라는 띠지의 글귀가 딱 맞구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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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야 (반양장)
전아리 지음, 안태영 그림 / 노블마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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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자넨 요령이 너무 없어. 그래 갖고는 사회생활 하기 힘들어.
허구한 날 손해만 보고 이용만 당한다고. 솔직히 자네 덜떨어졌다는 소리 많이 듣잖아. 안 그래?"

 

이렇다 할 꿈도 야망도 없는 스물아홉 살 계약직 회사원 정운은 키가 훤칠하고 미소가 온화해서 누구나 한 번쯤은 눈길을 줄 법한 외모의 작은 판촉물 회사의 대표 '동주'랑 사귀고 있다. 진심으로 그를 만나보자고 결심한 것이 두달전.  할 얘기가 있다길래 정식으로 교제한지 고작 두달밖에 되지 않았는데 프로포즈?? 하며 은근 설레발치는 그녀가 귀엽기까지 했는데 딸도 있고, 집사람도 있다 말하는 그.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꺼낸말이 자신이 유부남이라는 사실이라니 이렇게 황당할 수가 ;;;

 그런 정운은 우연히 거래처의 PR 행사 장소인 여의도 공원에서 스태프로부터 받은 사인 CD에 적힌 시리얼 넘버의 기가막힌 행운탓에 이벤트에 당첨되어 인기 아이돌 그룹 '시리우스'의 포옹을 받고 그날 이후 시리우스의 열성적인 팬이 되어 처음으로 무언가에 온 마음을 바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러면서 조금씩 변해가는 그녀가 들려주는 일과 사랑이야기 !!

 

"기획안도 적당히 고칠 생각 말고,  싹 버리고 다시 시작해 봐. 빈자리를 만들어야 새로 들일 자리도 있는거지."

"네?"

"변화라는 게 그렇잖아. 기존의 자기를 깨부수고, 당당하게 상처받고, 남은 파편들을 치우고.

그 자리에 새로운 걸 세우는 거 아니겠어?" <p.177>

 

이 책을 읽고 내가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해본 적이 있었던가 - 싶어 한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되더라.

좋아하는 연앤은 있지만 가수로서, 배우로서 브라운관에 비쳐지는 모습이 좋을뿐이지 그 외 모습은 그닥. 누군가를 이렇게 광(?)적으로 좋아해본 사람은 없는 듯.

그래서 난 심장이 차갑고 냉정한 사람이 아닐까 고민한 적도 있었는데 ㅎㅎ

 

문학소녀로 소문난 그녀의 글답게 술술술 잘 읽힌다. 좀 유치하기도 하고 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가볍게 기분전환삼아 읽기 딱 좋은 ~

나에게도 이런 일이 생기지 말란 법은 없지 않냐 할만큼 어리진 않지만 책을 읽는 동안은 내가 시리우스를 좋아하고, 형민과 우연에게 사랑받는 정운이 되었던 것같다.

누군가를 좋아한 기억만큼 행복한 것도 없기에 그때의 나를 생각하며 배시시 웃으면서 읽을 수 있었던 듯 ~

 

여름은 정오의 낮잠 같은 계절이다. 끝없이 계속될 것 같지만 어느 틈엔가 깨어나 어리둥절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되는. <p.292>

 

여름의 뜨거운 열기속 '청춘'에서 벗어나 살랑살랑 바람부는 계절을 맞이하고 있는 듯한 내 인생.

질풍노도의 시기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났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나는 작은 일에도 상처받고 힘들어한다.

하지만 오늘 보다 내일,내일보다 모레 조끔씩 성장하는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열심히 배우는 중이니 나에게 청춘은 언제나 ing.

 


아직 그대 가슴에 사랑이 꽃피지 않았다면 그대 가슴이 너무 척박하거나 아직 누구에게도 사랑의 씨앗을 파종하기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분명 사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그대여. 
한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쓰다가 천수를 다하고 하늘로 돌아간 시인.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겠다던 시인처럼, 그대도 천수를 다할 때까지 천지만물을 눈물겹게 사랑하고 그대 자신을 눈물겹게 사랑하라.

그대는 지금 그 모습만으로도 멋있다.

                                                                             이외수, 청춘불패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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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의 살인
윌리엄 베이어 지음, 김승욱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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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린 새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새들을 인정하고 그들과 공존해야 해요.

우리가 두려워해야 하는 건 사람입니다. 사람이야말로 지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에요." <p.52>

 

뉴욕. 지역 텔레비전 방송국의 스포츠 담당 기자였던 패멀라 배럿양은 허브로부터 방송국에서 그녀의 자를 빼야겠다는 말을 전해듣곤 거리로 나와 정처없이 걷다 아이스링크장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연찮게 피겨스케이팅 연습을 하던 여자가 뭔가 검은 물체에 공격 당하는 모습을 보게 되고 엑엑엑 하는 소리에 그것이 건물에 붙어있던 장식이나 누가 창문에서 덩진 벽돌이 아니라 거대한 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여자의 가슴에 거대한 새 한마리가 앉아 발톱으로 목을 틀어쥐고 있다 곧장 날개를 펼쳐 공중으로 날아올라 사라진 모습을 빼놓지 않고 본 그녀는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이지만 기자의 감을 살려 현장을 촬영하던 자들을 뒤쫓아 테잎을 회수하는데 성공하고 새 살인사건 보도로 일약 스타가 된다. 새 전문가 '칼 웬델'로부터 그 새가 송골매 암컷이란 사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송골매로부터 의문의 편지도 받게 되는 팸. 칼은 촬영 영상을 통해 솔골매의 다리에 매사냥꾼들이 사냥용 매의 다리에 묶는 젓갖을 발견하고 사람을 통해 훈련받는 매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세계 최고의 매사냥꾼 제이 홀랜더를 만나 매사냥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칼에 대한 얘기도 듣고, 새 암시장에 대한 힌트도 얻게 된 어느날 두번째 새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그녀는 또다시 송골매로부터 협박 편지를 받게 되는데 . . .

사건을 맡게 된 프랭크 제이넥. 과연 그는 새 살인사건을 해결 할 수 있을까 ?

 

도시 한복판. 거대한 새 한마리가 나타나 아무 이유없이 사람을 공격하고 그 자리에 머물면서 죽이기까지 하다니.

새가 사람을 공격한 자체도 상상할 수 없지만 새에게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는데 공격하다니 대체 무슨일일까

의도적으로 두 사람을 죽인건지 임의로 선택한 건지, 목적이 있는지 재미인지 다방면에 걸친 조사가 시작되면서 도시를 떠도는 고통과 비열함이 우리 내면의 양면성과 광기를 만나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지를 가르쳐준다.

 

세계최고의 매 사냥꾼 '제이', 훌륭한 박물학자인 '칼', 새 살인사건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서인지 사건에 굉장히 집착하는 '팸', 지난날의 과오를 씻기 위해서라도 사건을 해결 해야만 하는 '제이넥'

한가지에 빠져 집착하게 되면 이렇게 되는 것일까 ? 좀 더 건전한 방향으로 자신의 능력을 활용할 수는 없었을까나 . . .

사랑해 마지 않는 것들이 우리의 머리를 지배해 결과적으로 이런 상황이 되버렸다 생각하니 씁쓸하기만하다.

하지만 제일 아리송한 것은 매를 이용해 사람을 죽여가면서까지 제이가 이루고자했던 그것이다. 나쁜면과 선한면이 뒤섞여 인간이 된다지만 이건 아닌 듯!!

시간이 아무리 오래 걸린다해도 그녀를 데려올 거라는 제이넥이나 자유로운 매의 모습이 아녔으면 큰 충격을 받을 뻔 했다는 ~

 

우리들 마음속에는 모두 비밀의 방이 있다. 

그 안에 숨겨놓은 것이 얼마나 추악한 것일지 모르겠으나 이런 사건을 통해 새삼스레 확인하는 작업만은 거절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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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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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 우리였을까

하필이면 왜 우리였을까. 이렇게 사람도 많고, 대충 사는 놈들도 가득하고,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우리였을까.

당신들 가족이 그렇게 돼 봐! 그러면 그 심정을 알 테니까."

 

읽고픈 재미난 책이 너무나 많아 하루에 한권씩 부지런히 읽고 있는데 글은 잘 읽히는데 재미라던가 내용을 해석하는데 있어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 난독증인가?? 라는 걱정을 하던 차였는데 이 책을 계기로 그런 고민이 싹 해결됐다는 ~ 단순히 내가 읽은 책들이 재미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

퇴근하고 7시부터 읽어내려간 이 책을 다 읽기전까지 잠들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분도 간만에 느껴본다는 ~ >.<

 

요코하마 시내의 국도. 아카마쓰운송의 운전기사 야스토모 겐스케가 운전한 '뷰티풀드리머'라는 트레일러가 13톤짜리 세미 트레일러를 뒤에 연결해 법정속도 40킬로로 주행하던 중 왼쪽 앞바퀴의 타이어가 떨어져 나갔다. 타이어 직경은 1미터. 무게는 약 140킬로미터. 그것이 도로 옆 보도블럭을 넘어, 비탈길이라서 가속도까지 붙은채 50미터쯤 굴러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던 주부 '유기 다에코'의 등을 쳤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곧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아카마쓰운송 정비사의 경력이나 노동환경, 과거의 사고경력까지 철저히 조사해보지만 아카마쓰운송회사의 책임이라고 할만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신문에 실린 아카마쓰운송의 이름. 눈에 보이지 않는 중상과 비방. 가족이나 직원에게까지 쏟아지는 경멸. 형사의 집요한 추궁에 정확한 결정이 내려지기도전에 이미 '가해자'라 낙인찍혀 버리는 아카마쓰 운송의 '아카마쓰'는 정확한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반년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단 사실을 확인하고 차량의 구조적인 결함이 있진 않았을까 의심하면서 자체적으로 사고를 조사하기로 결정하지만 굴지의 호프자동차를 상대하기가 벅차기만 하다.

호프자동차 뿐인가 - 큰 거래처도 빠져나가고 은행에서는 융자를 회수한다고 하질 않나 회사를 믿지 못하고 그만두겠다는 사람까지 ~

3년전 리콜 은폐로 매출이 격감해 경영 위기에 직면한 호프자동차로서도 이 사건은 중요하기만 한 터라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가정과 회사 안팎으로의 신용은 물론 호프자동차를 상대로한 그의 외로운 싸움은 성공할 수 있을까 ?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으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의 신간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압도적인 대자본과 사회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호프자동차를 상대로 한 소규모 운송회사의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식의 힘겨운 싸움을 다루고 있는데 육백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만큼이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건을 둘러싸고 운송회사 사장, 차량 제조사 직원, 은행등의 개개인이 처한 입장에 따라 이 사건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들의 세세한 표현이 압도적이어던 듯 ~

시사, 경제, 재미, 감동 거기에 교훈까지 !!! 꼭 한번 읽어보라 얘기하고 싶다.

 

"어떤 조직이든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

모두 . . .나 혼자 노력해봤자 . . . 하고 포기하니까 변하지 않는거야.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당신이 얘기해야지." <p.102>

 

어느 한 사람만의 힘으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직원마저 믿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에서도 자기 맡은바 책임을 다한 정비직원 '가도타', 사장님이 최선을 다하면 사원들도 따를 거라며 어떤 어려움도 반드시 해결할 실마리는 있을 거라며 힘을 실어주는 '미야시로',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기 시작한 형사 '다카하타', 아카마쓰운송의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를 결정한 하루나은행의 '신도', 사와다씨의 부인 '에리코'씨의 통쾌한 답변들까지 ~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터.

어려울때 힘이 되어준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구나 싶은~ '감동'이 그대로 전해져왔던 것 같다.

 

인간은 유용하고 중요한 것일수록 생략하고 불필요한 것일수록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소홀했는데 내 소중한 보물들에게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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