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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타이어
이케이도 준 지음, 민경욱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왜 하필 우리였을까
하필이면 왜 우리였을까. 이렇게 사람도 많고, 대충 사는 놈들도 가득하고, 죽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왜 우리였을까.
당신들 가족이 그렇게 돼 봐! 그러면 그 심정을 알 테니까."
읽고픈 재미난 책이 너무나 많아 하루에 한권씩 부지런히 읽고 있는데 글은 잘 읽히는데 재미라던가 내용을 해석하는데 있어 문제가 좀 생긴 것 같아 난독증인가?? 라는 걱정을 하던 차였는데 이 책을 계기로 그런 고민이 싹 해결됐다는 ~ 단순히 내가 읽은 책들이 재미가 없었던 것이 아닐까하는 ;;;
퇴근하고 7시부터 읽어내려간 이 책을 다 읽기전까지 잠들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기분도 간만에 느껴본다는 ~ >.<
요코하마 시내의 국도. 아카마쓰운송의 운전기사 야스토모 겐스케가 운전한 '뷰티풀드리머'라는 트레일러가 13톤짜리 세미 트레일러를 뒤에 연결해 법정속도 40킬로로 주행하던 중 왼쪽 앞바퀴의 타이어가 떨어져 나갔다. 타이어 직경은 1미터. 무게는 약 140킬로미터. 그것이 도로 옆 보도블럭을 넘어, 비탈길이라서 가속도까지 붙은채 50미터쯤 굴러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던 주부 '유기 다에코'의 등을 쳤고, 병원에 실려갔지만 곧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아카마쓰운송 정비사의 경력이나 노동환경, 과거의 사고경력까지 철저히 조사해보지만 아카마쓰운송회사의 책임이라고 할만한 증거는 없는 상황이지만 신문에 실린 아카마쓰운송의 이름. 눈에 보이지 않는 중상과 비방. 가족이나 직원에게까지 쏟아지는 경멸. 형사의 집요한 추궁에 정확한 결정이 내려지기도전에 이미 '가해자'라 낙인찍혀 버리는 아카마쓰 운송의 '아카마쓰'는 정확한 사건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반년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단 사실을 확인하고 차량의 구조적인 결함이 있진 않았을까 의심하면서 자체적으로 사고를 조사하기로 결정하지만 굴지의 호프자동차를 상대하기가 벅차기만 하다.
호프자동차 뿐인가 - 큰 거래처도 빠져나가고 은행에서는 융자를 회수한다고 하질 않나 회사를 믿지 못하고 그만두겠다는 사람까지 ~
3년전 리콜 은폐로 매출이 격감해 경영 위기에 직면한 호프자동차로서도 이 사건은 중요하기만 한 터라 싸움은 더욱 치열해지는데 가정과 회사 안팎으로의 신용은 물론 호프자동차를 상대로한 그의 외로운 싸움은 성공할 수 있을까 ?
은행원 니시키 씨의 행방으로 유명한 이케이도 준의 신간 '하늘을 나는 타이어'는 압도적인 대자본과 사회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호프자동차를 상대로 한 소규모 운송회사의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식의 힘겨운 싸움을 다루고 있는데 육백페이지에 달하는 분량만큼이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건을 둘러싸고 운송회사 사장, 차량 제조사 직원, 은행등의 개개인이 처한 입장에 따라 이 사건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를 보여주는 부분들의 세세한 표현이 압도적이어던 듯 ~
시사, 경제, 재미, 감동 거기에 교훈까지 !!! 꼭 한번 읽어보라 얘기하고 싶다.
"어떤 조직이든 누군가 말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아.
모두 . . .나 혼자 노력해봤자 . . . 하고 포기하니까 변하지 않는거야.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당신이 얘기해야지." <p.102>
어느 한 사람만의 힘으로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직원마저 믿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에서도 자기 맡은바 책임을 다한 정비직원 '가도타', 사장님이 최선을 다하면 사원들도 따를 거라며 어떤 어려움도 반드시 해결할 실마리는 있을 거라며 힘을 실어주는 '미야시로', 뒤늦게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기 시작한 형사 '다카하타', 아카마쓰운송의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를 결정한 하루나은행의 '신도', 사와다씨의 부인 '에리코'씨의 통쾌한 답변들까지 ~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터.
어려울때 힘이 되어준 사람들을 보며 그래도 아직은 살만하구나 싶은~ '감동'이 그대로 전해져왔던 것 같다.
인간은 유용하고 중요한 것일수록 생략하고 불필요한 것일수록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
바쁘다고, 피곤하다고 소홀했는데 내 소중한 보물들에게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