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있어준다면
게일 포먼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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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살다보면 때로는 내가 선택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내 선택이 나를 만들기도 하지.  

무슨 말인지 알겠니?" <p.208>

 

모든게 눈 때문이다. 쌓인 눈이라고 해봤자 1인치도 안 되지만 오리건의 이 지역에서는 눈이 조금이라도 쌓여 카운티에 하나뿐인 제설차가 도로를 치우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움직임을 멈춘다. 라디오에서 휴교 소식을 듣자마자 한때 펑크족이었던 중학교 영어 교사인 아버지와 딸 미아, 아들 테디는 신나하고, 덩달아 시내 여행사에서 일하는 엄마도 쉬기로 결정한다. 예상치 않은 행운을 활용해 다같이 드라이브를 가기로 결정한 가족. 하지만 그것이 어떤 결과를 갖고 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첼로스트 미아는 드라이브 중 온 가족이 탄 차가 트럭에 받히는 사고로 부모님과 동생을 잃고 그녀의 영혼은 혼수상태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며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서게 되는데 . . .

 

07:09a.m.~ 7:16 a.m.

튜브 투성이, 생명없는 몸뚱이가 되어버린 미아. 생사를 넘나드는 그 긴박한 시간, 영혼이 되어 슬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과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죽음이 임박해지면 자신의 일생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하는데 그런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스물셋, 결혼한지 일년만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되고, 미아가 태어났을때 아버지가 눈물을 흘렸던 일, 또다른 아이를 원해지만 잘 안되 포기한 시점에서 미아가 9살이 됐을때 남동생 테디를 임신한 일 하며, 한때 펑크족이었던 아버지가 면허를 따고 교사가 된 부모님의 이야기, 미아가 첼로를 하게 된 이야기, 킹카와 범생이의 연애담 등등 어느것 하나 빼놓을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이 세상에 남을 것인가 살 것인가를 선택해야 할 시점. 그 모든것을 자신의 선택이 달렸다는 사실에 두려워하며 누군가 대신 결단을 내려줬으면 하는 미아는 남동생의 죽음에 충격을 받고 사라지고 싶어한다. 그런 그녀에게 친구 킴은 가족이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남자친구 애덤 역시 남아준다면 원하는 건 뭐든 하겠다는 말을 전한다.

다들 네가 남아주길 바라지만 떠나고 싶다고 해도 괜찮다고. 네가 꼭 우릴 떠나야 한다면 그것도 이해한다 말하는 할아버지의 말씀은 그동안 꾹꾹 눌러가며 참았던 내 눈물샘을 자극. 오밤중에 얼마나 울었는지 머리가 다 지끈거리는 것 같다.

 

가족의 의미, 사랑의 힘. 그 저리도록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에 절로 눈물이 나던데 사람은 살면서 추억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추억으로 살아간다는 말이 맞는 듯.

우리 삶이 짧고 예측불가능 하다는 것을, 소중한 시간을 낭비해선 안된다는 것을 일깨워준 책. 

12월 한해를 마무리해야하는 시점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준 책이 아니었나 싶어 감사한 마음 한가득 -

온갖 불행에서 우리를 진정 위로해주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그것들을 소중히 대하는 맘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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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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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심리를 상식으로 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난센스야. <p.61>

 

원래 소유자였던 후지타 증권의 독불장군 사장 후지사와 간타로씨가 라일락꽃을 아껴서 그 꽃을 건물 주위에 그득히 심어 라일락 장이라 이름이 붙은 그 곳.

몇년 전 공황이 닥쳐 보유 주식이 크게 폭락해 라일락장에서 자살하면서 라일락장을 내놓게 되고, 이런 사연때문에 일본 예술대학이 그 건물을 사들여 레크링이션 숙소로 학생들에게 개방하게 된다.

라일락은 리라라 불리우는데 짧은 이름이 젊은이들의 근대 감각과 맞아떨어져 리라장이라 불리우게 된 그 곳에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다가선 8월 20일 해질 무렵, 일곱 명의 학생들이 찾게 된다. 검은색에 심취해 시커먼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블랙 여사'라 불리우는 '히다카 데쓰코', 서양학과를 다니다 음악학부로 과를 옮긴 '유키타케 에이이치', 음악과에서 소프라노를 공부하는, 코맹맹이 소리로 수다떠는게 어떻게보나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아가씨로 보이는 '아마 릴리스'와 약혼자 '마키 가즌도', 전공은 피아노인데 졸업후 카바레에서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는 게 꿈인'다치바나 아키오', 자그마하고 가녀린 몸에 얼굴도 편편해서 양복보다 기모노가 잘어울리는 '마쓰다이라 살로메'와 어린아이 같은 주제에 자존심이 세서 웬만한 일로는 머리를 숙이지 않는'아비코 히로시'까지

휴양을 목적으로 찾아왔지만 다치바나 아키오씨와 마쓰다이라 살로메양의 약혼을 계기로 분위기는 살짝 어그러지고, 다음날 낭떠러지에 떨어져 머리를 부딪쳐 죽은 숯쟁이 '스다 사키치'의 시신옆에 아마 릴리스가 잃어버린 만년필 한개와 100엔짜리 지폐, 야마노테선 회수권이 발견된다. 더 이상한 것은 시체옆에서 발견된 스페이드 카드. 범인이 훔친 레인코트를 뒤집어쓴 숯쟁이를 살로메나 아마 릴리스로 오인하고 낭떠러지로 떠민게 아닌가 싶은 이야기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 . .

 

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특별상, 제6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수상작가,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신(神) 아유카와 데쓰야의 리라장 사건

일곱 명의 남녀 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찾아간 산장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는 고전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1958년에 발표된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산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으면서 또 모두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단서가 속속들이 발견되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치밀하면서도 정교한 트릭, 완벽에 가까운 복선, 예측불허의 결말로 범인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그러다보니 물감을 사러 도쿄에 갔다 돌아온 히다카 데쓰코와 함께 온 니조 요시후사가 경찰도 풀지못한 트릭을 풀며 자만도 아니고 착각도 아닌 진짜 자신감으로 이 사건을 풀 자신이 있다며 큰소리 칠때는 정말 놀랐다는. 결국 그 자신감이 큰 화를 불러왔지만 말이다;;

본격 미스터리란게 일반적으로 탐정이 등장해 트릭을 깨트리며 범인은 너지~라며 외치는 식인데 아무래도 난 이런류의 이야기는 넘 맘아파서 못보겠다.

범인이 누굴까, 트릭이 뭘까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달려왔지만 사람들이 연이어 죽어나가는 것을 볼때마다 속 쓰립고 왜 형사나 탐정은 한 사람이라도 죽기전에 빨리 해결하지 못하는 걸까~ 원망하게 된달까 ㅎ
 

사람들이 속속 죽어나가는 불가사의한 상황에 비하면 범행 동기는 너무나 약해 보이는데 그런 나에게 범죄자의 심리를 상식으로 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난센스라는 저 글귀가 딱.

끝으로 남의 말은 끝까지 들으라는충고도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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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작은 거짓말
에쿠니 가오리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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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딱 한 번 뿐이라서 아름다운 거예요. 우리 인생처럼." <p.99>

 
서른 살 테디 베어 작가인 루리코. 학창 시절에 취미 삼아 시작했다가 점점 빠져들어 1년간 영국에서 공부했고 귀국한 후에 각종 축하 카드 표지나 광고 사진용으로 만든 베어를 대여해 주면서 조금씩 평판이 나기 시작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십대때부터 늘 일찍 결혼하는 것이 꿈이었던 스물여덟 자동차보험 계약 처리 담당 사원인 사토시. 안정을 찾고 싶어 스물다섯에 결혼한 그는 결혼을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다. 
결혼 3년 차 부부인 그들. 사토시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 루리코는 자신의 일과를 하나하나 보고하고, 사토시 역시 루리코에게는 무엇이든 이야기해야 할 것 같은 기분으로 시시콜콜한 일들을 전하지만, 둘은 전혀 대화를 나눈다고 느끼지 못한다. 사토시와 둘이 꼭 붙어 지낼 수 없다면 솔라닌으로 동반 자살 하겠다고 다짐해온 루리코. 그러던 어느 날, 루리코는 여자 친구를 위해 자신이 만든 베어 '나나'를 찾아다니는 남자 하루오를 만나 연애를 시작하고, 사토시 역시 대학 스키부 동문회에서 만난 후배 시호와 사적인 만남을 지속하게 된다. 어떻게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늘어나는 두 사람의 비밀과 거짓말.
과연 이들의 결혼 생활은 평온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  


 
"You Know what I miss? I miss the idea of him." (내가 뭘 그리워하는지 알아? 그저 누군가와 함께 있었단 느낌이야.) <p.98>

 

달콤한 작은 거짓말은 <빨간 장화>에 이은 결혼에 관한 연작 장편소설로 에쿠니 가오리가 결혼과 거짓말, 사랑과 진실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밀과 거짓말로 유지되는 루리코와 사토시 부부의 결혼 생활을 담은 이번 작품은, 다른 모든 연애와 다를 바 없이 '사랑'에서 출발한 관계가 '결혼'이라는 종착역에서 '굶주림'이란 단어로 표현되기까지의, 아는 것 같지만 알고 싶지 않은 현실의 쓸쓸함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도 사토시에게 굶주려 기아 상태인 그녀. 방에 틀어박혀 문을 잠그고서 게임을 하는 신랑이라면 나 역시 그러리라 ㅠ-ㅠ

그런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끌리는 상황이 이해는 가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세상 모든 커플, 세상 모든 부부, 세상 모든 남자와 여자가 모든 이런 사람들일 것만 같은 착각에 빠져 이런게 함께하나는 거라면 결혼같은거 안하고 말리라 다짐하게 된달까 ~

꽤나 긴 연애라는 터널을 거치가는 와중에도 나 역시 상대방을 다 안다는 생각을 못하는만큼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이 그렇게 현실세계와 동떨어진다 싶은 생각은 없지만 세상에는 참 여러 부류의 사람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기엔 . . . 무섭고 쓸쓸하다.

 

간단한 일이었다. 집 안과 밖을 구분하면 되는 거다. 나쁜 짓을 하는 것은 아니니까. 비밀이 조금은 있어야 일이 두루두루 잘 굴러간다. <p.134>

시호를 만나면서 아내 루리코와 사이가 원할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사토시. 바람(?)피는 남자들의 변명 아닌 변명을 그대로 표현해 놓은 것 같아 씁쓸하다.

새언니랑 오빠를 보고 있으면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아야' 그녀의 맘이 십분 이해가 된다는 ~ 나 역시 그러하니.

에쿠니 가오리 이야기를 읽다보면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다.

 


참 . .

동반자살하려면 솔라닌(감자싹의 독)이 딱이라는 루리코의 말에 아야는 시골 근처에 좀 더 좋은 게 있다며 '바꽃'을 가르쳐준다.

놋젓가락나물이랑 비슷해서 들통 나더라도 핑계 대기 수월하다는 바꽃.

바꽃으로 나물과 튀김, 영양밥을 만들면 어떤 맛이 날까 생각하는 루리코의 모습을 뭐라 표현하기 힘들었는데 ~

어제 읽은 아유카와 데쓰야의 '리라장 사건'에 바꽃의 독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내용이 있어서 깜짝 놀랐다는 ~

전혀 다른 분야의 두 이야기가 묘하게 비슷한 면을 갖고 있어 다시 한번 놀랐던 . . 책읽기의 마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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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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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는 그가 더 많다고 했어."

"응?"

"그런 사람들. 세상에는."

"아."

"사실이야?"

"그래. 하지만 복잡한 게, 세상에는 중간쯤 되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단다."

"어디쯤?"

"선과 악 사이 어딘가에. 양쪽을 조금씩 다 가지고 있는 사람들." <P.547>


 

 

어젯밤 벽장에 자러 들어가기 전에는 네 살이었는데 오늘 어둠속에서 눈을 떠보니 다섯살이 됐다는 잭.

19살이던 어느날, 대학 도서관을 가려고 주차장을 걸어가며 음악을 듣다 한 남자에게 납치당해 '방'에 감금된 엄마는 홀로 아이를 낳아 키우며 잭이 5살이 될 때까지 7년간 갇혀 지내게 된다. 감금 상태에서 태어나 방 한 칸과 엄마, 방 안의 물건들만이 전부인 것을 현실로 알고 자라는 다섯 살 소년 잭.

그 안에서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놀이도 하면서 나름대로 자신들만의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던 모자(母子)의 평온한(?)삶.

하지만 그것도 잠시, 6개월전에 해고당했다는 올드 닉의 얘길 듣고서 앞으로의 생활에 닥칠 어려움을 이해한 엄마는 잭과 함께 탈출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때부터 잭에게 진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급작스러운 상황에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아들 '잭'은 그냥 여기 있으면 안되냐 묻는데 . . . 엄마는 잭과 함께 무사히 그 '방'을 탈출할 수 있을까 ? '진짜' 세상은 이들 모자에게 행복한 날들을 선물해줄 수 있을까 ?

 

엠마 도노휴의 룸(ROOM)은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아버지가 딸을 감금하고 성폭행해 아이까지 낳게 한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류의 이야기는 기리노 나쓰오의 잔학기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데 잔학기는 2000년 가을 일본에서 일어난 '니가타 소녀 감금 사건'을 모티브로 정신병력이 있던 30대 남성이 10세 여자 어린이를 유괴, 19세가 될 때까지 무려 9년간 감금했던 충격적인 사건이다.

아무도 결혼하지 않고 우리 가족이기만 했을때 읽었던 잔한기와 두명의 올케와 한명의 제부, 두명의 조카가 생긴 지금 읽게 된 '룸'은 닮은듯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다 읽고난 느낌은 천지차이다.

잔학기를 읽었을땐 세상에 이런일이 있을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 여자로서 산다는 것이 참 힘들구나. 밤늦게 다니지 말고 몸조심해야겠다 정도였다면 가족내 또다른 가족이 생긴 요즘 읽게 된 룸은 읽는내내 귀여운 조카들 얼굴이 떠오르면서 이런 일이 우리 식구에게 생긴다면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겠다 싶으면서 충격이 몇배 심했다는 ~

 

'방'에서만 탈출한다면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그 과정이 만만치않다.

잭을 보면 그 짐승밖에 생각나지 않아 소름이 끼친다는 아버지. 나에게는 세상 모든 것과도 같은 존재라 말하는 엄마.

나 역시 잭의 유전적, 생물학적 아버지인 그의 존재때문에 잭의 존재가 두렵거나 괴로웠던 적은 없었는지 궁금했기에 그녀의 대답을 숨죽여 기다릴 수 밖에 없었는데 잭을 보면 오로지 잭만 떠올린다는 그녀. 그녀의 대답은 작은 감동이다. 누구의 '딸'이 아닌 한 아이의 '엄마'이기에 가능한 대답이 아니었나싶다.

아버지와 딸, 그 두사람의 심정을 모두 다 헤아릴수 있기에 가장 슬펐던 장면.

그리고 또 하나는 잭의 대학 학비를 위해 인터뷰를 하게 된 엄마가 받는 질문들(아들을 죽이고 싶었던 적은 없었냐, 책이나 전문가, 심지어 친척하나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기 힘들었을텐데 병원 같은 데 데려가 입양 보낼 생각은 없었냐 등등)날카로운 것이 내 심장을 콕콕 찌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하더라.

 

언제나 탈출을 꿈꿨고, 때가 되어 방에서 탈출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엄마와 하루가 다르게 바깥세상을 배우고 조금씩 적응해가는 아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은 이렇듯 초라하게 한데 엉겨있는 것 같다.

모든걸 없었던 일로 만들수는 없지만 두번 다시 나쁜 생각 하지 말고 '잭'과 함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갔으면 좋겠다.

 

"한 번도 못 만났다고 해서 진짜가 아닌 건 아니야. 이 세상에는 네가 꿈조차 못 꿀 것들이 더 많이 있단다."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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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마디 - 조안의 아주 특별한 이야기
조안 지음 / 세종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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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다 나은 미래를 꿈꾸고, 꿈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몫이야. <p.71>

 

유명 연예인이 낸 책을 종종 읽거나 보게 된다. 자신의 성공 스토리라던가 사진에세이등 조금은 식상한 것들이 대부분인데 조안의 단 한마디는 열여섯편의 판타지 픽션이 들었다길래 호기심에 보게 됐다.

너무 어두운 이야기들만 잔뜩 늘어놓은 것 같아 걱정이라는 글을 읽고서 어느정도길래 ~ 하며 읽어봤는데 보통은 아니더라는 !!

 

심장을 달고 다니는 소년 

땅에 끌릴 정도로 커진 심장을 달고 다니는 소년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의 근심거리였던 심장에서 해방될 수 있었던 것은 ?

심장을 잃어버린 소년

아침 일찍 일어나 자신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것을 발견한 소년의 이야기

열쇠로 가득 찬 심장

소녀를 사랑하는 소년. 소년은 소녀의 가슴을 열 수 있는 열쇠 하나를 받게 되지만 다른 소년들에게도 심장 열쇠를 주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데 . . .

소녀의 모든 것을 갖고 싶었던 소년의 욕심이 불러온 결과는 ?

세 개의 혀

소년에게는 두개의 혀가 있다. 진실만을 말하는 '진실의 혀'와 사람들에게 자신이 하는 말은 무엇이든 믿게 만드는 '마법의 혀'

진실만을 말했으나 왕따가 된 소년은 마법의 혀를 사용하게 되고 마법의 혀는 소년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안겨 주게 된다. 하지만 올스타전이 열리는 잠실야구장에서 한 여자를 만나는데 그녀에게만은 마법의 혀가 통하지 않는다. 무슨일일까 ?

생명을 주는 알약

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난 엄마,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난 아빠. 고아가 된 소년은 바닷가에 사는 이모와 이모부 민박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생명을 연장시키는 약을 개발해 이 세상의 주인이 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한 중년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 . .

꿈의 숫자

로또를 사고 추첨방송을 보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인 아빠. 소녀는 아빠의 소원이 이루어지게 해달라 기도하지만 토요일 저녁마다 아빠가 실망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자신의 머리속에 떠 있는 공의 숫자가 로또 당첨 번호와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된 소녀는 자신이 본 숫자를 아빠에게 알려주게 되는데 . . .

아빠는 로또 당첨에 성공할 수 있을까 ?

단 한마디

아이가 없는 엄마는 매일매일 하늘에 계신 신에게 아이를 낳게 해달라고 기도를 올리게 되고 열심히 기도한 덕분인지 건강한 아이를 낳게 되지만 아이는 말을 못한다. 어느날 꿈속에서 천사가 나타나 엄마에게 네 아이는 평생 단 한마디밖에 하지 못할거라며 그 한마디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고 아이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으니 잘 살펴서 알려 달라는 말을 듣게 되는데 엄마는 아이에게 어떤 말을 들려줬을까 ?

손바닥에 돋아난 날개

왼쪽 손바닥이 간지러워 긁어댄지 며칠 뒤 소녀의 왼쪽 손바닥에는 작은 한 쌍의 날개가 돋아난다. 등에 났으면 날아다닐 수도 있고 친구들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을 수도 있는데 왜 하필 왼쪽 손바닥인지 속상해하는 소녀. 소녀에게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

눈물주머니

숙제를 하지 않아 선생님께 꾸중들을때, 부모님께 야단맞을 때, 아이들을 괴롭혀 어른들에게 혼날때마다 아무 망설임없이 눈물주머니를 사용하게 된 소년은 눈물주머니를 이용해 주위 사람들을 속이고 결국 눈물주머니 없이는 한 방울의 눈물도 흘릴 수 없게 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아름다운 연인에게 첫눈에 반하게 된 소년. 눈물주머니를 믿고 여인에게 사랑고백을 하게 되는데 성공할 수 있을까 ?

그외 심장과 눈물, 하얀 눈물, 개똥벌레, 바다에서 태어난 아이, 빨간 모자, 그림자소년, 그림자를 사랑한 소년등이 있다.

  



중학교 시절 반 아이들에게 만화를 그려주며 만화가를 꿈꿨다더니 그림 솜씨도 탁월하더라는 ~

표지 일러스트와 내부 삽화의 일부도 전문 일러스트 작가의 도움을 받아 직접 그렸다는데 그림이야말로 그녀가 쓴 글을 백배 농축시킨 것이 아닌가 싶다.

 

갠적으로 세 개의 혀, 단 한마디, 하얀 눈물, 그림자 소년 등등의 이야기가 탈무드를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해줘 좋았던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단 한마디'가 굉장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데 무엇보다 사차원이란 얘길 많이 듣는 조안의 한마디가 궁금해서 ㅋ

사랑한다, 네가 내 전부야, 네가 있어 행복했다 등등 수많은 말들을 제치고 그녀가 들려줄 그 한마디는 뭘까 ??

 

할머니가 되어서도 연기를 하고 싶고,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동화책을 직접 글로 쓰고 그림을 그려 펴내는 것이 또 다른 꿈이라 말하는 그녀.

글을 다 읽는 순간 어둠이 있어야 빛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는 말. 조금은 이해가 되더라.

그녀의 다음작품도 만나볼 수 있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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