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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장 사건
아유카와 데쓰야 지음, 김선영 옮김 / 시공사 / 2010년 10월
평점 :
범죄자의 심리를 상식으로 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난센스야. <p.61>
원래 소유자였던 후지타 증권의 독불장군 사장 후지사와 간타로씨가 라일락꽃을 아껴서 그 꽃을 건물 주위에 그득히 심어 라일락 장이라 이름이 붙은 그 곳.
몇년 전 공황이 닥쳐 보유 주식이 크게 폭락해 라일락장에서 자살하면서 라일락장을 내놓게 되고, 이런 사연때문에 일본 예술대학이 그 건물을 사들여 레크링이션 숙소로 학생들에게 개방하게 된다.
라일락은 리라라 불리우는데 짧은 이름이 젊은이들의 근대 감각과 맞아떨어져 리라장이라 불리우게 된 그 곳에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다가선 8월 20일 해질 무렵, 일곱 명의 학생들이 찾게 된다. 검은색에 심취해 시커먼 그림을 그리기 때문에 '블랙 여사'라 불리우는
'히다카 데쓰코', 서양학과를 다니다 음악학부로 과를 옮긴
'유키타케 에이이치', 음악과에서 소프라노를 공부하는, 코맹맹이 소리로 수다떠는게 어떻게보나 철딱서니 없는 부잣집 아가씨로 보이는
'아마 릴리스'와 약혼자
'마키 가즌도', 전공은 피아노인데 졸업후 카바레에서 재즈 피아노를 연주하는 게 꿈인
'다치바나 아키오', 자그마하고 가녀린 몸에 얼굴도 편편해서 양복보다 기모노가 잘어울리는
'마쓰다이라 살로메'와 어린아이 같은 주제에 자존심이 세서 웬만한 일로는 머리를 숙이지 않는
'아비코 히로시'까지
휴양을 목적으로 찾아왔지만 다치바나 아키오씨와 마쓰다이라 살로메양의 약혼을 계기로 분위기는 살짝 어그러지고, 다음날 낭떠러지에 떨어져 머리를 부딪쳐 죽은 숯쟁이 '스다 사키치'의 시신옆에 아마 릴리스가 잃어버린 만년필 한개와 100엔짜리 지폐, 야마노테선 회수권이 발견된다. 더 이상한 것은 시체옆에서 발견된 스페이드 카드. 범인이 훔친 레인코트를 뒤집어쓴 숯쟁이를 살로메나 아마 릴리스로 오인하고 낭떠러지로 떠민게 아닌가 싶은 이야기에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데 . . .
제1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특별상, 제6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 수상작가, 일본 본격 추리소설의 신(神)
아유카와 데쓰야의 리라장 사건
일곱 명의 남녀 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찾아간 산장에서 연쇄살인이 벌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의심한다는 고전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1958년에 발표된 작품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산장에 있던 사람들 모두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있으면서 또 모두가 범인일 수도 있다는 단서가 속속들이 발견되면서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치밀하면서도 정교한 트릭, 완벽에 가까운 복선, 예측불허의 결말로 범인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데 그러다보니 물감을 사러 도쿄에 갔다 돌아온 히다카 데쓰코와 함께 온 니조 요시후사가 경찰도 풀지못한 트릭을 풀며 자만도 아니고 착각도 아닌 진짜 자신감으로 이 사건을 풀 자신이 있다며 큰소리 칠때는 정말 놀랐다는. 결국 그 자신감이 큰 화를 불러왔지만 말이다;;
본격 미스터리란게 일반적으로 탐정이 등장해 트릭을 깨트리며 범인은 너지~라며 외치는 식인데 아무래도 난 이런류의 이야기는 넘 맘아파서 못보겠다.
범인이 누굴까, 트릭이 뭘까를 생각하면서 끝까지 달려왔지만 사람들이 연이어 죽어나가는 것을 볼때마다 속 쓰립고 왜 형사나 탐정은 한 사람이라도 죽기전에 빨리 해결하지 못하는 걸까~ 원망하게 된달까 ㅎ
사람들이 속속 죽어나가는 불가사의한 상황에 비하면 범행 동기는 너무나 약해 보이는데 그런 나에게 범죄자의 심리를 상식으로 따질 수 있다는 생각이 바로 난센스라는 저 글귀가 딱.
끝으로
남의 말은 끝까지 들으라는충고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