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우다 - 14인의 남우(男優) 그들의 연기와 인생에 관한 인터뷰
드라마틱 편집부 엮음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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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연극이나 영화 따위에 등장하는 인물로 분장하여 연기를 하는 사람.

 

위드블로그에서 당첨되 읽게 된 나는 배우다는 드라마틱 편집부에서 엮은 14인 남우(男優) 그들의 연기와 인생에 관한 인터뷰글이다.

정보석ㅣ김명민ㅣ김창완ㅣ김윤석ㅣ오만석ㅣ이선균ㅣ안재욱ㅣ이정길ㅣ엄태웅ㅣ이범수ㅣ이순재ㅣ유준상ㅣ류  진ㅣ최수종ㅣ

14인의 남우라 ~

이름만 들으면 누구든 아 그 사람~ 할 법한 쟁쟁한 배우들에 대한 이야기라 가벼운 호기심은 물론 영화, 드라마로 인기 있는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으로서의 만남이랄까 ~

이 한권의 책으로 인해 많은 분들을 조금은 깊이있게 알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신청하게 됐는데 냉큼 당첨되 얼마나 신기하던지.

14인 남자 배우의 인터뷰글을 읽고서 그들이 갖고 있는 배우라는 직업적인 면은 물론 자신의 인생관까지 거침없는 쏟아내는 인간적인 면까지 알 수 있어 참 좋았다는 !!!

조금은 딱딱하게 느껴지는 인터뷰 글이지만 너무나도 진지하게 돌아오는 대답에 내 자신이 숙연해진달까. 허리를 곧추세우고 책을 읽게 되더라 ~

역시 무언가를 깊이 있게 알아가고, 배워가는 사람들에게서는 풍기는 향기도 다르달까.

남들눈엔 하찮게 보이는 일일지 몰라도 주인공이 있으면 엑스트라도 있듯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모든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됐다.


첫 페이지를 열자마자 이 책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 세계 어린이들을 돕습니다.라는 글귀가 시선을 잡아 끈다.

이 시대 남자배우들의 연기와 삶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고고씽 ~


 

정 보 석

 

첫 인터뷰라 호기심있게 들여다봤는데 신돈에서의 공민왕을 맡은 그답게 공민왕에 푹 빠져 있는걸 확인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깊이 있는 인물 해석에 혀를 내두르게 만들더라는 ~

 

무신정권, 몽골의 식민지 시대, 정치적인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원에 볼모로 갔다가 겨우 왕이 되어 돌아온 사람.

돌아오자마자 정치력을 발휘해 외세를 척결하고 기씨들을 몰아낸.

고려 최고의 예술가에다 한 여인을 너무나 사랑했고, 그 여인을 못잊어 결국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내던져버릴 정도로 순결한 영혼을 가진 사람.

 

신돈이 이런 내용이었던가 ? 싶을정도로 그가 들려주는 공민왕에 푹 빠졌던 시간이었다. 

김 명 민

 

파괴된 사나이는 물론 설에 방영된 내 사랑 내 곁에, 그리고 어제 극장에서 본 조선명탐정까지 ~

너무나도 좋아하는 배우이기에 관심있게 읽은 그의 인터뷰 글.

 

배역에 너무 몰입해 몸도 축나고, 주변 관계에 영향을 줄 정도, 어떤 장면에서 김명민이 보였다는 말이 젤 기분 나쁘다는 그.

여러 면에서 그가 보여준 노력은 정말 최고다.

 


배우가 이미지 변신한다는 이런 말조차도 좀 웃긴 말인 것 같구요 어차피 배우는, 어떻게 보면 껍데기인 거죠.

이 사람 저 사람, 칩을 딱 끼우면 또 딴 사람이 되고, 여러 사람을 받아들이기 위해 항상 열려 있어야 되고.

그런 면에서 '이미지 변신'이란 말은 합당치 않은 것 같고, 배우라면 당연히 이 인물을 할 때면 이 인물로, 저 역할을 하면 또 저 역할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미지가 굳어진다느니 하는 건 주변에서 항상 떠도는 기우에 불과한 거죠. 제가 뭘 해도 떠도는 얘기들. <p.29>

김 창 완

 

노래도 하시고, 곡도 쓰시고 연기도 하시는 그 분.

제대로 만들기 위해 시장을 오픈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짜여진 배역 판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밖에 볼 수가 없는 문제에 대해서도

거리낌없이 심도 깊은 얘기를 들려주시는데 정말 멋지더라.

제작자, 연출자에게 찍히기(?)싫어 그런 말 함부로 못하는 사람이 많은 이 현실에서 그럴수 있다니 !!

주인공 아빠 역 말고 장기밀매업자 같은 사람을 연기하고 싶다는 말에 빵 터졌는데 TV든 영화에서건 다양한 역할의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김 윤 석

 

말씀 하나하나에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작품에 대한 사랑도 누구 못지 않은 듯.

부활도 있지만, 있을 때 잘해!의 하동규 역할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은데 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내 머리를 탓하며 읽었던 인터뷰.

최근 작품에 대한 얘기였다면 더 귀 쫑긋 해가며 읽었을텐데 아쉽다 아쉬워 ~ >.<

 


농담에 가까운 말인데, 사실 유학해서 학위를 따오려고 인생을 투자한 사람들의 진짜 일부 중에 이런 사람이 있어요.

지금은 대학교수 하고 있는 연극연출가가 연출을 하는데, 오감이라는 게 모두 읽는 데에만 다 들어가 있어요.

이 사람은 읽는 것밖에 못해.

눈으로도 읽고, 귀로도 읽고, 코로도 읽고, 입으로도 읽고, 피부로도 읽는 것밖에 못해. 텍스트에 코를 처박고 읽고만 있다니까.

오래 공부한 사람들은 그런 병폐가 있더라구요. 그건 끔찍한 일 아니에요?

눈으로는 보고 귀로는 들어야 하는데, 계속 자기가 읽고만 있어요. <P.85>

 


오 만 석

 

포토밭 그 사나이의 오만석씨 이야기는 그나마 기억이 선명해서 반가웠던 !!!

앞서 인터뷰한 배우들이 얘기한 <신돈>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 익숙한 느낌이랄까

이선균씨와의 학교 동기라 그가 들려주는 이런저런 뒷이야기도 좋았던 듯 ~

전체적으로 눈물많고 정많은 남자의 모습 그대로 였던 것 같다.
 



이 선 균

 

유일하게 두번의 인터뷰가 실린 남우(男優)

최고의 히트작이었던 커피프린스 1호점의 '그', 파스타의 '그' 모습이 보여서 좋았던 그런 인터뷰이기도 했다는 ~

두번의 인터뷰인만큼 개인적인 이야기도 참 많았는데 오만석씨, 엄태웅씨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 재밌었다.

특히나 무명시절 엄태웅씨와 인연이랄까~

오디션마다 둘이 남았는데 마지막엔 꼭 이선균씨가 되어서 꼴 보기 싫었다는 농담에도  내가 됐으니 난 그런거 없었다 말하는 그 ㅎ

안 재 욱

 

책임감이 강하고 진지한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인터뷰랄까~

자신이 연기한 인물에 대해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으면서 너무나도 인간적이랄까 ~

특히 팬을 굉장히 소중히 여기고 대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좋았던 !!

지켜야 되는 것도 많아지고, 지키기 위해 어느 정도 포기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점점 더 많아져 책임감이 자꾸 는다는 그의 이야기가 좋다.


이 정 길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가 체력적으로 평소에 무대에서 30킬로만 들면 된다면, 이 친구는 230킬로만 들면 되는 친군데 그기운을 자꾸 배양시켜가지고

평소에 60킬로 들어 올려 버릇하면 무대에서 30킬로를 가뿐하게 들어 올린단 말예요.

그럼 보는 사랆이 객석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는데, 연습 때 30킬로만 겨우 들던 친구가 무대에서 30킬로로 들면서 힘에 부치면 객석에서 얼마나 불편하게 보겠어.

이건 단적인 옝 불과한 거지만 요새 연기하는 친구들 중에는 평소의 습관대로 연기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평소에 쪼개어 쓰는 호흡대로 평소에 쉬어가는 대사법으로.

대본을 보다 보면 거기엔 보이지 않는 악보가 다 있는 거야.

요런 감정은 한 센텐스(문장)로 따다다닥 따다다닥 했을 때 했을 때 어떤 카타르시스나 시퀸스의 묘미가 살아나게 되니 배우는 거기 주문된 것에 맞춰야 하는 거거든

. . . .

항상 배우는 어떤 상황이라도 대비해서 그런 기능 확대를 많이 시켜놓고 그 기능들을 짧게 짧게 끊어 쓸 수 있는 그런 연기력이 필요한 거예요. <P.190>


배우 뿐이겠는가. 대사법, 호흡법 뿐이겠는가

우리 일상생활에서 분명히 써먹어야 할 그런 따끔한 충고가 아닌가 싶다. 너무나도 색다른 표현에 심장이 두근두근 +_+

 


엄 태 웅

 

초반엔 분명 엄정화씨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엄태웅씨였는데 요즘은 엄정화씨의 모습은 사라지고 엄태웅 본인만 남은 듯.

무엇이든 진지하게 대하려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좋다.

그를 들으려는 대신에 우선, 거기 있는 그를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출발하리라 다짐한 인터뷰어 '박현정'씨의 말이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 범 수

 

<온 에어>를 할때 상대배우의 대사까지 외웠다는 그.

그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인터뷰랄까.

그림을 그리는 사람답게 표현법이 남다르던데 모든 질문마다 확고한 생각, 나이답지(?) 않은 관록이 느껴져서 많이 놀랐다.
 



이 순 재

 

그 어떤 말이 필요없는 인터뷰랄까.

반듯하면서도 확고하고 후배들을 걱정하는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는, 방송에서 보여지는 그런 이미지들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는 인터뷰


류 진

 

정말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배우랄까 ?

죄송하지만 이런 성격의 사람이 어떻게 배우가 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의 의문을 남긴 ~

체질상 술이 안받아 술을 못마시기 때문에 배우들과 교류를 많이 가지지 못해 아쉽다는 그.

왜 속엣이야기는 술을 안마시면 못하냐는 그의 말이 내 생각이기도 해서 반갑기도 했던 ㅎㅎ

뭔가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질 못하지만 거의 대부분 혼자 하는 것을 좋하고 낯을 많이 가린다니 배우라면 좀 손해날 듯한 그런 ㅎ

오호 ~ 이 배우에게 이런면이 있었다니 !!!

유 준 상

 

굉장히 재밌게 읽은 인터뷰다.

피아노치고, 그림 그리는 사람 특유의 예술적인 면과 악동적인 면이 함께 있다고나 할까

아사다 지로를 좋아해 그의 책을 다 읽었다며 <안녕 내 소중한 사람>에 대한 책 내용도 와닿더라.

그 책을 재밌게 읽으신분이라면 쇼지 유키야의 너를 위한 해피엔딩도 추천합니다 ㅎㅎ

 


요즘은 테니스요. 테니스를 원래도 쳤는데, 최근에 정말 잘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40대를 견뎌내려면 테니스가 좋다는 결론을 내렸거든요. 같이하는 친구랑 이야기하는데, 그 친구가 테니스를 분석하더라구요.

요가를 할 땐 어느 부분에 힘을 줘서 어느 곳에다 해야 되고, 동선은 어떻게 해야 되고. 옛날엔 그냥 쳤거든요? 무지막지하게.

근데 이렇게 알고 치니까 달라지는 거예요. 연기도 그랬는데, 이전에는 그냥 무식하게 하기만 했고 열심히만 하고.

그런데 알고 하는게 중요하더라구요. 이제는 조금이라도 알고 하려구요. 알고 하니까 정말 달라져요. <P.306>

 




최 수 종

 

공처가? 애처가로 더 유명한 최수종씨. 그런 이미지를 다 버리고 영향력있는 배우로서 들려주는 이야기

 


예전 공채 탤런트들은 오랜 시간 교육을 받았죠. 하지만 요즘은 프로덕션 시스템이라,

한 편의 광고라든가 이미지만 가지고도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되면 바로 드라마에 투입되는 경우가 있죠.

그런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미지는 순간이다"라는 거예요.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오래 가져가지 위해서는 정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요.

새로운 이미지에 계속 도전해야 하구요. 그런 절실함이 향기가 나는 배우로 만들어요. 공부도 많이 해야 하구요.

저는 지금도 국어사전 가지고 다녀요. 그리고 대본에는 장단음 표시도 단어마다 다 해놔요. 그리고 연기하다가 모르겠으면 지금도 임혁 선생님께 가서 물어봐요.

선생님은 그러시죠. "다른 젊은 것들은 하나도 나한테 묻지 않는데, 어떻게 너처럼 연기 잘하는 애가 나한테 와서 물어보냐."

저도 모르는 게 있고, 그러면 선배님한테 물어야죠. 그런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P.324>



 

가볍게 읽기 시작했는데 그 어떤 사람이 들려주는 충고보다 더 귀에 쏙쏙 박혀 놀랐던 인터뷰.

젊은 배우보다는 연배있는 배우들의 이야기가 귀에 쏙쏙 들어오고, 신인배우 보다는 중견배우의 글이 눈에 쏙쏙 들어왔는데

개인적인 일에서든 직업적인 부분에서든 연륜이 느껴지는 건 어쩔수가 없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보고 듣고 배워 자신을 성장시킨 사람들의 이야기라 그 어느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다보니 책에 울긋불긋 단풍꽃이 들더라.

 

나도 가족에게, 지인에게 부끄럽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고 작지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은데 ~

그러기위해서는 내 스스로가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내가 아니게 보여야 하면서도 그 밑바닥을 들여다보면 남이 될 수 없는 오로지 내가 전부인 것이 배우의 삶.

 

예전에 누군가 이런말을 했음 잘난척 한다고, 너나 잘하라고 중얼거렸을텐데

이런저런 깨달음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니 나이도 그냥 먹는게 아닌가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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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위한 해피엔딩
쇼지 유키야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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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추억을 먹습니다.

선한 사람의 추억을 갖는 대신 다른 인생을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눈을 감을 때, 행복한 꿈을 꾸게 됩니다.

무엇을 바랄지는 자유입니다. 어떤 것이든지.

당신이 그걸 바란다면.

 

도쿄 변두리에서 대대로 헌책방을 운영하는 홋타 일가의 봄여름가을겨울을 그린 코믹한 복고풍의 장편 <도쿄밴드왜건>

'도쿄밴드왜건' 시리즈 2탄으로 비틀스가 부른 클래식넘버 <쉬 러브스 유 She Loves You>에서 제목을 가져온 유머미스터리 가족소설 <쉬 러브스 유>

서로를 위해서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던 다섯 친구 다이, 준페이, 신고, 와료, 히토시. 그 시절의 아련한 기억을 되살려내는 청춘소설 <모닝>

세 작품을 모두 너무나 재밌게 읽은터라 신간소식을 듣자마자 잽싸게 ~

 

“추억을 파시겠습니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돌려드립니다.” 죽음을 앞둔 일곱 명의 남녀와 '시간을 먹는 사신' 간의 아주 특별한 거래

 

너를 위한 해피엔딩 속에는 데루코의 선택, 끝에서 두 번째 사랑, 그녀가 왔다, J, 산다는 것, 있지 않은 자, 멋진 세상 등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두 죽음의 문턱에서 추억을 먹는 <바쿠>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추억을 주는 대신 소중한 것을 되찾기 직전이나 잃어버리기 직전으로 돌아가 그걸 손에 넣는 순간부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이야기다.

그때부터 시작된 날들의 지난 추억은 바쿠가 갖게 되는것. 새로운 인생이 행복할지, 아님 또다시 불행해질지 ~ 어떻게 될지 보장할 수 없음에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되는 사람들. 각각의 주인공들이 그려내는 인생이야기 그 어느것 하나하나 평범한 것이 없었지만 왜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는지는 마음으로 그대로 전해지더라는 ~

 

소재는 흥미롭지만 7개의 단편에 중복적으로 들어가는 상황과 말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느껴지는 내용이랄까~

귀성길 무진장 밀리는 고속도로 안에서 여유롭게 독서삼매경에 빠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당연한 걸 평범하게 할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한 거라고 했다. <p.67>

 

사랑을 정의하지는 못한다. 사람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은 다르다. 사랑의 형태도 다르다.

하지만 어떤 생각과 형태가 다르더라도 사랑은 유일한 힘이 된다. 그걸 가르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누군가에게서 가르침을 받아 아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p.147>

 

"끝이란 없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은 살 수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 거예요?"

스님이 고개를 끄떡인다.

"듣고, 보고, 알고, 생각한다. 이것들을 못하게 되면 더 이상 사람이 아닌 게 되는 겁니다." <p.218>

<데루코의 선택>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되찾고 싶은 것을, <끝에서 두 번째 사랑>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다시 하고 싶은 사랑을, <그녀가 왔다>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선택하지 않은 인생을 살게 되고, <J>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돌아가고 싶은 날을 선택하게 되고, <산다는 것>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미처 끝내지 못한 일을 할 기회를, <있지 않은 자>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지우고 싶은 한마디, 없던 걸로 하고 싶은, 말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으로 돌아가는 기회를, <멋진 세상>에서는 추억을 갖는 대신 사소하지만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갠적으로 마지막 이야기. <멋진 세상>내용이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영화 헬로우 고스트라던가, 127시간 등등 여러장면이 생각나면서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 

한사람의 말과 선택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 같기도~

 

하지 못한 말, 잡지 못한 인연, 선택하지 못한 기회 등 수많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인생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전하고 그들이 절대 혼자가 아니었음을 이야기하는 <너를 위한 해피엔딩>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한참 생각하게 되던데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돌려놓고 싶은 그 한순간은 언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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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홍콩 - 로컬이 사랑하는 홍콩의 비밀 명소 시공사 시크릿 시리즈
신중숙 지음 / 시공사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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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 12.6cm x 세로 17.6cm의 아담한 사이즈의 작고 가벼운 책 한권.
(책 모서리가 동글동글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어 좋네요~)

여기에 1년을 살아도 모르고 지나칠 홍콩 골목골목의 '시크릿'한 곳을 상세히 알려주는 이 책 한권이면 홍콩 여행도 문제없어 !!!



갠적으로 홍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10연말, 홍콩 여행을 다녀온 지인 덕분이다. 연말, 신랑과 가족과 함께 다녀온 해외여행이 어찌나 로맨틱해 보이던지 +_+

너무 부러웠는데 막상 다녀온 지인은 패키지 여행에 쫓기듯 다닌 덕분에 녹초가 되서인지 시큰둥한 반응이더라는 ~

그래서 진짜 홍콩은 어떤 모습을 갖고 있는지 너무 궁금하더라.

  

어느곳이든 자세히 알면 알수록 맛집, 멋집이 보이기 마련. 홍콩의 맛집 멋집도 어찌나 많던지 !!!

홍콩 여행을 다녀온 뒤 돌리게 되는 기념품 퍼레이드, 시크릿 쇼핑백, 길에서 찾은 홍콩의 맛, 슈퍼마켓 쇼핑의 달인, 드러그 스토어 쇼핑 팁, 홍콩에서 살림 장만하기, 무료로 즐기는 홍콩 여행, 홍콩 쇼핑의 비법, 미식가의 천국, 홍콩의 걷고 싶은 거리 등등을 주로 다뤘는데 한 사람이 들려주는 홍콩 이야기가 아닌 다양한 사람들이 들려주는 홍콩 이야기가 함께 들어있어 참 재밌었던 것 같다.

예를들면 클럽 마니아 밀크의 홍콩 클럽 원정기, 건축학도 June과 함께 홍콩의 아름다운 건물 만나기,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Artistic Hong Kong, 자타공인 홍콩 전문가 유민영의 멋스러운 빈티지 쇼핑, 미식가 미셸이 안내하는 윈롱으로 반나절 미식 여행, 포토그래퍼 3인의 잊지 못할 홍콩 풍경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다는 ~

그것뿐인가 !! 홍콩 스타일 분식집 차찬텡 가이드라던가 여독을 풀어주는 홍콩식 스파 체험, 홍콩 구석구석을 달리는 오픈 버스, 홍콩의 새로운 매력 트레킹에 빠지다 등등 진짜 그곳에 사는 사람이 아니면 모를 다양한 정보가 넘쳐난다. 

추억 속 홍콩 스타가 한자리에 모인 침사추이의 바닷가에 난 해안산택로 중 일부 구간을 2004년 스타의 거리로 조성해 스타의 발자취를 좇으며 걷기 좋은 그곳은 물론 홍콩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야경'으로 너무나 유명한 빅토리아 하버에서의 마법 같은 순간을 직접 볼 수 있다면, 홍콩 사람들이 유별나게 좋아하는 국민 간식 '달걀빵'을 직접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모르는 곳은 몰라서 신기하고 눈에 익은 곳은 또 눈에 익은 곳이라 반갑고 신기한 그런 책여행이 아니었나싶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Artistic Hong Kong

(이다가 만난 홍콩 이야기, 귀여운 일러스트가 함께라 눈에 쏙쏙 ~)
 

 

꼭  한번 마셔보고 싶은 코즈웨이 베이의 버블티.  

 

이 책을 보면 가고 싶은 곳, 먹고 싶은 음식이 너무나도 많다.

다 살펴보지 못할 정도로 많은 곳이 있지만 유난히 내 눈과 귀와 입을 자극하는 녀석들이 있던데 내 마음속에 시크릿 지도 하나 만들어놔야겠다는 ~

페이지를 넘기는 것만으로도 너무나도 즐거웠던 홍콩 여행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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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미야베 미유키 지음, 오근영 옮김 / 살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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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줄곧 낮이 주역이고 밤은 낮이 자고 있는 동안에만 낮의 눈을 훔치듯이 찾아오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러나 사실은 그게 아닌 게 아닐까.

주역은 밤이고 캄캄한 것이 진짜고, 낮의 빛이 오히려 밤을 꺼려하면서 어쩌다 우연히 우리를 비춰 주고 있는 게 아닐까. <p.336>

 

 

마음을 녹일 것처럼

친구와의 급한 약속으로 동생 이토코'를 데릴러 갈 수 없었던 가요코는 '라 시나'에 일하는 신야군에게 가을 작품전 때문에 학교 작업실에 남아있는 이토코를 데릴러 가줄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밤새 연락없는 두 사람. 결국 아침이 가까워와서야 주택가에서 꽤 떨어진 러브호텔에서 나오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되는데 ~

밤새 두 사람을 걱정했던 사람들은 신야게게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마사의 분노 또한 멈출줄 모른다. 이토코와 신야 두 사람은 학교를 떠나 집으로 향하는 도중 일방통행길에서 여자아이가 아파트를 나와 노상주차한 차 방향으로 가더니 자동차 트렁크를 열고 안으로 들어간 것을 보고 놀라 오토바이를 세우고 자동차로 다가가 트렁크를 열었더니 여자아이가 누웠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를 하는게 아닌가. 자신을 아빠~라 부르는 소리를 들었지만 그 후부터 기억이 뚝 끊겼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호텔이었다는 그 얘길 누가 믿겠는가.

거짓말 하는게 아니라는 증거를 반드시 보여주겠다는 이토코와 신야. 두 사람의 변호인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보겠다 말한 가요코는 그날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알아낼 수 있을까 ?

 

손바닥 숲 아래

마사가 산책하는 개이고 가요코가 시간에 대한 개념이 정확하기 때문에 말려든 사건으로 매일 아침 산책을 나서는 마사와 가요코는 그곳에서 가요코와 비슷한 연배의 후지미씨를 알게 된 어느날 그들은 손바닥 숲 한복판에 사람 하나가 쓰러져 있는 걸 발견하게 된다. 화려한 줄무늬 상의에 회색바지. 길에  납작 엎드려 차렷 자세로 두 손을 옆구리에 붙이고 있는 이 남자의 후두부에는 검붉고 끈적끈적한 뭔가가 잔뜩 묻어있고, 손목을 잡고 맥박을 확인해보니 뛰지 않는것이 아닌가. 신고하려고 뛰어가는 가요코와 후지미를 뒤로하고 시체 곁을 지키던 마사는 쓰러진 남자가 갑자기 일어나 도망치는 광경을 발견하고 땅바닥에 쓰러뜨리려고 자세를 잡으려는 찰나에 세게 얻어맞고 기절하게 된다.

그 후 밀고 전화를 통해 손바닥 숲에서 사라진 남자의 시체는 물론 그 사람의 이름과 전후 사정을 알게 된 가요코는 이 사건 뒤에 뭔가 알 수 없는 더 큰 사건이 숨겨져있는 듯한 느낌을 숨길수가 없는데 ~

 

백기사는 노래한다

눈내리는 저녁, 탐정 사무실에 한 여자가 방문한다. 그녀는 하트풀 커피 본사 사장을 살해하고 현금 1200만엔을 들고 사라진 사건을 아냐며 돈이 궁한 사람의 지극히 충동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에 사채빚에 쪼들리고 있는 남동생 '우노 도시히코'가 그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토해내며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유가 무엇인지, 도시히코가 왜 그렇게 돈에 쪼들리게 됐는지 알고 싶다 말하고 가요코는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하게 된다. 그곳에서 사건이 의심스러워 조사를 하고 있던 됴코 일보의 사회부 기자 오쿠무라 다카시씨를 알게 되고 그와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다 믿기지 않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

 

마사, 집을 지키다

이런저런 이유로 3박 4일동안 대만 여행을 가게 된 하스미 탐정사무소 식구들. 열렬한 애견가 고바야카와 준코라는 아가씨가 마사를 돌봐주기로 한다. 준코와 함께 산책도 하며 나름 상쾌한 시간을 보낸 마사는 새벽녘 누군가가 사무소 문 앞에 뭔가를 놓고 가는 소리를 듣게 된다. 나가보니 고랭지 양배추라고 인쇄된 박스안에 든 것은 토끼 다섯마리.

초등학교 사육 토끼 살해 사건과 스이조 공원 살인 사건을 다룬 이야기로 그 어떤 이야기보다 마사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마사의 변명

의뢰인은 소설가 미야베 미유키. 다른 탐정사무소 같으면 제대로 상대해주지도 않을 것이라 말하는 사건이란 무엇인고하니 밤중에 그녀가 일을 하고 있으면 바깥 통로로 누군가가 쯔카케(발가락 부분이 나뉘어 있는 슬리퍼)를 신고 걸어온다는 것이 아닌가. 매일 밤 새벽 2시가 지나면 들려온다는 그 소리.

당장 잠복에 들어가는 가요코와 마사는 이상한 소리의 정체를 알아낼 수 있을까?

 

 

미야베 미유키의 너무 기대되는 작품 '하루살이'를 읽기 전 가볍게 한권 시작해봐야지 싶어서 집어 든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

명탐견 마사의 눈으로 본 인간 사회의 천태만상에 관한 다섯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집안 식구 전체가 섬세한 감성을 바탕으로 사건에 접근하는 가족적 탐정 하스미 탐정사무소와 최고의 경찰견이었던 저먼셰퍼드 '마사'가 등장하기 때문에 퍼펙트 블루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더 반갑지 않을까 싶은 ~

돈을 위해서라면 어린 딸아이를 이용해먹는 일도 마다않는 부모, 자기것이 아닌 것을 욕심내고 집착해 거짓과 폭력을 일삼는 인간들의 모습은 언제나 추할 뿐이다.

사건 하나하나가 결코 유쾌하진 않지만 주인공이 탐정견 마사이다보니 조금은 가볍게 지켜볼 수 있었는데 마사이기에 더 아프게 보여지는 이야기도 있더라.

개인적으로 [마사, 집을 지키다]편에서 주인에게서 학대를 받는 개 <하라쇼>의 이야기는 정말 맘아팠던 것 같다.

다른 삶을 모르는 하라쇼. 하라쇼에게 주인이란 모두 그런 인간들인 줄로만 알고 떠났을 텐데 내가 다 미안해 고개가 절로 숙여지더라는 ~

철공소 아저씨 같은 인간은 앞으로도 자꾸 늘어날테지.

학대하다 죽어버리면 돈을 주고 다시 사면 된다 생각하는 사람들. 저런 괴물은 태어나는걸까, 길러지는걸까 . . .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고, 나의 귀가를 기다려 준다는 사실을 지금처럼 소중히 여긴 적이 없었다는 마사의 말에 가슴이 뭉클.

그런 기분은 마사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듯. 

명탐견 마사의 사건 일지를 읽으며 나 또한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들었다고나 할까.

 

구입할땐 몰랐는데 미야베 미유키의 명탐견 마사의 사건일지, 이시모치 아시미의 살인자에게 나를 바친다가 레드문클럽(살림의 독특한 미스터리 스릴러 시리즈) 작품이더라.

프리즌 트릭은 읽었으니 살인자에게 나를 바친다,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도 빨리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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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김성원지음 ㅣ 밤삼킨별 찍음 <그녀가 말했다>

KBS 2FM <유희열의 라디오 천국>에 방송된 '그녀가 말했다'와 런던, 도쿄, 파리의 풍경을 담은 밤삼킨별의 감성 사진이 만났다.

 

라디오 안듣고 지낸지 한참 됐는데도 너무나도 익숙한 이 기분은 뭘까.

학창시절 열심히 듣고, 사연 보내고, 그 사연이 소개되어 선물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일까? 최근 라디오 작가들의 책을 옆에 끼고 살아서일까 ?

삼.곱하기.십에선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연출과 <심야식당> 진행을 함께 하고 있는 윤성현님의 글을 읽었는데 이번엔 작가님의 글이라니 +_+

다들 넘 능력자시라는 ~

방송된 글 중에서 청취자들의 마음을 울렸던, 다시 한 번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모아 천천히 곱씹어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어 소개하는 책이라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더라. 늦은밤 차분한 목소리로 통해 듣는것만큼 내 마음이 일러주는 목소리를 따라 글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더라는 ~

어떤 사연은 조용히 맘 속으로, 어떤 사연은 소리내어 읊어보면서 함께하는 시간.

한번쯤 까마득한 옛생각이 주는 그리움에 학창시절, 첫 직장생활때 끄적거렸던 다이어리를 꺼내 읽거나, 필름 카메라를 첨 구입하고서 신나게 찍어댔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그때의 날씨, 기분, 함께한 사람까지 마치 어제의 일을 되새김질 하는것만큼 쫘르륵 생각날때가 있는데 작가님도 이 책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그런 기분에 젖지 않을까? 

누구나 한번쯤 겪고, 누구는 지금 겪고 있을, 스쳐지나가기 쉬운 일상을 예민하게 포착하고 호들갑스럽지 않으면서도 읽으면 읽을수록 깊은 여운을 주는 글들이 주는 친숙함.

그 글들에게 또 위로를 받는다. 보편적인 사람들, 보편적인 글들이 주는 작은 위로랄까.

 

타인을 볼 때

우리가 본 것은 자기 마음의 초상화이다.

눈이 타인을 관찰할 때도 마음은 내 마음 언저리에 머문다.

그래도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모든 마음이 통하는 비밀통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 길을 발견하면

내 마음을 통해서 타인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고

내 마음을 들여다보면서 타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마음의 비밀통로 中에서

 

책 속 이야기는 크게 세 파트로 나뉜다. <이토록 뜨거운 순간>, <누구나 길을 잃는다>, 그리고 <그녀는 자랐다, 나무처럼>

갠적으로 '누구나 길을 잃는다'라는 부분이 참 맘에 들더라는 ~

그것으로 봤을때 지금 난 사랑과 이별보다는 꿈과 희망, 미래 등등의 일상적인 감정, 삶을 더 알아가야하는 일상적인 일에 어려움을 느끼고 더 힘들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다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들을 읽다 아하 ~ 를 외치게 됐는데 ~

하찮은 일에서 위안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괴로울 수 밖에 없다는 그말. 온몸에 행복감에 사로잡히는 순간은 우리 인생에서 몇 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며 그 짧은 순간들을 제외하면 우리는 대개 묵묵히 하던 일을 하고, 가던 길을 가고, 시시한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며, 때로는 가라앉기도 하고, 이리저리 떠다닌다는 그 말에 ~

내가 이상한 사람은 아니구나, 실패한 사람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맘이 놓였달까.

 

그녀와 나는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을'의 목록을 같이 찾았다.

 

마음이 놓이는 사람과 함께하는 따뜻한 식사 한 끼.

반년 만에 들른 홈페이지에서 발견한 옛 친구의 안부 쪽지.

피로에 지친 하루를 마치고 자리에 누워 이불을 잡아당길 때의 느낌.

새로 산 신발이 발을 편하게 만들어 줄 때의 안도감.

유난히 노을이 아름다운 저녁.

항상 그 시간, 그 자리에 있어 주는 라디오.

 

이런 목록들을 만들고 나니 우리의 24시간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 위안을 주는 것들 中에서

 

삼한사온도 옛 말. 그 끝을 알 수 없는 추위에 내 몸도 맘도 얼어버릴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오싹오싹 스릴러물, 맘이 달달해지는 로맨스, 내 머릿속 생각을 옮겨놓은 듯한 에세이, 훌쩍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서적을 읽으며 지내고, 선물받은 맛난 군것질 거리를 꺼내 티타임도 갖고, 지인들과 하루의 안부를 물으며 잘 지내고 있다. 소소한 일상이 가득한 행복한 날들. 그럴수 있는 큰 이유는 바로 이것.

매일 불평 불만을 늘어놓지만 이 공간에서만큼은 나를 인정해주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려하는지 관심 갖아주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 주는 위안이랄까.

나를 설레게 하고 반하게 하는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언니, 잡지일이 좋다고 했죠? 행복이 뭐에요 ?"

사촌언니는 잡지사에서 일한 지 5년이 넘은 기자였다.

언니는 이렇게 대답했다.

 

"인정과 관심. 다른 사람에게 내가 꽤 쓸모 있는 인간이라는 인정을 받는 것, 그리고 진심 어린 관심을 받는 거지."

기자다운, 명료한 대답이었다.

 

그 문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中에서

 

 

멋진 김성원님의 글에 감성적인 밤삼킨별님의 사진이 더해지니 정말 근사한 책이 되었다.

사연에 맞는 사진이랄까. 사연에 사진을 맞춘건지, 사진에 사연을 맞춘건지 모를 정도로 혼연일체가 되어주는 모습에서 전문가의 느낌이 폴폴~

주말 밤엔 이런책 읽으며 감성에 젖는것도 좋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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