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을 부탁해
리사 슈뢰더 지음, 송정은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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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때때로 인생은 에그 베네딕트와 네덜란드 소스,

와플과 딸기,

줄줄이 소시지와 다진 갈색 감자가

어우러진 잔치이다.

 

그리고 때때로 인생은 에그 스크램블이다.

 

결국엔

어찌 됐든 배가 부르게 된다. <p.455>

 

리사 슈뢰더의 브루클린을 부탁해

추운겨울이라 그런지 사랑하는 남자친구가 죽은 후 모든걸 잃어버린 소녀, 브루클린 앞에 펼쳐지는 가슴 시린 러브스토리에 관심이 가기도 했지만 랜덤하우스에서 출간한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라 신기한 마음에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1년 전, 불의의 교통사고로 남자 친구 루카를 잃은 '브루클린'과 동생 '루카'를 잃은 니코.

1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떠난 그 자리를 죽음의 그림자가 어떻게 짓누르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아무것도 할 수 없이 시간만 죽이는 그들.

브루클린은 매일같이 루카에게 편지를 쓰며 그를 향한 애절한 사랑을 토해내고, 니코는 부모님의 총애를 받던 루카의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만 쉽지 않아 괴로워한다.

그런 그에게 달리기는 혈관을 뛰게 하고 뛰는 동안 세상 모든 문제를 잊게 만드는 유일한 것이 된다. 이렇게 힘든 나날을 보내던 중 교통사고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가베가 약을 먹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가베가 죽은 후 루카의 유령이 형 니코에게 나타나 '브루클린을 부탁해'라며 그의 주위를 맴도는 믿지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브루클린은 밤마다 꿈에 무시무시한 가베의 유령이 나타나 그녀를 괴롭히기 시작하면서 잠못드는 시간이 늘어난다. 루카는 매일 <도와달라는 외침>이란 책을 통해 형 니코에게 브루클린을 도와달라는 메세지를 전하고, 니코는 브루클린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고민하고, 브루클린은 가베의 유령이 왜 나타나는지는 알려고 하지 않은 채 그저 두려워하면서 그 어느 누구에게도 도움 청하기를 거부하면서 힘들어하는데 . . .

니코는 루카의 바램대로 브루클린을 도와줄 수 있을까 ?

 

교통사고로 남자친구 '루카'를 잃은 소녀 '브루클린'과 루카의 형 '니코', 이들 앞에 유령으로 나타난 루카의 도움으로 브루클린과 니코가 한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자 성장소설이다.

니코와 브루클린의 짧은 메모같은 이야기의 반복에 이런 글로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걸까 싶어 걱정(?)이 앞섰는데 그런 기우도 잠시 -

일기와 편지 형식으로 하루하루의 감정을 담는 형식으로 이들의 사랑과 아픔을 담는 방식, 운문체의 글이 생각지도 못하게 감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줬던 것 같다.

그 어느것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십대의 사랑과 이별, 죽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것에 큰 점수를 주고 싶다 ~

 

죽음이란 것 때문에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로도 큰 상처를 지닌 그들이지만 브루클린은 이혼으로 어머니와 쌍둥이 동생과의 이별, 니코에게는 부모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못난 아들이라는 상실감이 크다. 루카의 희망대로 브루클린을 도와주면서(그것이 트라이애슬론을 통해 건강하게 발산하는 거라 더 좋았던 듯~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 달리기, 수영, 사이클 세가지 종목을 연이어 실시하는 스포츠) 조금씩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안고, 자신들만 힘들어했던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기도 하고, 상처를 줬던 오해를 풀어 나가면서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그들의 앞날이 밝았으면 좋겠다.

 

그에게는 좋은 점이 아주 많다고.

그의 동생이 그랬던 것처럼.

그러나 다른 점은

형과 동생인 그들은 다르다는 것.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낫다는 게 아니라.

그냥 다른 것이다. <p.469 브루클린>

-

우리는 다르다.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낫다는게 아니라.

그냥 다른 것이다.

"니코?" 그녀가 말했다.

"날 봐"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네가 그가 될 필요는 없어. 그냥 너면 돼.

멋지고, 힘세고, 친절한 너"

이건 바로 내가 들어야 했던 말이다. <p.470 니코>


 

브루클린의 한마디 <하나가 다른 하나보다 더 낫다는게 아니라 그냥 다른것>

이 말이 니코에게는 그 어떤 말보다 큰 위로가 되주었을 듯 ~

중국 격언중에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말에는 세 번의 겨울을 따뜻이 지낼 수 있는 따스함이 깃들어 있다'는 말이 있다.

나 스스로도 상처주는 말 보다는 서로에게 힘이 되는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포근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따뜻한 말의 힘을 믿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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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행관람차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7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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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길 병"

아야카가 불쑥 중얼거렸다.

"평범한 감각을 가진 사람이 이상한 곳에서 무리해서 살면 점점 발밑이 기울어지는 것처럼 느끼게 돼. 힘껏 버티지 않으면 굴러 떨어지고 말아.

하지만 그렇게 의식하면 할수록 언덕의 경사는 점점 가팔라져 . . . 준코 아주머니는 이미 한계였던 게 아닐까 ?" <p.314>

 

고백, 속죄, 소녀 이후 만나게 된 미나토 가나에의 최신 화제작  <야행관람차>

역시 미나토 가나에구나 ~ 싶을 정도로 탄성이 절로 나오더라.

 

시내에서 제일 가는 고급 주택가 '히바리가오카'. 그 중에서도 마주한 두 집.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뭐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해 보이는 다카하시 가족과 딸과의 싸움으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는 엔도 가족.

딸과의 전쟁으로 한바탕 소용돌이가 휘몰아치고 언제 그랬냐는듯 조용해진 집에 이웃 다카하시 집에서 나오는 그만둬, 살려줘등등의 이상한 소리를 듣게 되고 그 후 다카하시 집안의 가장인 히로유키가 머리를 얻어맞아 실려간 사실을 알게 된다.

도둑일까? 신지에게 얻어 맞은 걸까? 무슨일인지 궁금하던찰나 텔레비젼을 통해 비좁은 도로 하나 건너 앞집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것을 알게 된다.

부인이 집에 있던 장식품으로 남편을 때렸다고 진술했다는데 그날 밤 그 집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

 

다카하시 가족

의사 아버지, 미인인 어머니, 유명대학 의학부에 다니는 장남 '요시유키', 시험 없이 대학까지 그대로 올라가는 사립여고에 재학중인 딸 '히나코'와

도쿄대 합격률이 95%넘는 명문 사립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돌 '다카기 순스케'를 닮은 잘생긴 남동생 '신지'

 

엔도 가족

단독주택 생활이 꿈이었던 마유미. 히바리가오카, 시내에서 제일가는 고급 주택가 그 히바리가오카에 집을 지으면서 그녀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영원히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로 끝날줄 알았던 그녀의 인생은 딸의 히스테리로 매일매일이 전쟁이 따로 없다. 뉴스만 보더라도 세상에는 힘겹게 사는 사람이 많다며 그에 비하면 이정도쯤이야 ~ 딸 '아야카'가 히스테리를 부리든 욕을 퍼붓던, 하루가 무사히 끝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그녀.

 

고지마 사토코

히바리가오카 토박이로 거리의 모든 것을 보고 듣는 여자

 

 

아야카가 히스테리를 부리는 원인 . . . 입시 낙방, 콤플렉스.

우리집 세 배나 되는 부지에 선 호화로운 맞은편 저택, 그 집에 사는 아이들은 예의 바르고 용모도 단정하다. 동갑내기 소년은 유명한 사립 중학교에 다니고, 두 살 많은 소녀는 세련된 교복을 입고 아야카가 떨어진 학교의 고등부에 다니고 있다. 주변 환경이 그런데 아무 고민 없이 즐겁게 지낼 수 있을 리 없다. '나는 나'라고 굳센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드물지 않을까?

하지만 그림으로 그린 것처럼 흠잡을 데 없는 그런 집에서 존속 살인사건이 터졌다. 가해자는 모친이지만 아이들도 지금까지처럼 변함없는 생활을 보내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 점은 안쓰럽지만, 아야카에게는 가치관이 바뀔 계기가 되지 않을까?

보다도, 용모보다도, 학력보다도, 아무 일 없이 평범하게 지내는 삶이 최고의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면 히스테리도 잠잠해지지 않을까 ?

마유미도 게이스케도 마음 편히 살 수 있지 않을까? . . . 그렇게 생각했건만.

이 무슨 얄팍한 생각인가. 남의 불행을 보아야만 실감할 수 있는 행복을 진정한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p.277>

 

 

모의고사 전날 동생 '신지'의 부탁으로 친구집에 왔다 아빠의 사고소식을 전해들은 히나코. 나 역시 히나코처럼 신지를 만나 사건 정황을 듣게 되면 모든 것이 금방 해결되지 않을까 쉽게 생각했는데 이야기가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더라. 이 모든것이 그녀의 소설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 그녀만의 능력이 아닐까 !!

히바리가오카의 대표적인 세 가족. 등장 인물이 많지도 않은데 최소한의 숫자를 이용해 극대화된 우리네 모습을 모습을 콕 꼬집어 이야기하는 솜씨에 혀를 내두르게 되더라는 ~

범인이 누구인가 보다는 무엇이 그 상황을 만들었는지가 궁금해 인물들의 심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지게 됐는데 다른때 같았으면 이해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작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아버지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나와의 일을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럴수 있겠구나 싶어지더라.

언제나 우리를 무너지게 만드는 것은 큰 사건,사고가 아니다.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 한마디, 비난하는 듯한 눈빛, 그리고 체념했다는 듯한 한숨 소리. 그 모든 것이 상처가 되어 우리를 짓누른다.

남도 아닌 가족이기에 소중한 사람이 내뱉는 말이 더 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사실. 그후 그 어떤 대화조차 시도하지 않게 됐는데 싸우는 것보다 의사의 단절이 더 무섭긴 무섭더라며 독하단 얘기 많이 들었다 ;;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

가족이라고해서, 친구라고 해서 그 사람이 처한 환경속에 들어가보지 않고선 절대로 그 사람을  다 안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이런 사람이 아니야 ~ 외쳐보려 해도 어떤 말이 나를 폭발하게 만드는 스위치가 될지 알기에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겠다. 높은 관람차속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처럼 언제나 바로 앞이 아닌 멀리~ 먼 미래를 보며 현명한 행동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게 쉽지 않은 일임을 이번에 알았기에 어줍잖게 내놓는 충고조차도 조심해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나 할까.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이 돌고 돌아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해 말과 행동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언덕길 병'.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중에도 언덕길 병에 걸려 점점 기울어지는 바닥에 붙어있으려 발버둥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단어. 오랫동안 이 단어를 잊지 못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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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미궁호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6
야자키 아리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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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돼지 씨한테는 돼지돼지 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돼지돼지 씨가 대신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돼지돼지 씨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도 없어요 !" <p.42> 

 

노란색의 표지가 너무나도 상큼해 따뜻한 봄날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책 <앨리스의 미궁호텔>

배구공만한 크기에 구슬을 꿰매 붙인 점, 커다라면서 오른쪽으로 뒤로 젖혀진 귀, 쀼죽하게 내민 코, 분홍 헝겊, 진분홍색 헝겊을 댄 손끝, 매듭이 지어진 꼬리의 돼지인형.

야자키 아리미의 장편소설 '앨리스의 미궁호텔'은 낡기는 했어도 아주 귀여운 인형(?),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호텔 버틀러를 맡고 있는 야마자키 돼지돼지씨가 나오는 재미난 소설이다.

인형의 밤 - 봄이야기 / 부드러운 기적 - 여름이야기 / 부루퉁한 데스데모나 - 가을이야기 /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 / 작은 사람과 큰 하늘 - 다시 봄 이야기등 다섯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두들 힘들고 난처한 상황에서 돼지돼지씨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작은 기적(?)을 선물받게 되는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게 담겨 있다.

 

 

 

인형의 밤 - 봄 이야기

고등학교 때 연극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여자들만의 극단을 결성해 자기가 쓴 각본을 무대에 올리곤 했던 스기야마 오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그곳에서 취직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각본가를 꿈꾸며 살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훌쩍~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서 직장을 그만두고 남동생 요시나리 부부가 운영하는 꽃집 일을 도와주기 위해 본가로 돌아오게 된다. 직장의 인수인계, 이사, 어머니 병문안, 가게 일, 집안일, 어머니의 퇴원과 재활치료 등으로 정신없었던 삼개월이 지난 어느날, 이즈카라는 고등학교 남자 동창생으로부터 자신이 그랜드 호텔에서 일한다며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내년 4월 벚꽃축제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 중에서 배우를 뽑아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하기로 했다며 스자쿠 선생님을 대신해 연습을 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며 도와달라는 얘기에 깜짝 놀라면서 스기야마 오리. 그렇게 첫 미팅에 참석하게 된 그녀는 그랜드 호텔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신비한 인물(?)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의 오랜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

 

부드러운 기적 - 여름 이야기

8월 1일, 여름 별 축제.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하늘에 소원을 빌면 행복해진다는 전설이 있는 축제. 한평생 추억이 될 그런 밤을 위해 그랜드 호텔을 찾은 두 사람 '가나에와 아키미쓰'는 호텔의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만다. 조금 일찍 체크인을 마치고 숲과 바닷가를 산책하고 싶다는 가나에의 청에 따라 움직이던 아키미쓰는 프런트 옆 기둥에서 분홍생 봉제인형을 보게 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은 가나에는 이 호텔에 유령이 나온단 말도 있다면서 싫어하는데 ~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프랑스 음식점을 예약한 아키미쓰. 추천 와인과 음식으로 아키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아키미쓰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웨이터의 작지만 치명적인 실수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하고 만다.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화를 식히던 아키미쓰는 우연찮게 호텔 현관으로 인형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것(?)의 뒤를 쫓게 되는데 ~

그는 가나에와 함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 또 전설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 ?

 

부루퉁한 데스데모나 - 가을 이야기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호텔의 저녁식사와 미용 관리 서비스를 선택한 우도 겐. 어머니로부터 이혼해 따로 살고 있는 아내와 딸, 특히 딸 '쓰구미'와 휴대폰으로 메일을 주고받는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고 놀란다. 연극에 관심이 생겨 매년 이 호텔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에 열리는 연극 오디션에 참가 신청해 친구랑 같이 붙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그는 장난기가 발동해 오셀로역 오디션을 희망하게 되면서 <오셀로>책임자 야마자키 돼지돼지씨를 만나게 되는데 ~

그는 딸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

넓고 멋진 방. 최고로 편하고 서비스도 만점. 흠잡을 데가 한 군데도 없는 이 곳.

호러 작가 '구마노이'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나도 어디 갇혀서 원고 써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호화롭기는 해도 시골에 위치한 이 호텔에 갇혀 원고를 쓰게 된다.

하지만 글은 쉽게 풀리지 않고 시간만 흐르는데 ~

여느 때와 같이 룸서비스를 통해 매실 버슷 죽을 주문한 그는 배구공만한 봉제 인형이 자기보다 몇 배는 더 큰 왜건에 매실 버섯 죽을 싣고 나타난 모습에 당황한다. 흔치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 이 걸 소재로 글로 풀어보려 노력하지만 호러가 아닌 훈훈한 이야기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절망하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서 눈보라 속의 산장, 자연 밀실을 구상하며 산책을 하다 그만 감기에 걸리고 본의아니게 돼지돼지씨의 간호를 받게 된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된 상태에서 본 것을 글로 써내려간 그는 담당 편집자로부터 호러가 아니어도 재밌다는 극찬을 받고, 그때 쓴 원고 <앨리스의 미궁호텔>은 베스트셀러 까지는 못갔어도 기록적인 판매고를 보이는데 . . .

그날 밤 그에게는 무슨일이 생겼던 걸까 ???

 

작은 사람과 큰 하늘 - 다시 봄 이야기

봄,여름,가을, 겨울에 있었던 자잘한 사건들과 관련있는 사람들이 몽땅(?) 출연하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일까지 살며시 점쳐볼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너무나도 재밌는 부분이 많아 길게 적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꾹 참는다는 ~ 

 

  

노오란 표지를 벗기니 이런 근사한 모습이 !!!

기본적으로 손님 앞에 되도록 나서지 않기 때문에 그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명 안되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은 운좋게 돼지돼지씨와 만나게 된 행운(?)누리게 됐으니 참 부럽다는 !!

돼지돼지씨의 독특한 외모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 역시 잘못읽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의아했다가도 몽땅한 꼬리, 동글동글하고 쪼그만 모습으로 굴러가는 듯한 모습으로 호텔 구석구석을 활보하고 다니는 그를 떠올리면 곧 아무렴 어떠냐 싶은 웃음이 나오게 되더라. 돼지돼지씨가 나온 이야기 중에선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편이 제일 재밌었는데 감기에 걸려 아픈 구마노이를 간호하는 돼지돼지씨. 아픈 몸으로 욕조에 들어갔다 잠이 들어 일어나지 못하는 구마노이를 톡톡, 톡톡 화장수를 솜에 묻혀 두들기는 것 같은 감촉밖에 들지 않아 참다못해 본인이 눈을 떴다는 부분하며, 죽을 떠 내밀며 앙~ 하십시요 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져 배꼽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는 ㅎ

수백년 묵은 유령도 아니고 어찌 돼지돼지씨 일까 싶은 나의 의문을 한방에 씻어준 그런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다 ~

 

돼지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2011년 1월 현재 벌써 열두 권.  시리즈 자체가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고 순서에 구애받는 작품도 아니라 이 책만 읽어도 문제될 것은 없다지만 호텔 버틀러와 아르바이트 산타 말고도 요리 선생, 형사, 호스트일 때도 있다는 돼지돼지씨를 얼른 만나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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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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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상 긍정적으로 살자'

이 같은 제 마음이 이 책을 읽어주시는 모두에게 조금이라도 전해지기를 바라면서 시작합니다.<p.12>

 

소리를 잃은 리에, 필담(筆談)으로 도쿄 No.1 호스티스가 되다 !

3천만 일본 시청자를 울린 감동의 실화, 인기 드라마 <필담 호스티스>의 원작 이란 글귀에 혹해 읽기 시작했다.

보통 영화나 드라마를 보기 전에 원작소설을 찾아 읽는 분이 많은데 나 역시 그런 부류에 속하는 것 같다는 ~

 

이 책은 리에의 자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소리를 잃게 됐는지부터 초,중,고등학교 다닐때까지의 이야기, 호스티스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긴자의 고급 클럽에서 필담 호스티스로서 성공하기까지의 자세라던가 일화를 꽤나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는 ~

아담한 단독주택, 부모님과 위로 두 살 터울인 오빠. 1984년 몹시 추운 겨울날, 눈이 펑펑 내리는 2월에 아오모리 현 아오모리 시에서 태어난 리에씨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을지 짐작할 수 있는데 사건이 일어난 것은 22개월이 되었을 무렵, 수막염 이라는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고 고열에 시달린 탓에 완전히 청각을 잃게 된다. 딸이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었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때부터 줄곧 자책하고 괴로워했던 어머니. 목욕 시키다 잠깐 한눈 판 사이에 그렇게 됐다는 둥, 병에 걸리기 전에 온천에 데려갔는데 그게 원인이 되서 감기에 걸린게 아닐까 등등 청력을 잃은 원인을 온갖 상황에서 찾게 되죠~ (너무도 사랑하는 딸이기에 그 죄책감이 컸을 듯 ㅠ-ㅠ)

어머니 때문에 귀가 멀었다고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그녀. 두 살때 청력을 잃었기에 귀가 들리지 않는다는 현재의 상태와 소리 없는 적막한 일상이 지극한 당연한 세계가 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조금씩 친구들과의 차이점을 느끼게 됩니다. 고통스럽지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죠.

어린시절에 농아학교, 보육원, 유치원을 번갈아 다니는 것은 물론 서예, 피아노 등등 수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 리에.

귀가 안들리니 대신 무엇이라도 직접 체험해보게 하고 싶은 부모님의 사랑이 느껴지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그때 배웠던 서예가 필담을 나누는데 큰 도움이 됐으니 ~

그런 그녀에게도 방황하는 시절이 다가오는데 . . .

그 시기를 어떻게 다잡고, 필담 호스티스가 됐는지는 책을 통해 만나보길 ^^

 

타인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중요하고 유일한 수단이 필담, 펜과 손바닥만한 메모장만 있으면 오케이 !!

듣지 못하기에 손님의 모습이나 얼굴 표정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예리하게 감지해야 하는 그녀.

필담에 관한 여덟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요 부분 참 좋은 듯. 그녀의 지혜가 그대로 녹아있는 것 같다.

 

책을 출판하자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는 장애를 물건처럼 팔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했기 때문에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지인에게서 책을 내면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될거라는, 단 한사람이라도 리에 덕분에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책을 내는 의미가 있지 않을까 ? 라는 말을 듣고서 집필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장애를 극복하고서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리에의 이야기는 항상 만족하지 못하고 불만을 품었던 내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 시간이 되었다.

청각장애인으로서의 자신의 인생과 생각, 가족에 관한 것, 앞으로의 꿈 등은 물론 필담에 어떤 말을 적고, 어떤 식으로 손님을 대하는지 그 비밀도 함께 전하겠다는 그녀의 의욕이 느껴지더라. 지금도 꿈을 향해 전속력으로 진주하고 있을 그녀.

언제나 그녀 편이 되어주었던 다정한 오빠와 친구 미유키가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데 ~ 이 책을 계기로 부모님과도 돈독한 사이가 되었으면 ~

그녀의 앞날에 행복이 함께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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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정환 옮김 / 서울문화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시부야 변두리에 있는 러브호텔의 한 방. 청소를 하기 위해 담당 직원이 방으로 들어갔다가 시체를 발견한다. 놀기 좋아하는 남녀가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마음이 맞아 이 호텔로 들어왔다 어느 한쪽이 가지고 있던 '전환기(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뇌 자극 장치. 두 귀에 전극을 부착하고 전원을 켜면 미약한 펄스전류가 뇌로 흘러 들어가 마약과는 또 다른 자극을 맛볼 수 있다고 한다)'를 사용해 환각 상태를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남자가 여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에 자신이 저지른 행위에 놀라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을 친 것으로 보인다. 하찮은 사건이기는 하지만 여자를 유혹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디즘 성향의 남자라는 사실만으로는 전국을 뒤지는데 100년은 족히 걸릴 것이므로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아니라 난감한 아사마 반장은 현장에서 범인의 머리카락과 음모를 발견하고, 나스 과장의 지시로 '경찰청 도쿄창고'로의 운반을 명령받는다. 그곳에서 경찰청 특수해석연구소 주임 해석 연구원인 '가구라 류헤이'를 만나고, 이 모발과 음모의 DNA 감정을 조사하고 해석할 거라는 얘길 듣는다.

이틀 뒤 러브호텔에서 발생한 여대생 살해 사건의 현장에서 채취한 모발 및 음모를 해석한 결과가 나오고, 인간의 신체적 특징은 물론 프로파일링 결과에 근거하여 범인의 용모를 몽타주한 완벽한 결과물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그 후 범죄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DNA 법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검거율은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형사들이 현장을 발로 뛰며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이 점차 줄어든다. 하지만 얼마안있어 현장에는 다양한 흔적이 있지만 특수해석 연구소에서도 해석을 내지 못하는 살인사건이 일어나 애태우는데 . . .

연쇄살인 사건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 그 무서운 이야기에 심장이 오싹해진다.

플래티나 데이터를 설명할 수많은 핵심 키워드들. 그것을 나열했다간 곧장 스포일러로 연결될까봐 이쯤에서 스톱!!!

 

히가시노 게이고는 플래티나 데이터를 집필하는 3년 동안 주인공의 마음으로 수만 번 고뇌하며 전전긍긍했다고 한다. 다 읽고나니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그 마음이 이해가 되더라.

"예술이란 작가가 의식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그것은 작가를 조정하여 작품으로서 이 세상에 태어난다. 작가는 노예다 <p.81>

고고한 도예가인 가구라 쇼교가 한 이야기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마음속 이야기를 대변해주는 멘트가 아닌가 싶다.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 문명이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자연보호가 필요한 이유는 인간이 살아가는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뿐이며 자연에 친숙해지거나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인생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위라고 생각했던 가구라.

사람의 마음도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다는 논리를 갖고 있는데 이런 가구라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으려나 ~~

발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인지라 책 속 이야기를 완전히 소설속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너무나도 안일한 면이 있는 것 같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더니 정말 무서운 세상이라는 !!

 

 

"정보, 정보. 넌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 나이를 먹어서 귀가 멀면 오히려 장수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 없나?

정보를 얻는 것이 반드시 행복과 연결된다는 보장은 없어.

모르는 것, 보지 않는 것, 기억하지 않는 것. 그쪽이 더 행복한 경우도 있는 거야."

 

"그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그 사람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인 것 아닌가?"

 

"모든 것을 알 수 없기 때문에 마음이 끌리는 거야. 모든 것을 알게 되면 사랑은 끝이야.

사랑은 부족한 정보를 메우는 거라고. <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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