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의 미궁호텔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6
야자키 아리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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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돼지 씨한테는 돼지돼지 씨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돼지돼지 씨가 대신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돼지돼지 씨를 대신할 수 있는 사람도 없어요 !" <p.42> 

 

노란색의 표지가 너무나도 상큼해 따뜻한 봄날이 기다려지게 만드는 책 <앨리스의 미궁호텔>

배구공만한 크기에 구슬을 꿰매 붙인 점, 커다라면서 오른쪽으로 뒤로 젖혀진 귀, 쀼죽하게 내민 코, 분홍 헝겊, 진분홍색 헝겊을 댄 손끝, 매듭이 지어진 꼬리의 돼지인형.

야자키 아리미의 장편소설 '앨리스의 미궁호텔'은 낡기는 했어도 아주 귀여운 인형(?), 귀여운 외모와 다르게 호텔 버틀러를 맡고 있는 야마자키 돼지돼지씨가 나오는 재미난 소설이다.

인형의 밤 - 봄이야기 / 부드러운 기적 - 여름이야기 / 부루퉁한 데스데모나 - 가을이야기 /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 / 작은 사람과 큰 하늘 - 다시 봄 이야기등 다섯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모두들 힘들고 난처한 상황에서 돼지돼지씨를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작은 기적(?)을 선물받게 되는 이야기가 잔잔하면서도 따뜻하게 담겨 있다.

 

 

 

인형의 밤 - 봄 이야기

고등학교 때 연극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여자들만의 극단을 결성해 자기가 쓴 각본을 무대에 올리곤 했던 스기야마 오리.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도쿄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해 그곳에서 취직하고 직장에 다니면서 각본가를 꿈꾸며 살다 보니 어느새 10년이 훌쩍~

어머니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서 직장을 그만두고 남동생 요시나리 부부가 운영하는 꽃집 일을 도와주기 위해 본가로 돌아오게 된다. 직장의 인수인계, 이사, 어머니 병문안, 가게 일, 집안일, 어머니의 퇴원과 재활치료 등으로 정신없었던 삼개월이 지난 어느날, 이즈카라는 고등학교 남자 동창생으로부터 자신이 그랜드 호텔에서 일한다며 의논하고 싶은 일이 있다는 전화를 받게 된다. 내년 4월 벚꽃축제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시민들 중에서 배우를 뽑아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하기로 했다며 스자쿠 선생님을 대신해 연습을 봐줄 사람을 찾고 있다며 도와달라는 얘기에 깜짝 놀라면서 스기야마 오리. 그렇게 첫 미팅에 참석하게 된 그녀는 그랜드 호텔을 찾게 되고 그곳에서 그녀는 신비한 인물(?)과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자신의 오랜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

 

부드러운 기적 - 여름 이야기

8월 1일, 여름 별 축제. 별똥별이 떨어지는 밤하늘에 소원을 빌면 행복해진다는 전설이 있는 축제. 한평생 추억이 될 그런 밤을 위해 그랜드 호텔을 찾은 두 사람 '가나에와 아키미쓰'는 호텔의 분위기에 압도당하고 만다. 조금 일찍 체크인을 마치고 숲과 바닷가를 산책하고 싶다는 가나에의 청에 따라 움직이던 아키미쓰는 프런트 옆 기둥에서 분홍생 봉제인형을 보게 되지만 그의 이야기를 들은 가나에는 이 호텔에 유령이 나온단 말도 있다면서 싫어하는데 ~

불꽃놀이가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프랑스 음식점을 예약한 아키미쓰. 추천 와인과 음식으로 아키미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아키미쓰를 다른 사람으로 착각한 웨이터의 작지만 치명적인 실수로 분위기는 순식간에 변하고 만다.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며 화를 식히던 아키미쓰는 우연찮게 호텔 현관으로 인형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것(?)의 뒤를 쫓게 되는데 ~

그는 가나에와 함께 별똥별을 보며 소원을 빌고 또 전설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 ?

 

부루퉁한 데스데모나 - 가을 이야기

어머니의 생신을 맞아 호텔의 저녁식사와 미용 관리 서비스를 선택한 우도 겐. 어머니로부터 이혼해 따로 살고 있는 아내와 딸, 특히 딸 '쓰구미'와 휴대폰으로 메일을 주고받는다는 뜻밖의 소식을 듣고 놀란다. 연극에 관심이 생겨 매년 이 호텔에서 열리는, 벚꽃 축제에 열리는 연극 오디션에 참가 신청해 친구랑 같이 붙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그는 장난기가 발동해 오셀로역 오디션을 희망하게 되면서 <오셀로>책임자 야마자키 돼지돼지씨를 만나게 되는데 ~

그는 딸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

넓고 멋진 방. 최고로 편하고 서비스도 만점. 흠잡을 데가 한 군데도 없는 이 곳.

호러 작가 '구마노이'는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나도 어디 갇혀서 원고 써보고 싶다는 말을 꺼냈다 호화롭기는 해도 시골에 위치한 이 호텔에 갇혀 원고를 쓰게 된다.

하지만 글은 쉽게 풀리지 않고 시간만 흐르는데 ~

여느 때와 같이 룸서비스를 통해 매실 버슷 죽을 주문한 그는 배구공만한 봉제 인형이 자기보다 몇 배는 더 큰 왜건에 매실 버섯 죽을 싣고 나타난 모습에 당황한다. 흔치 않으니 괜찮지 않을까 싶어 이 걸 소재로 글로 풀어보려 노력하지만 호러가 아닌 훈훈한 이야기로 변해가는 것을 보고 절망하다 눈이 내리는 것을 보고서 눈보라 속의 산장, 자연 밀실을 구상하며 산책을 하다 그만 감기에 걸리고 본의아니게 돼지돼지씨의 간호를 받게 된다.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 된 상태에서 본 것을 글로 써내려간 그는 담당 편집자로부터 호러가 아니어도 재밌다는 극찬을 받고, 그때 쓴 원고 <앨리스의 미궁호텔>은 베스트셀러 까지는 못갔어도 기록적인 판매고를 보이는데 . . .

그날 밤 그에게는 무슨일이 생겼던 걸까 ???

 

작은 사람과 큰 하늘 - 다시 봄 이야기

봄,여름,가을, 겨울에 있었던 자잘한 사건들과 관련있는 사람들이 몽땅(?) 출연하며 그들의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일까지 살며시 점쳐볼 수 있는 장면이 나온다.

너무나도 재밌는 부분이 많아 길게 적고 싶은데 스포일러가 될까봐 꾹 참는다는 ~ 

 

  

노오란 표지를 벗기니 이런 근사한 모습이 !!!

기본적으로 손님 앞에 되도록 나서지 않기 때문에 그를 발견할 수 있는 사람도 몇 명 안되는데 소설 속 주인공들은 운좋게 돼지돼지씨와 만나게 된 행운(?)누리게 됐으니 참 부럽다는 !!

돼지돼지씨의 독특한 외모에 대한 설명을 읽고 나 역시 잘못읽은게 아닐까 싶을정도로 의아했다가도 몽땅한 꼬리, 동글동글하고 쪼그만 모습으로 굴러가는 듯한 모습으로 호텔 구석구석을 활보하고 다니는 그를 떠올리면 곧 아무렴 어떠냐 싶은 웃음이 나오게 되더라. 돼지돼지씨가 나온 이야기 중에선 <앨리스의 미궁호텔 - 겨울 이야기>편이 제일 재밌었는데 감기에 걸려 아픈 구마노이를 간호하는 돼지돼지씨. 아픈 몸으로 욕조에 들어갔다 잠이 들어 일어나지 못하는 구마노이를 톡톡, 톡톡 화장수를 솜에 묻혀 두들기는 것 같은 감촉밖에 들지 않아 참다못해 본인이 눈을 떴다는 부분하며, 죽을 떠 내밀며 앙~ 하십시요 하는 부분에서는 나도 모르게 웃음보가 터져 배꼽이 떨어지는 줄 알았다는 ㅎ

수백년 묵은 유령도 아니고 어찌 돼지돼지씨 일까 싶은 나의 의문을 한방에 씻어준 그런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다 ~

 

돼지돼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2011년 1월 현재 벌써 열두 권.  시리즈 자체가 이어지는 내용은 아니고 순서에 구애받는 작품도 아니라 이 책만 읽어도 문제될 것은 없다지만 호텔 버틀러와 아르바이트 산타 말고도 요리 선생, 형사, 호스트일 때도 있다는 돼지돼지씨를 얼른 만나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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