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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싸라비아 - 힘을 복돋아주는 주문
박광수 글.사진 / 예담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누군가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지금 나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참견하는 이들은
결국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긴 내 인생의 구경꾼들일 뿐이라고.
결국 내가 주인공일 수밖에 없는 스스로의 인생을
구경꾼들로 인해 망치지 말라고.
조연과 주연 <p.251>
광수생각 1,2,3, 그때 나를 통과하는 바람이 내게 물었다 아직도 그립니?, 참 서툰 사람들로 인해 너무나도 익숙한 그 이름, 박광수
카툰이 아닌 사진에세이를 내셨다길래 사진집도 아주 좋아해 관심있게 살펴봤는데 ~
첫 느낌은 . . . 내가 만들고픈 스타일의 포토북이구나 ~ 였다.
개인적으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만 가족사진이나 인물사진이 아닌 이상은 인화해 정리해놓기가 힘든데
이렇게 만들면 내가 찍은 사진으로만 꾸며도 작품집이 되겠다 싶은게 따라하면 참 좋겠다 싶어 자꾸만 시선이 갔다.
안그래도 요며칠 포토북 만드느라 이런저런 구성을 한 탓에 더 시선이 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사진을 보고, 글을 읽고, 또다시 전체적인 느낌을 살피느라 서너번은 보았을 이 책.
처음 조선일보에 연재됐던 광수생각이란 카툰을 보았을때처럼 가슴 멍한 글과 사진은 없었지만 잔잔하게 읽기, 보기 좋은 책인 것 같다.
(이것 역시 비슷한 시기에 카피라이터 정철의 학교밖 선생님 365을 읽었고 신선한듯 기발한 내용에 시선이 확 꽂혀 이 책에 관심이 덜 간 듯~)

힘을 복돋아 주는 주문
앗싸라비아
ASSALAVIA
페이지를 몇장 펼치지 않았는데 그가 던진 이야기는 살짝 놀라웠다.
고백컨데 내 사진책에는 네가 어쩌면 기대하는 아주 아주 멋진 풍경 따위는 없다고.
그런 풍경이 내 앞에 펼쳐질 때, 기민한 동작으로 카메라를 즉지 들지 못했다는 그의 말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해서 사진집이지 ?? 싶었다.
하지만 곧장
한순간도 카메라에 눈을 떼지 않고 보았던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면 사진기에 담아 보여줬을지 모르지만
그랬다면 자신은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감상하긴 어려웠을 거라고.
그래서 내가 지금 보려하는 사진은 가장 아름다웠을 순간이 막 지나간 찰나의 사진이니 사진을 볼때는 가장 아름다웠을, 사진의 바로 앞 순간.
카메라를 바로 꺼내들 수 없었던 그 수많은 아름다운 풍경들과 날들을 상상해달라 말한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본다는 말, 쉽지만 참 실천하기 어려운데 작가의 의도대로 노력은 해봤다는 게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가보지 않은 그 곳, 그 아름다운 풍경과 날들을 내 상상만으로 채워넣기는 힘들었지만 ~
아들에게
아들, 사람들이 너를 속이려고 하면 속으렴.
그렇게 속고 또 속는 것이 어느 한순간 바보처럼
느껴질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또 한번 속아주렴.
그로 인해 너는 굉장히 귀중하거나 혹은 하찮은
것들을 잃을 수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잃지 않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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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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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넌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에게 속거나
혹은 그들에게 속지 않거나와 상관없이 가장
소중한 것은 지켜낼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시간이 지나가면 크든 작든 대부분의 것들은
꿈결처럼 사라지고, 니가 그들을 믿어 주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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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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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하나만 남게 될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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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아주렴. 다시 한번.
p.152
몰디브,
칸쿤,
파푸아뉴기니,
타히티,
제주,
코타키나발루.
공간은 중요하지 않아.
공간을 채우는 것은 사람들일 뿐.
그 사람들과 그곳에서
사연을 만드는 거지.
사연이 없다면,
마음이 없다면,
그 어느곳도 내게
아름다운 곳은 없어.
사진과 분위기에 맞는 글, 짧은 격언, 명언등이 적재적소에 들어있어 좋았는데
그래도 그의 오랜 팬으로서 예전 책들에 실린 글을 또다시 옮겨 적은 것은 살짝 아쉽 ;;;
(당신의 짧지만 강렬했던 글이 그리웠다구요 ㅠ-ㅠ)
사진과 글이 조금 어둡고 쓸쓸하다는 것. 전체적인 분위기가 톤 다운되 있는 것도 조금 아쉽다.
요즘처럼 비 많이 오는 장마철에 이런저런 생각하기 좋아하는 사람에겐 딱 맞는 책이 될 듯 싶지만
이런 날일수록 밝고 경쾌한 음악과 이야기가 좋아~ 하는 사람에게는 비추랄까 ~
그날그날 날씨와 상황에 맞게 골라 읽는다면 크게 실망할 일도 없지 않을까 싶다!!
The most terrible poverty is loneliness and the feeling of being unloved.(Mother Teresa)
가장 끔찍한 빈곤은 외로움과 사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마더 테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