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바로, 너야!
라스칼 글, 만다나 사다트 그림, 여은경 옮김 / 여우고개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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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들을 위해 하나 둘 구입하고 읽게 되면서 동화책의 매력에 푹 빠진 나.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보니 내용도 너무너무 순수하고 따뜻하고 풍부한 색감의 일러스트에 내 마음이 정화된 느낌이 들어 자꾸만 집어들게 되는 것 같다.

결혼해 엄마가 되길 조바심내며 기다리는 시기인지라 그런지 <그게 바로 너야!> 라는 동화책을 알고서 아 ~ 내가 기다리던 그 책이구나 싶은 맘에 냉큼 내 품에 안게 된 이 책은

사랑하는 아이를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 있어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이 짜릿해져온다.

읽어본 사람만이 아는데 마지막 페이지 그게 바로,너야! 를 말할땐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진다는 ~

아빠가 아들에게 아빠의 깊은 사랑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지만 여자인 내가 읽어도 아무 문제 없는 !!! 



 

어릴때부터 꼬마를 기다려온 아빠.

옷감 위 얼룩으로, 빵 조각으로, 사탕과 과자로, 조약돌로, 씨앗과 성냥개비, 철사, 모래로 만들어 보지만 옷감 위 얼룩으로 만든 꼬마는 세탁소 아저씨가 지워버리고, 빵으로 만든 꼬마는 새들이 쪼아 먹어 버리고, 사탕과 과자로 만든 꼬마는 너무 맛있어서 그만 다 먹어 치워벌고 만다거나
조약돌로 만든 꼬마는 거센 개울물에 굴러가 버려 언제나 실패로 끝나고 만다. 

그러던 어느날 사랑하는 엄마를 만나 태어난 아기
그게 바로 너라며 외치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웃음과 눈물이 한꺼번에 교차되는게 너무 감동적이라는 ~ 
  
  

감성적인 이야기와 독특한 그림으로 2010년 볼로냐 아동 도서전에서 많은 호평과 관심을 받은 이 책은 화려한 색감, 부드러운 수채화의 번짐 효과, 심플한 펜 터치가 조화를 이루는 그림으로 단순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게 큰 특징 !!


어제 조카를 만나자마자 큰소리로 읽어줬는데 뭘 아는지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읽어줄때마다 활짝 웃으면서 좋아라해주더라는 ~

이제까지처럼 당연히 조카에게 선물로 줄 거라 생각했던 동생 / 이 책은 내거라며 다시 가방에 넣자 당황하는 눈치 ㅋ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아이를 기다려야겠다는 내 말에 금방 웃음꽃을 피우더라는 !!

 

신체 건강하기에 내가 원하면 언제든지 엄마가 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있어 엽산제를 챙겨 먹으며 천사가 찾아오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그런 오만함에 대한 벌인지 나에겐 아직.

이 책을 읽으며 나에게도 천사가 찾아오길 기도해야겠다.

그게 바로,너야 ! 라른 말을 맘껏 외칠 날이 나에게도 하루빨리 찾아오길 !!!

 

아이가 있는 부모님에게도, 아이를 기다리는 예비 부모님에게도 너무나도 소중하게 다가올 이야기 이기에 강력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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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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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야 하는 게 또 하나 있어.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는 것.

죽었다고 해도 그게 널 살아 있게 해 주는 유일한 거야. <p.144>

 

 

며칠 전만해도 잔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모르고 항상 심심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며 재미난 일만 찾아 이리저리 기웃 거렸던 나.

다리를 다치고 꼼짝 못하게 되면서 비로서야 내가 얼마나 신체 건강한 사람이었는지, 하고픈 일을 맘껏 찾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됐는데 왜 우리는 항상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아차~ 하고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일곱번째 내가 죽던 날의 주인공 '사만사' 역시 가족은 신경도 안쓰고, 매일 같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찌질한' 옛 친구들을 철저히 외면하거나 괴롭히는데~

'왕따'같은걸 모르고 자란 내가 보기에도 잔인하다 싶을 정도다. 그런 행동을 자신처럼 인기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특권이라고 믿는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 본인 역시 처음부터 모든것을 갖춘 잘난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평범한 날, 켄트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돌아오던 사만다를 기다리고 있는 건 뜻밖에도 죽음이다. 이 사고로 생의 마지막 날을 반복해 살고 또 살아야 하는 기묘한 저주에 걸린 '사만사'. 일곱 번의 저주 혹은 기회를 되풀이하며 서서히 비밀의 실마리가 드러나고, 사만사는 마침내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결심을 하는데 . . .

그녀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올까 ? 그 길 끝에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

 

로렌 올리버의 데뷔작인 『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비교적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500여 페이지를 채우고 있어 읽기도전에 부담스럽다 생각할 분들도 많을텐데 순식간에 읽히다보니 부담없이 집어들면 된다는 ~ 대충의 스토리를 인지하고 읽기 때문에 일곱번의 저주가 되풀이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주인공이 죽기 직전까지의 날들이 꽤나 비중을 차지할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깨고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인공이 죽고 그 후 마지막 페이지까지 생의 마지막날을 되풀이 하게 되는 과정이 꽤나 자세하게 나와 있는건 의외라 좀 놀랐다고나 할까.

이야기가 반복되는 과정에서야 비로서 사만사와 그의 친구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되풀이되는 과정이 지겹진 않았는데 사만사와 켄트에 대한 에피소드가 좀 더 많았다면 그녀가 그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에 좀 더 집중해 빠져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

죽음을 이야기하기엔 너무 철없는 그녀들의 행동에 놀라 그녀의 죽음을 동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 죽음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바로 잡을 결심을 하는 그녀의 행동에 대해서만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은 그가 미리 아는 죽음이라고 바킬리데스가 말했는데 그녀는 그걸 일곱번이나 되풀이했으니 말이다 !!

 

매일 얼굴 보며 지내는 가족, 친구인데도 사람의 아주 작은 일부만 보고 그걸 전체라고 착각 하는 것, 원인을 보고 그게 결과라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건지를 깨달아가는 부분에서는 나도 함께 반성~ 보이는 것만큼만 갖고 판단하고 그게 전부라 믿어버리는 잘못은 언제나 고쳐지려나 ㅠㅠ

 

읽으면 읽을수록 엉뚱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움도 생겼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 싶은 +_+

겁장이는 죽음에 앞서서 여러 차례 죽지만 용기있는 자는 한번밖에 죽지 않는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생각나면서 참 근사한 마무리였지 않나 싶어 새삼 감동의 도가니 ~

 

 

"만약 너희가 하루만 계속해서 반복해서 살아야 한다면, 어느 날을 고를 거야 ?"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어떤 날을 선택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만큼 나에게 죽음은 한참 나중의 일이라 생각하는 자신만만함이 맘 한켠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듯 ;;;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 많이 쌓고 거짓말처럼 그렇게 죽음을 맞이할 그 날이 자연스럽게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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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밖으로 달리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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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년, 클리프턴이라는 작은 마을에 사는 제시는 호기심과 모험심이 많은 똑똑한 열세 살 소녀다. 통나무 집에서 살며 대장장이 아버지, 조산사인 엄마, 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데 피스터 의사 선생님이 주는 알약(언제나 효과가 있는 약), 귀신 들린 나무, '오케이', '닥쳐'라는 단어의 금지, 어른들끼리 숙덕거리는 비밀 등 몇 가지 수수께끼를 제외하곤 큰 사건 사고도 없이 평화롭기만 한 마을에, 어느 날부터인가 디프테리아라는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다.
벳시와 샐리등의 친구들은 물론 막내 동생인 케이티까지 쓰러지는 위급한 상황에 제시는 엄마로부터 충격적인 진실을 듣게 되는데 ~

 

평범한 마을인 줄만 알았던 이 곳이 사실은 역사 보호 구역으로 이곳에 있는 모든 것들은 1800년대처럼 꾸며 놓았지만 바깥세상은 1996년이라는 믿기지 않는 얘기, 관광객들이 자신들을 하루 24시간, 1년 내내 지켜볼 수 있는 곳이란 사실에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 지 모른다. 그런 제시에게 이런저런 상황을 조곤조곤 설명해주는 엄마.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이 곳 생활은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며 필요한 경우라면 언제든 의료 혜택은 물론 가뭄이 들면 음식을 보내주어 아무도 굶주리지 않고, 원하면 그곳을 떠날 수도 있었고, 아이들이 12살이 되면 클리프턴의 진실에 대해 말해줄 수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의약품이 끊기고 사람들이 떠나지 못하게 함은 물론 바깥세상이 어떤지 이야기도 못하게 하고, 클리프턴으로 드나드는 입구를 봉쇄하고 감시하는 사람들로 인해 힘들어하고 있다는 얘기. 특히나 약만 먹으면 나을 수 있는 디프테리아에 걸렸지만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 제시에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클리프턴을 탈출해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달라 요청하게 된다.

제시는 1800년대를 벗어나 1996년도 세상에서 전염병이 돌고 있는 마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 ??

 

장마로 내내 집에만 있으니 책읽으며 시간여행 떠나고 싶어 선택한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의 '시간 밖으로 달리다'

우리가 사는 세상 밖에 시간차가 나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면 어떨까 ? 라는 대충의 요약글을 읽으며 컨트롤러 내용과 살짝 비슷한 것 같아 호기심이 일었는데 막상 읽어보니 컨트롤러가 아니라 트루먼쇼에 가까워 놀랐다.
시간여행 이라길래 타임머신이나 알 수 없는 신비한 현상으로 과거나 미래로의 여행을 상상했는데 진짜라고 생각했던 세상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도 몰라 자신의 삶이 매일매일 감시(?) 관찰되고 있다는 사실. 집을 벗어난 것 뿐인데 그것이 1800년대에서 1900년대로 훌쩍 넘어선 시간 이동이라니 ~
너무 극적이라 놀랍기만 하다. 제시의 혼란스러움이 너무나도 이해되고 맘아프게 다가왔던 '시간 밖으로 달리다'
 

바깥세상은 아름답지 못해, 사회 부조리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남발하고, 하루가 멀다해 범죄가 일어나지. 그에 비하면 이곳 시헤븐은 천국이야 그 어떤 고난도 없는 곳이란 말야.

외치지만 마침내 진정한 자유를 찾아 바깥 세상으로 망설임 없이 나가는 트루먼.

예전의 그라면 거짓 세상에 만족했을 지 모르지만 진정한 자유의 모습을 아는 지금은 ??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진실은, 가까이에서 직접 보거나 겪어보지 않으면 그 실체를 알 수가 없지 않나 ~

트루먼처럼 제시 역시 일상적이고 반복적인 삶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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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하늘 방송국
나카무라 코우 지음, 박미옥 옮김, 미야오 가즈타카 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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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6회 노마 문예 신인상 수상 작가 나카무라 코우 신작 ' 별하늘 방송국'

 

100여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인데 글보다는 일러스트가 굉장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책이라 잠깐이면 한권 후다닥 읽을 수 있다.

어린이들 보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책이라고나 할까 ~ 동화책이라고 하기엔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아서 어떻게 분류되있을지 궁금해 얼른 검색해봤더니 일본소설로 나오더라는 ~

별하늘 방송국에는 <부치지 않을 편지>,<달로 날아간 까마귀>,<별하늘 방송국> 이란 세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세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가 조금씩 이어지는 연작스타일이라 참 마음에 든다.

 
 

여름에는 차갑게, 겨울에는 따뜻하게, 하루를 한 잔의 우유로 시작하는 소녀. 언젠가 달의 사막에서 사랑하는 사람과 우유를 마셔보고프다는 소녀.

우유를, 고양이 우주와 함께 매일 기다리는 소녀는 먼 도시의 학교로 돌아가야한다며 고양이 우주와, 할머니와, 그리고 이 우유를 가져다 주는 사람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는데 ~

우유를 좋아하는 소녀가 매일같이 우유를 배달해주는 청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부치지 않을 편지>

 
  

토끼의 홍당무를 먹으며 토끼와 사이좋은 친구가 된 까마귀. 어느날 토끼는 자신이 달에서 왔다며 보름달이 뜨면 달로 돌아갈 거라고, 다음 보름달이 뜨면 토끼 임금님이 마중 나올거라 까마귀에게 말한다. 그 말이 진심이길 바라는 까마귀. 하지만 토끼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고 하늘을 날 수 없는 토끼를 위해 달님을 찾으러 가는 까마귀는 지쳐 쓰러지고 만다.

그때 들리는 노랫소리. 그리고 눈을 떴을때 하얀 구슬 하나를 발견하곤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되는데 ~

보름달을 기다리는 토끼를 위해 스스로 달이 되고자 하늘로 날아간 까마귀의 이야기를 담은 <달로 날아간 까마귀>

 

 

별하늘 라디오 쇼의 디제이 사토자키 우주는 기숙사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는 한 소녀의 사연을 읽게 된다. 기운 없어 보이는 할머니를 위해 먼 옛날 할머니께서 할아버지와 함께 보셨다는 '고디시 제4주기 혜성'을 띄워주면 기운이 나실 것 같다는 요청에 소녀의 소원을 들어주려 푸른빛의 꼬리를 단 혜성을 보여주려는 유성 톱니바퀴가 없어 실패하고 만다.

라디오를 듣고 있는 분들중 하야나데 시의 시계탑 맨 꼭대기에 있는 유성 톱니바퀴를 가져다주었음 한다는 사연을 듣고 내달리는 사람들.

(부치지 않을 편지의 소녀와 우유배달부 인 듯한 소년이 나와 반가웠던 작품~)

할머니를 사랑하는 소녀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서로에게 건네어 밤하늘에 별을 띄운다는 <별하늘 방송국>

 

며칠전 계단에서 삐긋, 다릴 접질리는 바람에 반깁스를 한 상태로 힘들게 버스 타고 출퇴근하는 요즘. 임산부에게조차 자리양보를 않는다는 뉴스기사까지 본터라 자리양보는 포기하고 있었는데 막상 버스를타니 이런 내 모습이 힘들어 보였는지 아가씨부터 노신사까지 서로 자리 양보해주려는 통에 고맙고 미안해 출퇴근길이 그리 고통스럽지만은 않은 듯 ~

아파보니 보이지 않는 것에 눈이 가고 정이 간달까 ~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

삭막하다, 정없다 말하는 요즘이지만 몰라서 그렇지 안보이는 곳에서 조용히 자신의 일을 하며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분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에 행복해진다.

내가 아닌 다름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전하는 존재들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인지라 이 책을 읽는 나의 마음도 금새 말랑말랑 해지더라는 ~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운 분들께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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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
박범신 지음 / 문예중앙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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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박범신님의 작품을 첨 읽어본다. 촐라체, 은교가 나왔을때 한번 읽어볼까 했던것이 아직까지 ;;;

다른책을 읽느라 내내 잊고 있다가 '나의 손은 말굽으로 변하고'라는 신간이 나오고, 박범신이라는 이름 세글자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더 늦기전에 이 책만이라도 꼭 한번 읽어봐야 겠구나 싶었달까 ~ 기이한 살인에 관한 긴 보고서가 될 것 같다는 띠지의 내용으로 보건데 내용 자체도 내가 좋아라하는 스릴러, 미스터리류인 것 같아 강한 호기심이 인 것도 이유중 하나다.



교도소에서 출소후 노숙자로 십여년을 떠돌다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나. 고통스러운 기억 때문에 두번 다시 돌아가지 않으리라 수천번 맹세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지의 힘에 이끌려 오랜시간 흐른 후 찾은 고향에는 개백정이라 불리웠던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던 무허가 판잣집이 사라지고 5층짜리 원룸빌딩인 '샹그리라'만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빌딩 앞에서 우연히 검을 휘두르며 운동하는 이사장과 만나게 되고 화상으로 흉한 그의 얼굴을 보고서도 놀라지 않는 이사장의 모습에서 피할 수 없는 어떤 운명을 느낀 나는 이사장의 도움을 받아 곧장 빌딩 관리인으로 그곳에서 지내게 된다. 태어나고 자란 그 곳에 마침내 돌아왔다는 감격도 순간. 기억상실증 환자라는 이력서를 내밀고 명안진사의 한 식구가 된 나는 그곳에 사는 이들이 벌이는 추악한 모습들과 마주하게 되는데 . . .

 

이것은, 아마도 살인에 관한 긴 보고서가 될 것이다라는 말로 시작되는 이 책을 읽기전에 숨을 잘 골라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더니 역시나 ~

살인에 관한 긴 보고서 ? 어떤 내용이길래 ? 라는 호기심은 금방 손바닥 안쪽에서 말굽이 생겨나는 한 사내의 이야기로 옮겨가게 되고 또 그것은 이사장을 둘러싼 명안진사로 향하면서 기이한 이야기는 끝도 없이 시작된다.

과거와 현재, 순수와 폭력을 넘나드는 이 이야기가 결코 편치만은 않은데도 페이지는 쉼없이 넘어가니 신기할 뿐이다.

개백정이라 불리었던 아버지부터 신처럼 군림하며 모든것을 좌지우지한 이사장의 행태까지 ~

그 어떤 소설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폭력적인 묘사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하지만 어떤면에선 이것이 우리가 보고 있으면서 믿지 못했던 현실속 모습이 아닐까 싶은 그런 생각도~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해준다는 감언이설로 폭행, 재산갈취, 사기, 성폭행등 온갖 행태를 일삼았던 신흥종교가 뉴스의 한 면을 차지했던 적도 많았으니 말이다.

 

하나의 생명으로 존재하는 말굽이지만 탄생 이전의 슬픔이라는 감정만은 남겨뒀던 주인의 대한 기억을 되새김질 하는 말굽.

영원히 살기 위해서 슬픔이란 것도 버려야 했지만 버리지 못한 그를 보면서 우리가 죽을때까지 갖고 있어야 할 것이 감정인걸까 ??? 고민하게 되는 나.

좀 더 진화된 새 주인을 기다리는 말굽. 탄생 이전의 슬픔까지도 완전히 거세된 불멸의 주인을 기다리는 말굽.

그에게 모든것을 내어주는 '인간'이 나타나지 않았음 좋겠다 ㅠ-ㅠ

 

유쾌하지 않은 기록인 건 확실하지만 내 맘속에 책 속 말굽이 살지 않는다고 어찌 말할 수 있으랴 ~

당신의 가슴속에 진짜 무엇이 들어있느냐고, 당신은 진짜 인간이냐고 박범신이 묻는다.

당신의 대답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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