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로렌 올리버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기억해야 하는 게 또 하나 있어. 사람은 희망으로 산다는 것.

죽었다고 해도 그게 널 살아 있게 해 주는 유일한 거야. <p.144>

 

 

며칠 전만해도 잔잔한 일상이 주는 소소한 행복을 즐길 줄 모르고 항상 심심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다니며 재미난 일만 찾아 이리저리 기웃 거렸던 나.

다리를 다치고 꼼짝 못하게 되면서 비로서야 내가 얼마나 신체 건강한 사람이었는지, 하고픈 일을 맘껏 찾아 할 수 있는 사람이었는지를 깨닫게 됐는데 왜 우리는 항상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아차~ 하고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되는지 모르겠다.

 

일곱번째 내가 죽던 날의 주인공 '사만사' 역시 가족은 신경도 안쓰고, 매일 같이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찌질한' 옛 친구들을 철저히 외면하거나 괴롭히는데~

'왕따'같은걸 모르고 자란 내가 보기에도 잔인하다 싶을 정도다. 그런 행동을 자신처럼 인기 있고 매력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특권이라고 믿는 오만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 본인 역시 처음부터 모든것을 갖춘 잘난 사람이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러던 어느 평범한 날, 켄트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돌아오던 사만다를 기다리고 있는 건 뜻밖에도 죽음이다. 이 사고로 생의 마지막 날을 반복해 살고 또 살아야 하는 기묘한 저주에 걸린 '사만사'. 일곱 번의 저주 혹은 기회를 되풀이하며 서서히 비밀의 실마리가 드러나고, 사만사는 마침내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결심을 하는데 . . .

그녀는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올까 ? 그 길 끝에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

 

로렌 올리버의 데뷔작인 『일곱 번째 내가 죽던 날』

비교적 작은 글씨로 빼곡하게 500여 페이지를 채우고 있어 읽기도전에 부담스럽다 생각할 분들도 많을텐데 순식간에 읽히다보니 부담없이 집어들면 된다는 ~ 대충의 스토리를 인지하고 읽기 때문에 일곱번의 저주가 되풀이 된다는 것은 알았지만 주인공이 죽기 직전까지의 날들이 꽤나 비중을 차지할거라 생각했던 나의 예상을 깨고 읽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인공이 죽고 그 후 마지막 페이지까지 생의 마지막날을 되풀이 하게 되는 과정이 꽤나 자세하게 나와 있는건 의외라 좀 놀랐다고나 할까.

이야기가 반복되는 과정에서야 비로서 사만사와 그의 친구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되풀이되는 과정이 지겹진 않았는데 사만사와 켄트에 대한 에피소드가 좀 더 많았다면 그녀가 그에게 빠질 수 밖에 없는 그 마음에 좀 더 집중해 빠져들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

죽음을 이야기하기엔 너무 철없는 그녀들의 행동에 놀라 그녀의 죽음을 동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 죽음을 되풀이하면서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바로 잡을 결심을 하는 그녀의 행동에 대해서만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인간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죽음은 그가 미리 아는 죽음이라고 바킬리데스가 말했는데 그녀는 그걸 일곱번이나 되풀이했으니 말이다 !!

 

매일 얼굴 보며 지내는 가족, 친구인데도 사람의 아주 작은 일부만 보고 그걸 전체라고 착각 하는 것, 원인을 보고 그게 결과라고 생각하거나 그 반대로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건지를 깨달아가는 부분에서는 나도 함께 반성~ 보이는 것만큼만 갖고 판단하고 그게 전부라 믿어버리는 잘못은 언제나 고쳐지려나 ㅠㅠ

 

읽으면 읽을수록 엉뚱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움도 생겼는데 그렇지 않아 다행이다 싶은 +_+

겁장이는 죽음에 앞서서 여러 차례 죽지만 용기있는 자는 한번밖에 죽지 않는다는 셰익스피어의 말이 생각나면서 참 근사한 마무리였지 않나 싶어 새삼 감동의 도가니 ~

 

 

"만약 너희가 하루만 계속해서 반복해서 살아야 한다면, 어느 날을 고를 거야 ?"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어떤 날을 선택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만큼 나에게 죽음은 한참 나중의 일이라 생각하는 자신만만함이 맘 한켠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인 듯 ;;;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추억 많이 쌓고 거짓말처럼 그렇게 죽음을 맞이할 그 날이 자연스럽게 찾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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