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린 - 어느 기지촌 소녀의 사랑이야기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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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작가님의 소설을 좋아해 카시오페아 공주, 압구정 소년들, 심야버스괴담을 읽었는데 심야버스괴담이 출간됐을때 비슷한 시기에 나온 이 책을 빼먹은 이유는 이 책의 가슴아픈 스토리 때문이었다. 한국사람이라면 주둔군지위협정 SOFA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 국제법과 국제관례상 외국 군대는 주둔하는 나라의 법률 질서에 따라야만 한다는 것으로 많은 부분에서 일정한 특권과 면제를 제공받게 되는데 이걸 악용하는 사건들이 너무 많이 발생해 안타까울 뿐이다.
그래서 슬픔, 분노, 안타까움은 물론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싫어질 것 같아 읽기를 거부했는데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 위드 블로그에 올라온 이 책을 보고서 아무래도 읽어야할 운명같다는 생각이 들어 리뷰단 신청하게 됐는데 운좋게 선정되 이제서야 읽어보게 됐다. 다 읽고 보니 안타깝고 화가 나는 것도 사실이지만 피할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마주해보자는 힘든 결정을 내린 것이 다행이다 싶은 ~

 

아이린은 기지촌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로 작가가 실제 카투사로 군복무를 했던 경험담을 살려 쓴 로맨틱 스릴러다.

평택 미군기지를 배경으로 엇갈린 두 남녀의 애틋한 사랑과 엽기적인 살인사건을 다뤘는데 '윤금이 피살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그런지 너무 리얼해 읽는 내내 맘 아팠던 소설이기도 하다. 

(윤금이 피살 사건이란 1992년 10월 28일 경기도 동두천시 기지촌에서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던 윤금이(당시26세)가 주한 미군 2사단 소속 케네스 마클 이병에게 살해당한 사건으로 사망 원인은 콜라병으로 맞은 얼굴의 함몰 및 그로 인한 과다 출혈이라고. 발견 당시 시신의 직장에 우산대가 26cm가량 박혀 있었고 음부에 콜라병이 꽂혀 있었으며 전신에는 합성세제가 뿌려져 있었다고 한다. 범인 케네스 마클 이병은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천안교도소에 수감되어 복역중 2006년 8월 가석방되어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이 글 내용만으로도 치가 떨리고 분이 풀리지가 않는데 검색을 해보면 이 내용 또한 얼마나 많은 것을 지우고 또 지운 착한(?) 사건일지인지 금방 알거라는 ㅠ

죄질이 나쁘고 교도소 수감 생활 기간동안(인터넷을 이요하고, 요리도 해먹으며 특수 외국인 시설에서 편한 교도소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난동을 부려 추가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도 있는데 어찌 가석방으로 결정이 내려진건지 ~)

 

주인공은 정태와 아이린 두 사람으로 정태는 명문대 출신의 카투사, 혜주는 미군부대 전용 클럽에서 일하는 혼혈아다. 우연히 만난 아이린과 사랑에 빠진 정태는 모범이지만 몇몇 미군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인 마르끼즈라는 병사와는 결국 몸싸움까지 별여 영창에 가고 만다. 여기가 왜 한국이나며 여긴 미군기지라고. 캠프 험프리스 주소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나 알고 떠드나며 니네 한국 정부의 기록에도 여긴 캘리포니아 주로 되어 있다면서 불쌍한 대한민국을 지켜주기 위한 미국의 기지라며 지껄인 말에 정태가 마르끼즈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고 곧이어 난타전이 벌어지지만 결과는 정태만 '규정대로' 한달 영창 신세 !!  마르끼지는 일주일 막사 주위 청소 처분이 내려졌다.

이 소설의 시작이야 끝은 이렇게 '불공평한' SOFA규정에 대한 자잘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린에게 로드리게즈라는 미군 장교 애인이 있음을 알게 되는 정태.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로드리게즈라는 인물이 다름 아닌 허풍쟁이 마르끼라는 것을 알게 된 정태.

혜주(아이린)에게 이 사실을 알려야 했지만 마르끼즈가 혜주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두려운 마음에(마르끼즈가 아니라, 마르끼즈의 광기에) 말하지 않고 복무기간이 끝나 이대로 로드리게즈라는 이름으로 기억된 상태로 사라지길 바랄 뿐이다. 떠나기 전 평생 못 잊을 파티를 열거라는 마르끼즈.

- 한국에서 제일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알아? 갈보년을 멋지게 죽여버릴 테야. 그리고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야지. 이건 농담이 아니야 -

라 말했던, 다들 허풍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나 부리나게 혜주에게 전화해 마르끼즈의 진짜 신분을 얘기하고 어떤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르니 무조건 만나지 말라 말해보지만 여전히 불안하기만 하다.

아이린의 방에서 칼에 찔려 참혹하게 살해된 채 발견된 '마르끼즈'. 아이린과 정태는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는데 . . .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


 

이태원 버거킹 살인사건윤금이씨 살인사건, 효선 미선양 사망사건이 한미관계의 갈등을 촉발시킨 3대 사건으로 알고 있는데 그 사이사이 얼마나 자잘한 사건사고가 많았을까 ~

범죄를 저지른 미군은 미군의 거부로 한국 경찰의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 일단 미군부대 아니면 본국으로 내빼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실제 재판 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니 말해 무엇하랴.

 

한국 땅이지만 한국인이 보호받지 못하는 곳. 이런곳이 없어졌음 좋겠다.

작가 소설 말미에서 "지금도 미군기지 주변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가끔 사회면에 오르내리지만 그 시절에는 살인과 강간, 폭행사건들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미군에 대한 처벌은 미미했다"며 이 소설을 계기로 우라나라와 미군과의 관계가 좀 더 의롭게 조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런 세상은 언제쯤 오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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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
이소발 지음 / 꿈의지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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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들과 소중한 것들을 나누며 사는 삶.
내 몸에 익숙한 것들 속에서 평화롭게 잠이 드는 생활.


그 정도의 행복이 어쩌면 우리가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얻고자 하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이 아닐까. 우리 삶의 모습이 그래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p.126>

 

이소발의 소나기 (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

 

한동안 여행기에 푹 빠져 지냈던 시절이 있었다. 다녀오지 못한 곳의 환상이 날 그렇게 여행기에 빠지게 만들더라.

여행에 대한 갈증이 커지면서 내 마음속에 깊은 우물이 자리한 느낌이랄까.
읽어도 읽어도 채워질 기미가 안보이길래 어느순간부터 외면하기로 했는데 이 책 소나기(소중한 나를 위한 기막힌 여행)는 그림 에세이라 조금 더 특별하게 다가왔달까 ?

꼭 읽어보고 싶고, 소장하고픈 욕심에 내가 놀랄 정도 !!

책 속 작품이 너무 아기자기 예쁜데 개인적으로 이 신발 작품은 정말 최고인 듯 ~~

좋은 구두를 신으면 구두가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준다는 말. 남자가 신발을 사주면 여자가 도망간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여자에게 구두는 떼놓지 못할 존재인데 플랫슈즈를 이렇게 사랑스럽게 표현해내다니 ~
이렇게 만들어 판매하는 곳이 있다면 죄다 구입하고 싶다 +_+

 



'가슴 뛰는 청춘 프로젝트, 나의 첫번째 힐링 트래블!'

 

뭔가 내 뜻대로 하나도 안 됐고,
망쳤다는 생각이 들 때,
다 지워버리고 싶을 때,
인생을 리셋하는 방법이 바로 여행 !

 

책 속 작품에 호기심이 생겨 이 책을 집어들긴 했지만 내 시선을 잡아 끈 진짜 이야기는 캐나다 구엘프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올리브와 그의도의 이야기다.

캐나다 남동부 구엘프의 작은 마을. <빨강머리 앤>에서 매튜와 마릴라가 남자 아이를 원했던 것처럼 올리브와 그이도도 남학생이 오기를 바랐다고 하는데 그 사연이 너무나 가슴 아프고 절절하다. 사연을 끄집어 내 울며 이야기 하면서 이해하는 사이 자신의 상처는 물론 올리브와 그이도의 상처가 서서히 치유되어 가는 데 영원히 잊진 못하겠지만 전처럼 많이 힘들어하진 않았음 하는 소박한 바램이 ~

스물 다섯 누구나 겪는 홍역처럼 청춘의 나이를 앓았던 그녀.
인생은 경쟁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누구보다 잘나가기 위해 사는 건 아니라는 걸.

나 자신을 위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읽는 내내 마음이 달콤하고 따뜻해져 이 계절이 읽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는 ~

 

 


속 썩이는 연인의 뻔뻔스런 얼굴에 확, 물 한 컵을 끼얹듯!
자존심을 짓밝은 상사 앞에 보란 듯이 휙, 사표를 내던지듯!
구질구질한 관계를 오래 끌어온 부부가 깔끔하게 꽝, 이혼 도장을 찍듯!
그렇게 보기 좋게 떠난 그녀.

모든 걸 다시 시작하고 싶다면, 너도 떠나.
리셋하고 싶다는 건, 이미 떠나고 싶다는 욕망이 가득 차오른 거야.
몸 여기저기서 근질근질, 찰랑찰랑.

 

아 ~
틀린말이 하나도 없구나 ~
멀리는 가지 못하더라도 나를 위해 1박2일 여행쯤은 문제없을 듯 ~
어디로든 떠나야겠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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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게임, 헬로우 드림 고정욱 선생님의 마음 나눔 교실
고정욱 지음, 조예선 그림 / 소담주니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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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푹 빠져 지내는 초등학교 4학년 상민이.
시험 공부를 위해 밤샘을 해도 시원찮을 판국에 게임을 밤새도록 하다 아빠에게 걸려 크게 혼이 나고 만다.
게임에 지나치게 빠져 지내는 자신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엉망이 된걸 알면서도 한번 컴퓨터를 켜 게임을 하면 도저히 자제할 수 없는 자신때문에 안타까운건 상민이도 마찬가지.
이것이 바로 게임의 무서운 마력인 듯 ~
이런 상민이 때문에 상심이 큰 아버지는 두손 두 발 다 들었다면서 네 미래는 네 거니까 더이상 상관않겠다며 잘못되더라도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다는 각서를 쓰게 한다.

시험공부도 않고 게임을 했으니 성적이 놓고 나올리 없고 ;; 집에 있으면서 뭘 했길래 애가 게임중독에 빠졌냐며 엄마를 혼내는 아버지.
맨날 늦게 들어오며 애하고 놀아주지도 않는 다며 아빠를 혼내는 어머니. 이렇게 부부싸움으로 집안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는데 . . .

그러던 어느날, '주보라'라고 게임에 나오는 엘프처럼 예쁜 전학생이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상민. 예쁜 보라에게 반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게임도 않고, 노인이나 장애인을 도와주는 '사회복지사'가 꿈이라 말하는 보라. 보라의 앞에만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자신을 느끼지 않을수가 없는데 그런 보라가 하교길에 1학년 꼬마를 구하다 다리를 다치게 되고 재생 불량성 빈혈로 서울에 있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데 병원비가 꽤 많이 나와 걱정이라는 얘길 듣고선 보라를 돕기 위해 평소에 즐겨하는 게임을 만든 회사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보는데 . . .
 


 

몸과 마음을 튼튼히 해야 할 시기에 컴퓨터 화면 앞에 웅크리고 있으니 눈도 나빠지고, 집중력도 떨어지며, 게임의 세계와 현실을 혼동하기까지 해 가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이 사회문제로 커지기 까지하는 요즘. 오래전부터 게임 중독에서 탈출해 자기 삶의 버전을 찾은 아이의 이야기를 동화로 쓰고 싶었다는 작가님.
우연히 게임 회사들이 그렇게 돈을 벌어 얼마나 남을 위해 쓰나 살펴본 뒤 깜짝 놀랐다고 한다. 거의 사회 공헌을 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 그래서 이 작품을 써야겠다고 비로소 결심하게 됐다는데 이런 과정이 고스란히 상민이의 이야기를 통해 전해들을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게임중독자 최일구'를 읽게 됐는데 같은 초등학교 4학년 남자아이가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스타일은 많이 다른 듯 ~
'게임 중독자 최일구'가 아기자기, 재미난 에피소드로 착하고 읽기 쉽게 동화적 스타일로 '게임 중독에 대해 이야기 한다면 '굿바이 게임, 헬로우 드림'은 훨씬 현실적이고 진지하게(각서, 사고, 악플, 경찰서 출두까지 ㅎㅎ)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 ~
<게임 중독자 최일구>는 저학년에게, <굿바이 게임, 헬로우 드림>은 고학년 학생에게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닌가 싶다.

 

 

 

책 본문 내용중에 들어있던 게임 중독 자가 진단표


게임을 좋아하지 않기에 게임 중독이 될 일은 없지만 어느 정도 인터넷 중독인 것 같기도 ㅎ
게임을 지나치게 한다 싶은 사람이라면 이걸 보면 자신을 평가해 봐도 괜찮을 듯 ~

  
  
  

 

동화책 제밀 마지막엔 이렇게 부모님과 함께 하는 게임 중독 탈출 교실이 포함되어 있다.

게임 중독의 정의, 게임 중독 예방 지침, 자녀 인터넷 사용 가이드, 게임 중독 자기 진단표, 게임 중독 진단 결과표.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어디에서 어떤 상담을 받게 되는지 자세히 적혀 있기에

자녀의 게임 중독에 대해 알면서도 어디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 하실 부모님께는 큰 도움이 될 듯 ~

 

대한어머니회중앙연합회, 아이건강국민연대, Will 센터분들의 추천사만 읽어도 이 책이 얼마나 유익한 책인지 알 수 있더라.
게임에 노출되어 있는 아이들과 학부모, 교사가 함께 꼭~읽어봐야 할 책 <굿바이 게임, 헬로우 드림>

 

사회 운동가가 되어 나눔을 실천하고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는데 앞장설, 상민이를 응원합니다 !!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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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4 : 레베카, 언니가 생겼다 - 합본 개정판 쇼퍼홀릭 시리즈 4
소피 킨셀라 지음, 장원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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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4번째 이야기, 소피 킨셀라의 <레베카, 언니가 생겼다>

이 책에서는 레베카의 신혼 생활과 숨겨진 친언니와의 첫 만남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담아냈다.
알콩달콩 신혼 이야기로 거창하게 시작될 줄 알았는데 숨겨진 친언니가 등장할 줄이야 +_+ 

쇼퍼홀릭의 힘이자 레베카의 힘이기도 한 쇼핑중독을 기본으로 가족과 친구등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따뜻하게 버무려놔서 여전히 유쾌하고 재밌기만 하다.

 

루크와의 결혼 후 세계 곳곳을 돌며 신혼여행중인 레베카. 적어도 1년 동안 여행을 하며 지내기로 한 계획은 수지의 쌍둥이 아이들의 세례식 초대 후 급 변경. 열 달 동안의 신혼여행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깜짝 놀래줄 생각으로 부모님께도 연락도 않고 집으로 향하지만 부모님께서는 반가워하기는 커녕 무언가를 숨기려는 모습을 보이며 레베카를 당황시키고 단짝 수지는 레베카가 없는 사이 '루루'와 쿵짝이 맞아 모든일을 의논하는 사이가 되어 그 어디에도 자신의 자리가 없는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던 중 부모님으로부터 뜻하지 않게 숨겨진 언니에 대한 얘길 듣게 된다. 수지와의 사이를 메꾸기라도 하듯 레베카는 언니와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새로운 기대에 들뜨지만 레베카와는 너무나 다른 검소한 취향을 가진 언니 '제시카'와 사사건건 부딪히다 결국 의절 위기에 놓인다. 루크와의 사이 역시 레베카가 엔젤백을 몰래 사들이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네이선 템플의 행사를 무조건 수락하면서 결혼&신혼생활 최고의 위기를 맞는 레베카. 과연 그녀는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까 ??

옷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언니나 동생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크나큰 축복인 듯 ~

그래서일까 ? 언니나 동생이 없는 사람에게는 '자매 판타지'가 있는 듯 싶다. 자매들이라면 죽고 못 사는 단짝같은 사이일 것이라 생각하는 ㅎㅎ

나는 언니도 있고 여동생, 남동생도 있는데 결혼을 하고나서부터는 결혼과 출산, 육아문제로 확실히 남동생보다는 언니와 여동생의 존재가 무엇보다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 것 같다.

이렇게 자매는 가족이면서 친구이고 든든한 조언자이자 듬직한 동행자, 그러면서도 영원한 라이벌 이기도 한 사이랄까 ?

그래서인지 외동딸로 지내다 언니가 생겼다는 기쁨으로 언니의 존재에 대해 생각 이상으로 설레고 기대하는 레베카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되는 듯.

레베카 역시 제시카라는 '언니'라는 존재를 통해 근검절약을 하는 등 많은 것을 배우게 되는데 배움의 과정이 너무나 레베카스럽게 황당해 세상 여자들이 다 이렇다 오해해도 진짜 곤란할 듯 ~

하지만 어떤 사고를 치던 아끼고 사랑해주고 뒷수습을 해주는 가족이 있어 너무나 행복할 것 같은 '레베카'. 그래서 행복한 웃음을 짓게 되는 듯 ~

나도 하루정도는;; 레베카처럼 내가 하고픈 것 맘껏 (특히나 열심히 카드 긁기 ㅋㅋ)해보고 싶기도 하다. 능력도 안되고, 뒤수습 해줄 사람도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네 ~

 

기분 전환용으로 가볍게 읽기 너무 좋은 <레베카, 언니가 생겼다>

쇼퍼홀릭 시리즈를 다 읽었지만 이번편은 유난히 깔깔거리며 재밌게 읽은 듯 ~

(일촉즉발 위기 상황에서 탈출하기 위해 컴팩트를 깨고서 숨겨놓은 카드를 꺼내는 레베카, 8개월 간의 신혼여행 후 남은건 트럭 두대분의 작은(?)기념품들, 자신의 신발장과 똑같은 모양의 진열장 선반 위에 일렬로 나란히 놓인 언니의 '암석 컬렉션'을 보고서 '제스 언니는 내 언니가 맞다' 확신하는 레베카의 모습들에서 웃음이 빵빵 터진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그 어떤 소설에서도 만나볼 수 없는 개성강한 캐릭터인 것은 확실!!)

행복한 일로 마무리 지어진 것을 보니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오는데 루크, 레베카 2세 탄생에 대한 기대, 평생 공짜로 의류를 받을 수 있다면 하비 니콜스 매장에서 애도 낳을 수 있을 것 같은 레베카이기에 다음편 역시 너무 기다려진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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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Thirty - 젊은 작가 7인의 상상 이상의 서른 이야기
김언수 외 지음 / 작가정신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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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that is not handsome at 20, nor strong at 30, nor rich at 40, nor wise at 50, will never be handsome, strong, rich or wise.


"사람이 스무 살에 아름답지 않고, 서른 살에 건장하지 않으며, 마흔 살에 부유하지 않고, 쉰 살에 지혜롭지 않으면 이 모든 것을 영원히 얻을 수 없다."

서양 철학자 허버트의 격언-


 



젊은 작가 7인, 서른이라는 죽음의 테마로 변주하다. 

김언수, 김나정, 한유주, 박주현, 김성중, 정용준, 박화영님이 들려주는 닮은 듯 다른 이야기들.

 

개인적으로 난 <같은 주제, 다른 시각> 을 테마로한 이야기들을 너무 좋아한다.
내 인생의 발칙한 3일 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각기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열명의 저자들이 그들만의 특별한 3일간의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삽.곱하기.십>

국내 인기 21인의 작가가 자신만의 소울푸드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낸 <소울푸드>, 삼십대 여성작가 7인이 '비'와 '눈'을 주제로 쓴 <일곱 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 <사랑해 눈>이 그러하다.

깊이있는 작품세계를 알 수 있는 장편소설보다 어찌보면 얕고 가벼울 수 있지만 머리속 시끄러울땐 한 템포 쉬어가기 좋고, 각자의 개성을 비교해 볼 수 있어 요즘 테마단편집에 푹 빠져있는 상황. 이 책 30(Thirty)은 젊은 작가 7인이 서른이라는 테마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죽음이나 자살이라는 자극적인 소재가 등장한다. 하지만 책읽기전 마냥 우울하고 쓸쓸할거란 우려와는 달리 굉장히 재밌게 읽힌다.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한 여자에 대한 외상으로 가득한 김언수의 <바람의 언덕>

어쩌다, 우유부단한 타협 끝에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김나정의 <어쩌다>

수학자 할베르트의 '무한'에 대한 비유를 통해 끝없이 밀려드는 시간과 무한히 반복되는 생의 공포를 다룬 한유주의 <모텔 힐베르트>

사랑을 탐닉하던 공간을 떠나지 못하는 유령의 목소리로 듣는 박주현의 <모히토를 마시는 방>

기억을 팔아 현재를 사는 우리들, 서른의 망각에 대한 슬픈 이야기를 담은 김성중의 <국경시장>

이를 악물고 죽음을 결심한 남자의 어이없는 생존 연장기 정용준의 <그들과 여기까지>

'자살'이 관광 상품이 되는 상상의 공간에서 죽음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박화영의 <자살 관광 특구>

 

개인적으로 끝없는 마침표의 반복인 <모텔 힐베르트> 빼놓곤 단편 하나하나 죄다 맘에 들더라는 ~

제일 재밌었던 건 <모히토를 마시는 방>, <국경시장>, <자살 관광 특구>랄까 ?

로맨스가 미스터리가 되었다가 판타지가 되기도 하는, 언제고 영상으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것 같은 이야기들이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고보니 7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개성 넘치는 이야기도 좋지만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작가들이 들려주는 <30>에 대한 짧막한 생각들도 넘 좋더라는 ~

어떤 생각과 의문이 이런 작품을 쓰게 만든건지 '동기유발'은 언제나 흥미진진한 이야기꺼리가 되기도 하므로.

 

 

꿈꾸는 대로, 노력한 만큼 잘 살기란 쉽지 않다는 것을 기어이 인정하게 된 서른의 마음이란 어떤 걸까 ?

들의 생각과 일상을 메우고 있는 지배적 감정은 뭘까 ? 죽고 싶다 . . .아닐까 ?

뜻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삶에 열기나 긍정적인 에너지가 남아 있을 리 없고 사는 것보다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기웃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문제는 마음이다. 이런 생각은 갑자기 인생을 괜히 심각하고 복잡하게 만든다. 하지만 죽고 싶은 마음이란 사실 대단한 감정이 아니다.

누군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거나 이유 없이 외로워지거나 맥락 없이 우울해지는 것처럼 죽고 싶은 마음도 그렇다. 자주 오고 또 그만큼 빠르게 지나가는 흔하고 흔한 감정 중 하나다.

심각해지지 않는 것, 우울의 허세를 잡지 않는 것, 누구나 다 하는 생각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 않는 쿨한 마음이 필요하다.

죽음을 계획한 당신에게는 그들이 있다. 당신이 진짜로 죽으려고 하는 그 순간에 번거롭고 귀찮게 하는 그들.

그렇게 자살에 실패하고 하루하루 지내다보면 다른 마음이 생기고 좋은 일도 생기겠지. 뭐, 그렇게 살 수 밖에 별수 없다. <p.162 정용준>

 

 

유난히 내 생각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글. 읽고 또 읽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참 대단한 작가님이시다.

어제 뿌리깊은 나무 마지막쯤 장혁의 회상신. 똘복과 담이의 아버지가 나타나 기가막힌 말씀을 하시던데 그게 그렇게 잊혀지지 않더라.

 

세상일이 맘같지 않고 맘처럼 안되고. 다 그런거여. 임금은 안그럴 것 같어 ? 똑같은거여.

그렇고말구요 성님.

그려. 울어. 울고 다 털어버리고 그러다보면 그렇게 다시 또 살아지는 거고, 살아지다보면 음, 결국 또 다 사라지는 거지. 먼지처럼.

 

살다 힘들어 지칠때, 진짜 나는 어디에도 없는 것 같은 쓸쓸한 감정에 허우적거릴때,

정녕 내가 바라는 삶이 있기는 한거냐 억울한 맘이 들때 이 책 내용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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