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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0523/pimg_754104126762381.jpg)
"들리니 ? 행복의 두근두근."
막다른 곳에 다다른 듯한 절망적인 느낌이 들때 운명처럼 찾게된 곳 <무지개 곶의 찻집>. 그 곳을 통해 다시금 삶의 희망을 찾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힌 이 책은 일본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모리사와 아키오의 감동 감성소설로 작가 자신의 고향 치바 현에 실제로 존재하는 <무지개 케이프 다방>을 배경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나 ~
1장 봄 : 어메이징 그레이스, 2장 여름 : 걸즈 온 더 비치, 3장 가을 : 더 프레리어, 4장 겨울 : 러브 미 텐더, 5장 봄 : 땡큐 포 더 뮤직, 6장 여름 : 곶의 바람과 파도 소리로 구성된 단편 연작집으로 각 단편은 독립된 완결성을 갖고 있는데 그 중심엔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수십년 동안 해오던 일을 잃고 찾아온 사람들을 품어주는 곶 카페의 주인인 '에스코'씨가 만들어주는 향기로운 커피와 감미로운 음악이 있는데 어딘가의 바닷가 근처 벼랑 위에 푸른색 페인트가 칠해진 운치 있는 작은 목조건물인 곶 카페가 있을 것만 같은 생동감이 있어 좋더라 ~
1장 봄 : 어메이징 그레이스에서는 약년성 암으로 아내를 잃은 도예가 ''오사와 가쓰히코'와 딸 노조미가 골든 위크를 맞아 무지개 찾기 모험을 떠났다가 우연찮게 '맛있는 커피와 음악♪ 카페'곶'의 카페의 간판을 보고 찾아가게 되고 그곳의 풍광과 커피맛에 반해 여주인과 이야기를 나누다 에쓰코가 들려주는 음악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듣고서 다시금 살아갈 기운을 얻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여러 가지 소중한 것을 잃지만, 또 그와 동시에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얻기도 하지요.
그 사실만 깨닫는다면, 그 다음부턴 어떻게된 되게 마련이에요." <p.53>
2장 여름 : 걸즈 온 더 비치에서는 이류 혹은 삼류로 알려진 대학을 다니며 열심히 구직활동을 위한 면접으로 바쁘지만 번번히 탈락하고서 자초자기 상태가 된 '이마이즈미 겐'.
중형 오토바이를 타고 훌쩍 떠났다 연료 부족으로 고생끝에 간신히 찾게 된 곶 카페. 그곳을 몇번 찾게 되면서 만나게 된 그림 한편과 음악 <걸즈 온 더 비치>로 인연이 되어 알게 된 미대생 '미도리'양, 고지씨와의 낚시를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하게픈 일을 찾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샐러리맨 생활을 한 적이 없으니, 그게 좋은지 나쁜지 모르지만. 한 가지, 나도 알고 있는 건 있어.
망설여질 때 로큰롤처럼 살기로 하면 인생이 재미있어지지. 늘 자신을 설레게 하는 쪽으로 가는 거야.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말이야.
사람이란 뜻밖에 잘 쓰러지지 않거든. 열심히 하기만 하면 절실히 필요할 때 반드시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주지." <p.105>
"자네는 정말 없는지도 모르지만, 꿈이란 건, 사람에 따라서는 품고 있는 건만으로 큰 의미가 되기도 하거든." <p.110>
3장 가을 : 더 프레리어에서는 버블 붕괴와 리먼 브라더스 쇼크 영향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대불황에 휘말려 '칼갈이'인 인생의 톱니바퀴가 어긋나 가정을 잃고 도둑이 되려한 한남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돈을 훔치러 들어간 카페지만 무지개 그림을 보고 신비로운 느낌에 휩싸이는 것은 물론 에쓰코씨가 들려주는 가스펠송 '더 프레이어'를 듣고 묘하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되는 그. 그녀의 배려로 도둑에서 다시 칼잡이로 돌아간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자신의 미래에 꿈도 희망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타인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거예요. 당신에게도 소중한 사람 한둘은 있겠지요?
그 사람들의 미래가 조금이라도 밝아지도록 기도하고 그를 위해 행동한다면, 그럭저럭 멋지게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p.147>
4장 겨울 : 러브 미 텐더에서는 천문이랑 낚시가 취미인 고지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에쓰코씨를 좋아해 생일 선물로 달의 한 귀퉁이를 선물하면서도 끝내 함께 하자는 고백도 못하고, 마지막이란 인사도 못한 채 그렇게 인사이동으로 정들었던 도쿄를 떠나 오사카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한 남자의 애절한 이야기. 그의 마음을 알면서도 받아줄 수 없는 에스코씨의 마음을 알기에 그들의 이별곡 '러브 미 텐더'가 더 애절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5장 봄 : 땡큐 포 더 뮤직에서는 어렸을때 어머니가 자살했다는 사실 때문에 불량배가 되어 방황한 에스코씨의 조카 '고지'가 이모의 '착한아이'였다는 마법 같은 말에 점차 그 생활에서 벗어나게 됐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곶 카페 바로 옆에 작은 무대가 있는 아담한 가게 '블루 문'을 만들어 오픈 기념으로 옛 밴드 멤버 다섯 명이 모두 모여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이 꿈인 그. 그의 꿈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과거를 그리워할 수 있다는 건 너희 둘이 현재의 자기 자신을 충분히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란다. 과거를 그리워하는 건 자신이 살아온 여정을 받아들였다는 증거가 아닐까?
괴로웠던 일까지 포함하여 여태까지의 인생을 통째로 긍정하기 때문에 너희는 그리워하는 마음으로 그 당시를 추억할 수 있는 거란다.
겹겹이 쌓아온 과거의 시간이 바로 지금의 너희니, 과거를 그리워한다는 것 자체가 자신을 긍정하고, 받아들이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뜻이라고 생각해." <p.254>
6장 여름 : 곶의 바람과 파도 소리에서는 다소 늙고 나약해보이는 에스코씨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환상적인 무지개 그림을 그려준 남편의 이야기, 고타로를 키우게 된 사연등등 첫장부터 궁금했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갈 곳없는 이들의 마음을 어머니의 손길로 쓰다듬어 주었던 에스코씨의 나약한 모습을 만나게되 안타까웠지만 호흡하는 것마저 잊게 해주는 곶의 그림같은 풍경을 보고서 다시금 기운차리는 그녀의 모습에 조심스레 파이팅을 외쳐본다!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마법의 주문을 외우며 만들어서인지 너무나도 근사한 커피와 음악이 있는 이 곳.
바다와 하늘과 초원과 저 멀리 후지산이 보이는 후지산등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폭의 그림같은 이 곳.
여기저기 얼룩덜룩 흠이 보이지만 신기하게도 만든 사람의 '흠'이 오히려 가게를 돋보이게 만들고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푸근해지는 이 곳.
단골손님들과 함께 재미로 조금씩 새롭게 꾸며가고 있어 해마다 형태도 바뀌고 장소도 조금씩 이동하고 있는 이 곳.
키는 크지 않지만 날씬하고 전체적으로 고상한 분위기를 풍기는, 나이에 맞는 주름을 품은 그 표정이 왠지 친해지고 싶어질 정도로 매력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한참을 바라보고 싶어지는 그런 미소를 지닌 에스코씨가 있는 이 곳.
나도 맛있는 커피와 음악, 에스코씨가 있는 <곶> 카페에 가서 한참을 여유롭게 즐기고 오고 싶지만 그것이 힘들다면 가까운곳에 시간으로, 정으로 쌓아가는 ~
나만의 비밀공간을 하나 만들어야겠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