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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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개봉과 동시에 출간된 책 <터치>

보통의 영화엔 원작소설이 존재하고 나 역시 때론 영화로, 때론 원작소설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영화를 찍은 감독 본인이 시나리오도 썼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다재다능한 감독님. 그만큼 <터치>라는 책과 영화를 통해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많단 얘기 아닐까 ?

그가 이토록 우리가 꼭 들어줬으면 하는 ~ 보여주고픈 이야기는 무엇일까?

 

전 국가대표 사격선수였지만 알콜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고 중학교 사격코치를 하고 있는 남편 동식과 간병인 일을 하며 돈을 받고 가족에게 버림받은 환자들을 무연고자로 속여 요양원에 입원시키는 아내 수원. 그런 그들에게 어느날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술을 끊고 알콜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동식은 코치 자리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고 이사장을 만나기위해 회식에 참석하고 재계약을 위해 어쩔수 없이 이사장이 주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격부 학생 채빈을 치고, 당황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뺑소니를 치지만 이내 경찰에 잡히고 만다.

그런 남편의 교통사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타하는 수원. 하지만 돈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자 자신이 돌보는 노인 환자의 성적 요구를 들어주고 결국 그 일로 병원에서 쫓겨나고 마는데 . . .

 

아슬아슬하지만 그만큼 간절하게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기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터치>

120여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상당히 묵직하다.

아동성폭력, 알콜중독, 의료시스템 문제 등 심각하고 불편한 사회문제들. 하지만 희망, 생명의 소중함과 가족, 이웃사랑도 함께 공존하는 이야기.

갠적으로 난 불쌍하고 안타까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밝고 희망적으로 변해가는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하염없이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한 이야기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책의 내용들이 그러해서 놀랐다. 알고 있지만 마주하기 불편한 이야기들인지라 어떤 반응으로 보여야할지 모르겠다고나할까 ~

그들이 필요한건 얕은 위로나 동정의 말이 아닐테니까.

이 책을 통해서 감독님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대충은 알겠지만 솔직히 다 알아채지는 못한 듯 하다. 얇은 페이지가 말해주듯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물음표 하나, 느낌표 하나, 마침표 하나마다 내재된 수많은 이야기들. 이야기 중간중간 보여지는 스틸컷에 반해 영화를 보고 판단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교차상영으로 개봉 8일만에 종영을 선언했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자신의 집을 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던 사람에게 너무나 참담한 결과가 아닐런지.

흥행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한국에도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 말하는 그의 소리없는 외침이 안타깝기만하다.

절망속에서 발견한 희망,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감독님이신만큼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나시겠지 ? 힘내셨음 좋겠다. 

씁쓸한 현실만큼이나 쌀쌀한 날씨. 따뜻한 차한잔 마시며 허~한 속 달래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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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학교 - 이정록 시집
이정록 지음 / 열림원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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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의 크기

- 어머니학교 19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냇물 흐린다지만,

그 미꾸라지를 억수로 키우면 돈다발이 되는 법이여.

근삼이니 상심이니 하는 것도 한두 가지일 때는 흙탕물이 일지만

이런 게 인생이다 다잡으면, 마음 어둑어둑해지는 게 편해야.

한숨도 힘 있을 때 푹푹 내뱉어라.

한숨의 크기가 마음이란 거여.

 

 

시, 에세이, 소설 가리지 않고 열심히 읽어봐야지~ 하고 결심 하자마자 이렇게 좋은 책 한권을 받게 되었다.

임신과 출산, 그리고 서툰 육아로 인해 올핸 다른해에 비해 읽고 리뷰쓴 책 권수가 한없이 초라하기만한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속할 정도로 내 맘에 쏘옥 든다 !!

이 책을 집어들때까지만 해도 이런 결과를 결코 예상치 못했다는 ~

 

열림원의 책, 어머니 학교는 이정록 시인이 어머니의 말씀만을 담은 책으로 삶에서 묻어나온 지혜와 철학이 넘치는 72편의 시가 담겨있다.

시인과 시인의 어머니가 함께 쓴 한 권의 책 <어머니 학교>

이 책을 핑계로 시인과 시인의 어머니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함께 했을까 ~

이것 하나만으로도 시인 자신과 어머님께 엄청난 선물이 됐을 것 같아 내 일인 것마냥 생각만해도 흐뭇해진다.

 

겉멋들지 않은 글. 날것 그대로의 글. 뽐내려하지 않지만 글 자체에서 빛이 반짝반짝 ~

시이면서 에세이같고 소설같기도 한 글들.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면 힘들 것 같은데 시인의 어머니라 그런걸까 ? 내공이 장난 아니시다 ~

농사짓는 분의 글솜씨가 아닌 것 같다는 ㅎㅎ

 

이 책에는 우리네 어머니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자식이야기를 비롯해 이렇게 밝혀도 괜찮을까 싶은 남편이야기까지 ~

구구절절 자식을 향한 걱정과 사랑이 듬뿍 느껴졌던 시집. 어떤 교훈과 메시지가 이보다 솔직할 수 있을까 싶다.

나 역시 전라도 사람이라 그런지 사투리 섞인 글이라 더 반갑고 좋더라. 울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 같은 친근함이 물씬 !!!

이 시집을 읽은 사람들은 싱건지가 무엇인지, 지심이 무엇인지 아려나 ? ㅎㅎ

 

아이를 낳고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에 유난히도 가슴 한켠이 먹먹해져오는데 시집 속 어머니의 경지에 오르려면 한참 멀었지만 나 역시 가슴 따뜻하고 다정한,

힘들고 어려울때 한없이 기대고 싶은 엄마가 되고 싶다.

자식들 키우느라 허리 굽는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살아오셨을 울 엄마가 엄청 보고싶어지는 오늘. 차가워지는 날씨에 몸 건강히 잘 지내시는지 안부전화 한통 넣어야겠다.

 

 

 

눈물비누

- 어머니학교 47

 

비누나 비눗갑마냥

쉬이 더러워지는 게 삶이여.

처음부터 때가 껴 있던 게 아니라

골골 때가 탄 거지, 미움이니 원망이란 것도

무언가 다가와 몸 부리고 간 흔적 아니겄냐.

내가 끌어들인 거품이 가슴속 어둔 골짜기에

둥지를 튼 거지, 다음 몸이 들어와 살 부빌 것 생각해서

사금파리나 면도날은 어떻게든 파내야지.

주름살은 날카로운 게 빠져나간 자리여.

그 마음 골짜기 다스리는 데는 눈물만 한 비누가 없어야.

모든 강물의 원천은 눈물샘이여.

남몰래 넘치는 눈물 한 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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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진 인생, 맛있는 문학 - 생을 요리하는 작가 18인과 함께 하는 영혼의 식사
유승준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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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길지 않다.

다투거나 쉽게 헤어지기에.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누군가의 꽃이 될 시간이 . . . <p.260 >

 

 

밥이란 무엇인가. 문학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두 가지가 한데 어우러져 책 속의 책. 색다른 이야기가 되어 나에게 다가왔다.

유승준의 <허기진 인생, 맛있는 문학>은 지치고 허기진 인생을 찾아가 따뜻한 밥 한 끼 먹여주는 문학 속의 음식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에 실린 18인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 책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밥에 대한 이야기가 날카로운 질문과 답이란 색다른 형식을 통해 나에게 읽어보지 못한 작가의 시와 산문 소설을 통해 밥처럼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이야기가 어떤 것인지를 들려준다.

 

책 한권을 통해 많은 작가를 만날 수 있는 이런 형식의 책을 몇권 읽어본 적이 있다.

인상적인 책을 몇가지 꼽으라면 젊은 여성 작가 7인이 그려내는 비 혹은 그날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는 테마 소설집 '일곱가지 색깔로 내리는 비'

회화, 일러스트, 조각, 공예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의 고양이를 모티브로 한 작업과 에피스드, 그들이 꾸며가고 있는 작업실을 보여주고 있는 흥미로운 책 '작업실의 고양이'

일본 인기 여성작가 4명이 슬로푸드와 소울푸드를 찾아 떠난 유럽 여행기와 그 곳을 배경으로 쓴 이야기를 엮은 단편소설 '치즈랑 소금이랑 콩이랑' 등등

 

내가 좋아하는 소재를 엮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라 재밌게 읽었고 또 아직까지도 여운이 남아 비가 오거나 낯선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을때 책 속 내용이 떠오르곤 하는데 이 책은 한창훈, 황석영, 김재영, 손미나, 백영옥, 김훈, 이명랑, 손홍규, 박범신, 윤고은, 안도현, 신현림, 조현, 손현주, 허택, 노경희, 강순희 등등 익숙하면 익숙하고, 낯설다면 낯선 사람들과 그들의 작품을 새롭게 이해하고 읽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지 않아 작가나 그 책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거부감없이 작가와 작가가 들려주는 책의 이야기에 푹 빠지게 만드는 것이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야기를 이끌어내는 질문 자체가 참 날카롭고 재치있었다고나 할까 ~

비슷한 분량의 페이지 같으나 유난히 글빨이라고 해야할지 말빨이라고 해야할지 글밥이 많지만 지루함없이 휙휙 넘어가는 작가님도 있고, 예리한 질문에 비해 부응하지 못한 대답을 펼쳐놓는 작가님도 있어 비교해 읽는 재미가 쏠쏠하더라.

출산과 육아로 한동안 책을 멀리하긴 했지만 유난히도 한국 소설에 관심이 없었던 나이기에 더 낯설게 느껴졌던 제목들.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골고루 반찬을 집어먹듯 편식과 편견없이 책을 읽어보자고 반성과 결심을 하게 되기도 했다. 일본소설, 영미소설만 재밌는 줄 알았는데 한국소설도 이렇게 재밌구나~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나 할까 ~

편혜영의 저녁의 구애, 이명랑의 삼오식당, 윤고은의 1인용 식탁, 손현주의 불량 가족 레시피 등등 몇몇의 작가와 그들의 책을 눈여겨 보았고 읽고픈 책 리스트에 올려놓기도 ㅎㅎ

조만간 꼭 읽고말것이다. 이런 작은 다짐이야말로 이 책이 나에게 준 가장 큰 즐거움이자 결실이 아닌가싶다~

 

"'신시가지'로 상징되는 그곳에 무엇이 있는가.

보다 넓은 집, 보다 빠른 자동차, 보다 큰 텔레비전 등이 놓인 그곳은, 생텍쥐페리의 표현대로 한다면 '재화(財貨)의 감옥'일 뿐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소중한 영혼의 가치들을 대부분 잃어버린다.

예컨대 우리는 타인의  슬픔을 이해하는 방법을 잊고, 사랑의 완성이라는 꿈을 버리고, 삶의 더 큰 비전인 내면으로 가는 길을 상실한다.

남는 것은 불모지와 같은 '도시의 황야(荒野)'에서 느끼는 고독과 갈망뿐이다. 나는 이것을 '자본주의적 슬픔'이라고 부른다." <p.212>

 

기운을 내게 하는 음식, 기쁨을 주는 음식, 용서하게 만드는 음식등 음식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을 주제로한 책들이 유행처럼 출간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읽은 것만 해도 몇권 된다)

이 책은 그 책들중 삶에 녹아들어간 음식, 그 희노애락에 담긴 의미를 가장 진지하게 묻고 답한 책이 아닐까 싶다.

한국문학을, 편견으로 멀리했던 작가나 작품에 대해 또 다른 시선으로 접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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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루 케어
나탈리 샤르파크 지음, 김정화 옮김 / 와우라이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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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엄마, 아빠라면 그리고 당신의 아기가 미숙아로 작게 일찍 태어났다면 정말이지 꼭 이 책을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만약 당신이 의료 관계자이고 캥거루 케어를 실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정보를 찾고 있다면 이 책이 훌륭한 도움이 될 거로 생각합니다.

캥거루 케어를 받아들이고 약한 아기에게 꼭 필요한 사람의 온정이 넘치는 현장의 지혜를 공유합시다. 그것은 미래로 이어질 것입니다.

<조르주 샤르파크, 여러분에게 드리는 글 中>

 

mbc 스페셜 <엄마품의 기적, 캥거루케어>에 이어 2탄 <태어나면 시작하라, 캥거루케어>를 보고 첨으로 캥거루케어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때의 충격이란 ~~

그러다보니 모유수유 만큼이나 애낳으면 꼭 해봐야할 것으로 꼽은게 바로 캥거루 케어였다는 ~

그때 당시 두 올케가 출산을 한 후였기에 이런저런 이유를 설명하며 캥거루케어를 적극 권유했는데 생각처럼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는둥 힘들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거부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하지 못함을 못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했지만 그 속내는 내심 니가 애낳아 키우면서 해봐라. 그게 되나 ~ 애 낳아본적도 없는 시누이가 뭐 그런걸 참견하나~

그런 투였다고나 할까 ㅋ

막상 내가 애를 낳아 키워보니 그 마음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신생아땐 시도때도없이 젖먹이기 바빠 잠잘 시간도 없었으니 ㅠㅠ) 조금 여유가 생기자 자연스레 캥거루케어에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때 운좋게 만난 책이 이 책이다. 제대로 공부해 캥거루케어를 시도해보자 싶어서 서평단에 신청했는데 운좋게 내 품으로 날아왔다는 ~ 

 

캥거루 케어란 ?

아기의 맨살과 엄마의 맨살을 최대한 많이 최대한 오래 밀착시켜 아기의 정서 안정과 발달을 돕는 케어 방법으로

1983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인큐베이터의 부족을 대신할 방법으로 시행한 이른둥이 케어법이지만, 현재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 사용하는 신생아 케어 방식이다.

새끼를 낳아 주머니에서 따뜻하게 키우는 캥거루의 케어법과 비슷하다 하여 캥거루 케어라 불리게 되었다.

 

신생아가 이용할 수 있는 의료는 부유한 나라와 가난한 나라 사이에 아주 심한 불균형을 이루는데 이 '격차'는 캥거루 케어가 전 세계로 다양한 형태로 퍼져 나간 이유를 설명해준다.

인큐베이터가 있기는 하지만 충분치 않은 곳. 인큐베이터가 전혀 없거나 고장난 병원에서도 가능한 캥거루 케어. 이렇게 기술 수준이 낮아도 저체중아의 토탈 케어로서 개도국의 저체중아 구명에 크게 공헌하고 있는 캥거루 케어.

하지만 기술 수준이 높은 선진국에서는 모자애착 과정을 되돌리는 방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한다. 의학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채워주는 ~

엄마와 아기의 거리를 좁히는 인간다운 신생아 의료이며 케어인 캥커루 케어.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것을 엄마가 줄 수 있다니 ~ 이것만큼 완변한 것이 어딨을까 ?

 

캥거루 케어의 장점, 다양한 효과, 캥거루 케어가 세계 많은 나라에 끼친 영향, 성공적인 캥거루 케어를 위한 초간단 규칙까지 모든것을 망라한 이 책~

장뤼크 프티의 멋지고 감동적인 사진과 나탈리 샤르파크의 전문적인 해설로 캥거루 케어에 대한 전반적인 것을 공부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 뿌듯했던 것 같다.

엄마가 하는 캥거루 케어는 어느정도 당연(?)하다 생각해서 그런지 아빠가 참여한 캥거루 케어.

턱수염이 유난히 빨리 자라 하루 두번씩 면도해가며 캥거루 케어에 참가한 어느 아빠에 대한 이야기는 늠 감동적이었다. 울 신랑도 좀 보고 배웠음 좋겠다 ㅠ

 

캥거루 케어의 효과 <p.119>

 

1. 캥거루 케어에 의한 체온 유지는 인큐베이터 안에 있을 때와 거의 효과가 비슷하다. 몇몇 연구에서는 캥거루 케어를 한 아기 쪽이 체온 유지가 더 잘되었다고 보고되어 있다.

2. 호흡 리듬은 캥거루 케어를 한 쪽이 인큐베이터 안의 아기보다 안정되어 있다. (무호흡 발작 빈도도 낮았다)

3. 혈중 산소포화는 캥거루 케어를 하며 안고 있어도 떨어지지 않았다.

4. 캥커루 케어를 한 아기가 자극에 대한 반응이 좋고 안정되어 있다. (또렷하게 깨어 있다. 울음이 적다 등)

5. 캥커루 캐어는 모유 수유를 하기 쉬었다.(모유 수유 기간이 길어졌다)

 

'살과 살의 접촉'을 넘어서는 효과가 있는 캥거루 케어. +_+ 

 

등 센서가 예민해 매일 안아 먹이고, 안아 재우는 생활을 하느라 팔 다리의 고장은 물론 피곤에 쩔어 어쩔줄 모르는 생활의 연속. 오직 100일의 기적만 바라며 달려온 오늘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아기를 이해하고 나의 행동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손 탔다며 안아주지 말고 몇시간이고 울려가며 버릇 고쳐야 한다고 참견 하기 시작하는 주위 사람들 때문에 잠시 그래야하나 ? 고민했다. 솔직히 모두 아기가 아닌 내 몸 편하자고 한 생각들이었다. 근데 이 책을 읽으며 캥거루 케어는 되는데 안아 키우는 것은 왜 안되는 것일까? 를 생각하게 됐다고나 할까 ~

한 사람의 인생을 통틀어 제일 작고, 가벼운 지금 이 시기. 울음으로서 모든것을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지금 이 시기.

캥거루 케어를 하듯 내 아이를 많이 안아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더더더 많이 안아주고 이해하며 예뻐해주기로 결심하게 됐다는 ~

좋은 것 먹고, 좋은 것만 보고 듣고 생각하며 열달 내내 태교했던 그 마음으로 육아 할 수 있도록 정신차려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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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자 - 틱낫한 소설
틱낫한 지음, 한기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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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기저기 힐링이 대세인 것 같다.

HEALING : (몸이나 마음의) 치유

개개인의 마음속 깊은곳에 존재한 고독과 우울증,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한 마음의 병. 약이나 병원을 찾기 보다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들에게서 오는 안정 때문에 산책, 명상, 독서 등등 마음을 평안하게 치유해주는 것들을 자꾸 찾게 되는 거겠지 ?

이 책 <행자> 역시 틱낫한 스님이 부처의 음성으로 쓴 힐링소설이란다.

특정 종교를 믿지 않는 무교라 그런지 종교적 성향이 담긴 이야기는 부담스러운 편이라 찾아보지 않는 편임데도 불구하고 <행자>는 이야기 자체가 종교 이야기치곤 넘 부담스럽지 않는데다 아이를 키우며 육아에 지쳐있는 심신을 달래기 위해 읽어보고 싶더라는 ~

베트남 사람이면 누구나 어린시절부터 듣게 되는 관음보살의 현신 꽌암 티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하는데 전설이 된 어느 남장 보살의 이야기.

도대체 어떤 사람이길래?

 

여자는 계를 받을 수 없었던 시절의 베트남, 젊은 여인 낀은 부처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여자의 신분을 버리고 남편과 가족을 떠나 수도승이 되어 수행을 시작한다.

승원에서 더할나위 없이 기쁘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 한 여인이 자신이 잉태한 아기의 아버지로 낀을 주목한다.

난처한 상황에 처한 낀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을 두 갈래의 갈림길에 서서 고민하기 시작하는데 . . .

자신이 여자라는 사실을 비밀로 간직한 채 세상의 질타와 모진 처벌을 감내할 것인가, 아니면 진실을 밝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한 후 수도승으로서의 삶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삶이 얼마나 고마운 선물인지를 알지 못하고, 문학과 학문 역시 출세 수단에 불과할 뿐 그 자체가 삶에 행복을 가져다주는 원천이란걸 알지 못하는 남편과의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집으로 돌아와 불교 공부에 전념하게 된 그녀는 승려 생활에 대한 뿌리 깊은 욕망을 누르지 못하고 배움의 길을 떠나게 된다. 지아오찌 군에 있는 법운사에서 주지의 설법을 듣고 감명을 받은 그녀는 불제자로 받아달라 간청하게 되고 그렇게 그곳에서 행자 수련을 쌓게 된다. 임시 행자임에도 불구하고 사형들을 비롯 주지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게 된 그녀지만 겸손을 잃지 않고 행동한 탓에 정식으로 계를 받아 '낀땀'이라는 법명도 받는등 수도승 다운 삶을 살게 된다.

하지만 마을에서 가장 부유한 집 딸 '마우'로 인해 모든것을 잃게 될 상황에 빠지게 된다. 행자 낀땀을 사랑하여 아이를 잉태했으니 낀땀과 자신을 결혼시켜주길 간청하는 마우.

자신의 결백을 의심의 여지없이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는 진실을 폭로하여 모든 의혹과 심문에 종지부를 찍을 것인지, 수도승의 삶을 계속하기 위해 비밀을 계속할 것인지를 두고 마음속 깊이 갈등을 하다 결심을 하게 된 낀땀. 진실을 폭로하게 되면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행을 멈추고 부당함을 바로잡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와 동시에 사찰에서의 수도 생활이 끝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승려의 삶에서 얻는 기쁨을 그대로 유지할 수만 있다면 극도의 고통과 대중의 냉소를 참고 견디는 편이 낫다 생각한 낀땀.

나의 이상과 참된 행복이 진실하기만 하다면 너그러운 아량으로 이 말도 안되는 부당함을 감당할 수 있다 자신하는 그녀의 선택이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기전까지 무겁고 복잡하기만 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맑아지는 느낌이랄까 ~

나라면 절대 그녀처럼 행동하지 못했을 듯 ~

누군가에게 오해를 사고 그 오해로 인해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고 등을 지게 만든 상황 자체를 견디지 못해 실토했을 듯 싶다 ㅠㅠ

 

"진실로 깊이 정관하면서 수행한다면 좀 더 잘 이해하고 보다 많이 받아들일 기회가 생깁니다. 마음이 바다와 강처럼 넓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열리게 됩니다.

타인의 슬픔과 곤란을 이해하면, 그들이 우리에게 곤란을 안겨주고 우리를 부당하게 취급하고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오고 우리를 불공평하게 괴롭혔더라도 그들을 동정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욕망과 원한과 무지와 시기심 때문에 그토록 많은 잘못을 범하고 자신들과 타인에게 고통을 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더 이상 남을 비난하거나 남에게 분노하지 않게 됩니다. 이렇게 포용력을 키워갈수록 우리의 마음과 정신은 평온해질 것입니다." <p.77~78>

 

무한한 용서와 끝없는 인내심을 대표하는 보살로 유명한 꽌암 티낀.

그녀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변화했던가 ~ 그녀가 부당함을 바로잡아 곧장 진실을 실토했다면 절대 꾀하지 못했을 변화들 +_+

조금의 부당한 일, 속상한 일이 있어도 억울해 담아놓지 못하고 입을 놀려야만 하는 나. 그녀를 손톱의 때만큼만이라도 닮았으면 좋겠다.

 

티낀 관음에게 경의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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