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터치 - 심장을 두드리는 소리
민병훈 지음 / 오래된미래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2/1118/pimg_754104126800156.jpg)
영화 개봉과 동시에 출간된 책 <터치>
보통의 영화엔 원작소설이 존재하고 나 역시 때론 영화로, 때론 원작소설로 호기심을 충족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책은 영화를 찍은 감독 본인이 시나리오도 썼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다재다능한 감독님. 그만큼 <터치>라는 책과 영화를 통해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많단 얘기 아닐까 ?
그가 이토록 우리가 꼭 들어줬으면 하는 ~ 보여주고픈 이야기는 무엇일까?
전 국가대표 사격선수였지만 알콜 중독으로 모든 것을 잃고 중학교 사격코치를 하고 있는 남편 동식과 간병인 일을 하며 돈을 받고 가족에게 버림받은 환자들을 무연고자로 속여 요양원에 입원시키는 아내 수원. 그런 그들에게 어느날 예기치 못한 사건이 일어난다.
술을 끊고 알콜 중독 치료를 받고 있는 동식은 코치 자리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알고 이사장을 만나기위해 회식에 참석하고 재계약을 위해 어쩔수 없이 이사장이 주는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고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격부 학생 채빈을 치고, 당황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뺑소니를 치지만 이내 경찰에 잡히고 만다.
그런 남편의 교통사고 합의금을 마련하기 위해 고군분타하는 수원. 하지만 돈을 마련하는 일은 쉽지 않자 자신이 돌보는 노인 환자의 성적 요구를 들어주고 결국 그 일로 병원에서 쫓겨나고 마는데 . . .
아슬아슬하지만 그만큼 간절하게 평범하면서도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기적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설 <터치>
120여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은 상당히 묵직하다.
아동성폭력, 알콜중독, 의료시스템 문제 등 심각하고 불편한 사회문제들. 하지만 희망, 생명의 소중함과 가족, 이웃사랑도 함께 공존하는 이야기.
갠적으로 난 불쌍하고 안타까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밝고 희망적으로 변해가는 이야기는 좋아하지만 하염없이 깎아지른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듯한 이야기는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 책의 내용들이 그러해서 놀랐다. 알고 있지만 마주하기 불편한 이야기들인지라 어떤 반응으로 보여야할지 모르겠다고나할까 ~
그들이 필요한건 얕은 위로나 동정의 말이 아닐테니까.
이 책을 통해서 감독님이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대충은 알겠지만 솔직히 다 알아채지는 못한 듯 하다. 얇은 페이지가 말해주듯 구구절절한 설명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물음표 하나, 느낌표 하나, 마침표 하나마다 내재된 수많은 이야기들. 이야기 중간중간 보여지는 스틸컷에 반해 영화를 보고 판단해야겠구나 생각했는데 교차상영으로 개봉 8일만에 종영을 선언했다는 기사를 보고 다시 한번 놀랐다. 이 영화가 나오기까지 6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자신의 집을 뺄 정도로 혼신의 힘을 다했던 사람에게 너무나 참담한 결과가 아닐런지.
흥행은 바라지도 않는다며 한국에도 이런 이야기가 필요하다 말하는 그의 소리없는 외침이 안타깝기만하다.
절망속에서 발견한 희망,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감독님이신만큼 금방 훌훌 털고 일어나시겠지 ? 힘내셨음 좋겠다.
씁쓸한 현실만큼이나 쌀쌀한 날씨. 따뜻한 차한잔 마시며 허~한 속 달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