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아홉 작가정신 소설락 小說樂 2
김도연 지음 / 작가정신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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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라졌다.

시간 강사인 그는 아내를 사랑한 것도 아니면서 아내가 떠난 집을 홀로 지키고, 아내를 찾아다니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밀애 상대인 Y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나름 자신만의 일상을 이어나간다. (무책임하고 무심을 넘어 한심한 모습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한 남자;; 정말 적응 안되는 캐릭터랄까 ㅠ)

이듬해 봄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돌아온 (지지난 해 겨울 초입에 예고 없이 집을 떠나  꼬박 일 년을 소식 없이 지내다가 다다음 해 이월의 끝자락에 역시 예고 없이 돌아왔으니 햇수로는 삼 년 동안의 가출을 하고 돌아온) 아내는 며칠 동안 입을 굳게 다문다. 그러다가 문득 남편에게 봄날 대관령 길을 걷고 싶다며 남편의 밀애 상대인 Y와 함께 셋이서 소풍을 가자고 제안하는데 . . .

 

아내가 제안하고 애인이 함께한 소풍,

사랑도 욕정도 풍화되고, 질투도 미움도 희석된 세 사람의 인간만이 남은 대관령 길에 관한 이야기란 책 소개를 읽고서 어떻게 저럴수 있지 ? 싶어 궁금했던 책.

책 소개글을 몇번 읽어봐도 이 책 속에 담긴 내용을 파악하긴 힘들었다. 그럴땐 무조건 읽어보고 판단하자 싶어 책장을 넘기게 되는데 이런 내용을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펼쳐보게 된건 순전히 '작가정신'에서 나온 책이기에 출판사가 주는 믿음 그거 하나 믿고 읽기 시작했다는 ~

헌데 다 읽고난 지금도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뭔지 잘 모르겠다는 ㅠ-ㅠ

책 선별에 실패했다는 느낌이 지배적이다.

생각에 따라, 해석에 따라 수백가지 이야기가 나올 순 있겠지만 좋다 싫다 기본적인 감정을 느낄새도 없이 페이지가 끝나버린 느낌이랄까 ? 어렵다 ;;;

다만 강원도와 대관령이라는 공간이 주는 느낌. 아흔 아홉 굽이의 고갯길이 시사하는 바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그래서 초반 아내가 사라졌음에도 밀애 상대인 Y와 태평하게 강릉 단오제를 구경하는등 한가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보다 뒷부분, 아내와 애인과 함께한 소풍길에서 서로가 주거니 받거니 한 얘기들 속에서 그간 쌓인 원망과 증오, 상심들을 털어놓는 부분이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소설이 아닌 현실세계에서 진짜 이 소풍이 가능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런 나의 마음을 진작 알아챘다는 듯이 책 속에도 버젓이 이런 내용이 나온다.

 

"사람들이 우릴 이해할까요?" 걸음을 멈춘 Y는 절벽 중턱의 참꽃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그와 아내의 시선도 그곳으로 올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아름다웠지만 위태로웠다. 꽃도 시선도. 참꽃은 한 육십 번째 굽이의 절벽에 피어 있었다.

"뭐, 이해를 하든지 말든지!" 아내는 미끄럼을 타듯 절벽에서 내려왔다.

"신경 쓰진 않았는데 궁금하긴 했어요." Y도 내려왔다.

"언니한테야 당연히 미안했지만 사실 그땐 어쩔 수가 없었어요.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수 없는 파도 같았거든요." Y는 언덕길을 다시 타박타박 걸었다.

"알아요." 아내는 담담했다.

"이 고갯길 왠지 묘하네요."

"뭐가요?"

"뭐랄까 . . . 한 굽이를 돌 때마다 그동안 꺼내놓지 못했던 속 얘기를 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나도 그래요." <p.170~171>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지 않나 ~ 사람을 제대로 알아보고 이해하는 일만큼 어려운 일도 없는 듯 !!

솔직히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 싶을 때도 부지기수. 그러니 내가 아닌 타인의 마음을 어찌 알 수 있으랴 ~

아흔아홉 굽이를 넘듯 그렇게 천천히 알아가야 할 것이 사람마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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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싱킹 Smart Thinking - 앞서가는 사람들의 두뇌습관
아트 마크먼 지음, 박상진 옮김 / 진성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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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시라면 내가 관심갖는 분야의 책이 아니라 펼쳐볼 생각조차 안했을텐데 임신 9개월이 되면서 어쩔수없이 9년간 열심히 다닌 회사 정리를 하게 되었고 새로운 직원에게 인수인계를 해주느라 바쁜 날들을 보내고 되면서 스마트 싱킹을 절로 생각할 수 밖에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는지라 이 책 또한 관심있게 살펴보게 되었다. 몸가짐이 단정하고 맵시있다는 뜻의 스마트하다는 말이 요즘은 과학기술이 융합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이란 뜻이 더해 대세가 되가는 터. 세살짜리 애들도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요즘이다보니 흔한 말로 요즘애들은 죄다 똑똑하다 못해 영악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는데 내 후임이랑은 전혀 상관없는 말인 듯 ~  

세상 모든일에 관심이 없고 하나를 가르쳐주면 열을 아는게 아니라 그 하나도 제대로 알고 있는게 없어 같은말을 수백번 하길 한달여.

알고 싶어 안게 아니고 저절로 알아 지게 된 후임의 23년 인생은 네이트온으로 시작해 카카오톡으로 끝나는 듯 싶었다. 현실 세계의 모든일은 엄마가 대신해주다보니 23살인데도 은행 cd기에서 통장정리는 물론 택배 한번 보내본 일이 없는 아가씨더라는 ~~

일이 아닌 살아가는 방법부터 가르쳐줘야 할 판이니 어찌나 암담하던지 ㅠㅠ

그때부터 회사 모든 업무를 효율적으로 가르쳐줄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되었고 그때에 많은 도움을 준 책이 이 책 '스마트 싱킹(smart thinking'이 되겠다 ㅎㅎ

 

앞서가는 사람들의 두뇌습관 스마트 싱킹(smart thinking)

스마트 싱킹이란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을 활용해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일컫는 말로 이 책에선 스마트 싱커들이 가진 사고법과 생각의 습관을 면밀하게 분석해 보여주고, 일반인들이 스마트해지기 위해 할 수 있는 실천법을 소개하고 있다. 스마트 싱킹의 구체적인 예로 문제를 글로 설명하기, 자신에게 설명해 보기 등 문제 해결 과정과 회사와 가정에서 스마트한 문화를 창조하기 위한 열 가지 방법 등을 제시하는데 걱정했던 것처럼 글이 마냥 딱딱하지 않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아이큐가 낮아도 스마트 해질 수 있다니 너무 흥미진진 하지 않나 ?? 스마트 한 것과 똑똑한 것은 다르다 말하는 마크먼 교수님. 아이큐가 낮은 사람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말한다. 스마트해지는 데 필요한 능력의 90%는 후천적인 학습과 연습을 통해 만들어진다니 세상은 참 공평하다!! 노력하는 사람에게 복이 있나니 ~
스마트 싱킹을 위한 일반 법칙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고품질 지식을 가지는 것'과 '필요할 때 그 지식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 예로 먼지 봉투 없는 진공 청소기를 개발해 '영국의 스트비 잡스'로 불릴 만큼 큰 성공을 거둔 사업가 '제임스 다이슨'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가 잘 아는 사람의 이야기가 예로 나오자 귀에 쏙쏙 들어오더라는~

(상어 피부를 모방해 패스트스킨 수영복을 개발한 피오나 페어허스트, 포스트잇을 발명한 3M 등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교착 상태를 스마트 싱킹으로 극복한 사례가 여럿 등장하는데 배워야 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인간은 습관을 만드는 기계라며 스마트 싱킹에는 스마트한 습관 또한 중요하다 말하는데 이 것은 모두 우리가 원하는 행동을 자동적으로 할 수 있게 만드는 작은 것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무의식'적으로 하게 되는 '습관'의 중요성. 고품질 지식을 얻기 위해선 주위의 많은 물건 중 한가지를 골라 작동 원리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어릴때부터 세계 각국의 동화책을 읽으며 자랐지만 신데델라, 백설공주 등의 줄거리를 막힘없이 술술 얘기할 수있는 사람은 몇 안되더라. 대충은 알아도 단계별로 이야기를 짚고 나가면 이상하게 다른 동화책 줄거리로 빠지기 일쑤랄까 ;;

대부분 사물의 작동 원리를 추상적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직면하게 되면 당황하게 되는데 사물을 가까이 들여다보고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분명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을 깨닫게 된다. 평소 이렇게 사고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스마트한 습관'을 만드는 지름길이라 말한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이 '3의 역할(Role of 3).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 있을때 가장 중요한 세 가지에만 주의를 기울일 것. 기억과 관련된 '3의 역할'에는 사전준비, 습득 과정에서의 집중, 세번째로는 반복 정리를 얘기한다. 그러면서 휴대용 녹음기 구입을 제안하는데 휴대용 녹음기가 부담스럽다면 열심히 메모해 놓는 것도 괜찮을 듯 ~

이 부분을 읽고 후임에게 인수인계를 할 때 모든 것을 알려주고 기억해내라고 하기보다는 중요한 업무 3개만 콕콕 찝어 집중하게끔 유도하는 것이 내 일이었다 ㅋ

핵심 기억 3개가 다시 30개가 되고 300개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니 잘 따라오더라는 ~

그러면서 멀티태스킹 금지에 대한 얘길 하는데 나 역시 이것에 찬성이다 !!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사람을 꽤나 부러워했고 그것이 꼭 유능한 사람의 전유물로 비춰지던 시기가 있었는데 요즘은 그것이 장점이 될 수 없음을 나 스스로가 깨닫고 있다고나 할까.

우리의 뇌 역시 창조적 생각은 현재의 상황과 과거의 지식, 경험과의 연관성을 비교하고 유추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고하니 내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유능한 사람이라 함부로 자랑하고 다니지 말 것;;;

여러가지를 동시에 해야할 때도 있지만 중요한 일을 할때엔 그러면 안된다는 말. 확실히 효율성도 떨어지고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는 단점이 더 많은 것 같아 한가지 지식이라도 구체적이고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니 주의해야겠다.

그러면서 진정 스마트해지고 싶다면 자신의 지식이 한계에 부딪혔을 때 누구에게 연락해야할 지 확실히 알아두어야 한다 말하며 사람과의 교류, 나보다는 우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꺼내는데 이 부분에서 뒷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었다. 나만 잘된다고 그게 다가 아니구나 싶은 ~

스마트 싱킹은 스마트한 문화를 장조하고 장려한다니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은 지워버려야 할 듯 싶다!!!

 

높은 지능지수를 받은 아이들을 35년간 추적한 결과 인생의 성공과 지능지수는 상관성이 별로 없다고 밝히면서 생각의 습관이 성패를 가른다고 결론짓는 마크먼 교수님.

똑똑한 마음 사용법 잊지 않고 잘 기억해뒀다 실생활에서 써먹으려고 노력할께요 !! 당장 일기부터 써봐야할 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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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돼! (양장)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1
마르타 알테스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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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북피니언 이벤트에 당첨되 받게 된 마르타 알테스의 안돼!

 

동물 좋아해 키운적도 있는데 살찌면서 털 알러지도 생기고, 지금은 임신중이라 알러지 약을 먹을 수 없어 더 멀리할 수 밖에 없는 현실ㅠㅠ
그래서 책이나 영화로 맘껏 즐기자~ 하는 편인데 그림책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강아지라니 ~
어떤 매력이 있는 아이인지, 9개월, 뱃속 아이 '튼튼이'와 재미나게 읽어보고 싶어 응모했는데 이렇게 받게 되서 너무 좋아요 ^^

개와 사람에 관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따뜻한 그림책이라해서 더 기대가 컸답니다 +_+

 

 

  

 

작가인 마르타는 실제로 '플록'이라고 하는 귀여운 개와 살고 있습니다.

<안돼!> 그림책도 플록에게 바치는 책이라고 하네요~

 

 

작가의 스토리 또한 너무나도 재밌는데요 ~ 1982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안돼'처럼 귀여운 강아지와 함께 살고 있다는 작가.

바르셀로나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 5 동안 그래픽디자이너로 일하다 어느 ,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그림책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는데요

캠브리지 대학교 일러스트레이션 석사과정에 진학해 졸업 작품으로 '안돼!'를 발표하자마자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2011년 볼로냐 아동도서전에서 열렬한 찬사를 받아 세계적으로 수출됨은 물론 에그몬트 어워드에서 최우수 신인 작가상을 수상하기까지 ~

정말 너무너무 대단한 분이신 것 같아요.

 

그녀의 두번째 세번 째 작품도 한국에서 곧 출간된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되네요 +_+

  

책을 펼치면 장난꾸러기 포스의 '안돼' 모습이 다양하게 담겨 있는데 거기에 맞춘 스티커가 한장 빼곡히 들어있어 더 좋아요 ~

한창 스티커 붙이는데 열중인 아이들에겐 너무나도 귀한 선물이 될 듯 싶네요 !!

저는 조카 주려고 따로 챙겨놨지요 히힛 ~

 

 

우리의 주인공 '안돼'

넘 귀엽고 사랑스럽죠 ??

왜 안돼인지는 책 내용을 읽어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는데 표지 앞,뒷면만 자세히 살펴봐도 그 해답이 나온답니다 히힛 ~

  
   

좋아서, 가족을 위해서 한 행동이지만 그럴수록 안돼를 부르는 사람들의 외침도 길어지는데요~

짧은~ 안돼!에서 긴~~안돼애애애애애! 변하기까지의 과정을 보신다면 정말 키득키득 웃음이 쏟아질 거예요 ㅋ

 

 

 

 

무엇때문에 그러는지는 이 페이지의 그림만 살짝 엿봐도 알 수 있답니다.

본문을 죄 사진으로 찍어 올릴 수 없어 이 부분만 올려봤는데 이것만 봐도 너무나도 재밌네요 히힛 ~

 

내용은 짧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 '안돼'

갠적으로 너무나 제 스타일이라 배꼽 빠지는 줄 알았는데요 ~

튼튼이에게도 두번이나 읽어줬는데 안돼!를 읽을때 무한 감정을 담아 길게 잡아 빼주는 것이 포인트 !!!

 

반려견 키우는 분들이라면 100% 공감할 이야기들.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즐기면서 읽는 건 물론 이 책을 통해 강아지를 사랑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은 !!!

 

 

 

이 강아지는 가족들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답니다.

가족들은 분명히 이 강아지를 정말정말 사랑할 거예요.

그런데 이 강아지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딱 하나 있대요.

도대체 그게 뭘까요?

 

 

 

'안돼'에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 딱 한가지가 어떤 건지 ~

어떤 비밀이 있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 궁금하신 분들은 서점으로 고고씽 ~~

후회하지 않으실거예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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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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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통해 너무나도 유명한 오가와 요코의 신작 <바다>

바다, 향기로운 바람 부는 빈 여행 6일,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은색 코바늘, 깡통 사탕, 병아리 트럭, 가이드 등 일곱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작년 11월즈음 읽은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이후 첨이니 꽤 간만인 듯 ~

 

오가와 요코라는 작가가 주는 기대감 때문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더위앞에 무릎꿇는 요즘인지라 푸르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부터가 시원한 여름을 생각나게 해서 좋았고 소설도 좋지만 책이 안읽혀 긴 호흡이 필요한 책엔 선뜻 손이 안갔는데 일곱편의 단편이 담겨있어 차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대됐던 책 ~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단편이다보니 생각외로 술술 잘 읽히긴 했지만 솔직히 이거다 ~ 역시 오가와 요코야 ~ 하는 느낌이 없어 좀 아쉽기도 했다.

책 뒷편 작가 인터뷰와 해설까지 읽고나면 책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데 이번엔 그래 ? 그런 의미였나 ? 크게 와닿지 않았던 ;;;

임신으로 감수성이 부풀어 오를대로 부풀어 오른줄 알았는데 반대로 다 죽었나보다 ㅠ-ㅠ

 

바닷바람과도 같은 읽곱 편의 이야기.

결혼 인사차 연인의 집을 방문했다 하룻밤 동침을 하게 된 그녀의 꼬마 동생. 자신을 명린금이라는 신기한 악기의 연주자라고 소개하자 진심으로 그가 연주하는 명린금 소리가 듣고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바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받아 빈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옛 연인을 만나러 간다는 고토코 씨의 시중을 들게 된 나의 이야기를 담은 <향기로운 바람 부는 빈 여행 6일>, 의학부 대학원생의 논문 타이프를 하청받는 사무소에 들어간 신입 타이피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할머니 13주기 추모 법요가 있어 참가하러 가는 길에 맞은편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노부인의 모습을 보고 할머니를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은색 코바늘>, 40년간 버스만 운전해온 남자. 5년 전부터 유치원 버스를 운전하게 됐는데 우는 아이를 달래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는 <깡통 사탕>, 40년 가깝게 호텔 도어맨으로 근무하 남자와 엄마가 죽고 난 후 말을 하지 않는 소녀와의 교류를 그린 따뜻한 이야기 <병아리 트럭>, 관광 가이드인 엄마의 투어를 따라 나섰다 만나게 된 초로의 신사. 시인이었을 때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제목 상점'이라며 말 그대로 제목을 판다는 그와의 멋진 하루를 담은 <가이드>까지 ~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는 그녀의 작품 같지 않아 신기하고 섹시했던 !!

관능 소설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쓴 거라는데 관능과 타이프 사무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글자와 글자 사이에 묘한 느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재밌다.

고요하고 따듯하고 아름답다기에 꽤나 기대했는데 거기에 부흥하는 이야기는 <병아리 트럭>, <가이드> 정도랄까 ?

그 외 몇가지 이야기는 작가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 ;;;

그나마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이 작품엔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계속해온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는 것.

타이프 활자 관리인, 40년간 버스를 운전한 운전사, 호텔 도어맨, 관광 가이드 등등.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야 할 것 같은 우리네 일상속에서 흔하게 만나올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친근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어릴때부터 현미경을 들여다보는걸 무척 좋아했는데 조그만 세계 속에 존재하는 무한한 세계에 큰 매력을 느껴 지금도 작은 것에 대한 호기심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작가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더 좋았던 !!

이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장편 소설로 다시 그녀의 책을 만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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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 이용한 여행에세이 1996-2012
이용한 지음 / 상상출판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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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커피를 마시다 말고 카페 창밖을 보며 "아,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한다. 그러면 옆에 앉아 있던 친구는 "나도." 하고 맞장구를 친다.

그들은 지금 여행 갈 수 없기 때문에 여행 가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남아 "어디로 가고 싶어?"라고 물어보면 "뭐, 글쎄 아무데나." 하면서 얼버무린다.

어디론가 가고 싶지만, 거기가 어딘지는 스스로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가고자 한다면 가야 하는 게 여행이다. 그곳이 어디든, 일단 떠나고 보는 게 여행이다.

무작정 떠난 뒤에 이유를 갖다 붙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차를 몰고 서울에서 20Km만 벗어나도 공기가 다르다. 굳이 멀리 갈 필요도 없다.

여행은 '지금 이곳'의 나를 '여기'가 아닌 곳으로 잠시 데려가는 것이다.

여행이란 더 이상 한가한 한량이나 부유한 계급의 특권이 아니다. <p.55>

 

갠적으로 얼마만에 펼쳐든 여행에세이인지 모르겠다 +_+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명랑하라 고양이, 나쁜 고양이는 없다 등등 <안녕 고양이> 시리즈로 너무나 유명한 이용한님의 책들을 다 봐온 상태에서 여행에세이가 나온다고해서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되다니 ~
한동안 여행에세이는 피했었는데 이분은 넘 친숙한 작가이기도 하고 날은 더운데 임신 때문에 무거워진 몸인지라 아무데도 못다니는 생활을 하다보니 새로운 곳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그리워 읽어보고 싶었는데 생각했던 것처럼 편안한게 참 좋더라.

 

 

    

 

시인이자 여행가, 사진가로 이름을 알린 작가가 1996년부터 2012년까지 세계를 떠돌며 만난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각 대륙의 풍경을 담은 사진과 감성적인 글로 엮은 <잠시만 어깨를 빌려줘>

라오스, 티베트, 몽골, 캐나다, 벨기에, 네팔, 프랑스, 일본 등등 수많은 곳이 등장하는데 그도 그럴것이 31개 국가 160여 개 도시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풍경에 대한 감상을 담은 책인지라 그 방대함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다. 하지만 유명 관광지나 볼거리를 쫓은 게 아닌지라 그 내용은 한없이 소박하고 진솔하며 따뜻하기만 하다.

그래서 더 부담없이 읽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금 당장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맛집 멋집이 가득한 여행 책자가 필요했던 것이 아니었기에 ~

 

 

  

 

더위 때문이었을까~ 맥주를 그리 즐기지 않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089 벨기에 맥주편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겠더라. 노천카페에 앉아 유난히 붉은색으로 빚나는 술을 마시고 있는 여성이라면 열에 아홉은 와인이 아니라 체리나 나무 딸기 맥주를 마시고 있는 것으로 보면 맞다는 말. 시선은 절로 사진에 고정 !!! 보석보다 더 유혹적인 그 새빨간 빛깔이라니 ~

체리나 나무딸기, 버찌, 복숭아, 블루베리 등과 같은 달콤하고 향이 좋은 과실 랑비크의 맛은 어떨까 ?? 너무 궁금하다.

 

 

  
   

눈이 풍족해지는 여행 에세이가 아닌 마음이 편안해지고 여유로워지는 여행에세이 !!

이 책 덕분에 그의 또다른 여행 에세이 <하늘에게 가장 가까운 길 : 티베트 차마고도를 따라가다>, <바람의 여행자 : 길 위에서 받아적은 몽골>, <물고기 여인숙>에 대한 관심도 높아만 가는 것 같다. 기회되면 구입해 읽어야 할 듯 ~

 

그가 만들어낸 순간의 포착이 모여 한 권의 책이 되었고 운명처럼 나에게로 왔다.

<시공간과 존재가 만나는 어떤 한 순간. 직감으로 미끄러지는 생의 한 순간>

바로 지금이 아닐까 ??

 

이 책을 읽으니 당장 떠나게 된다면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맛있는 음식, 편안한 숙박시설이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좋을 것만 같은 ~

오로지 여행 그 자체만 보고 즐기다 올 수 있을 것만 같아 발빠르게 주말에 떠날 수 있는 여행지를 검색해본다.

아무래도 이번주엔 보성 녹차밭으로 훌쩍 떠나게 될지 모르겠다. 두근두근 기다려지는 시간 ~

 

 

"불행하고 싶다면, 행복을 갈망하라." - 마이클 폴리, <행복할 권리>

누구에게나 행복할 권리가 있다.

사랑할 권리, 여행할 권리, 공부할 권리처럼.

마찬가지로 잊혀질 권리, 게으를 권리, 침묵할 권리, 상처받지 않을 권리,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도 있는 법이다.

문제는 행복이란 것이 늘 불행이라는 그림자를 달고 다닌다는 것이다.

결정적으로 그것은 실체가 없어서

행복한 순간조차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는 아무도 행복하지 않고,

모두가 행복해지려고만 한다. <p.265>

 

#099 행복할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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