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오가와 요코 컬렉션
오가와 요코 지음, 권영주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박사가 사랑한 수식'을 통해 너무나도 유명한 오가와 요코의 신작 <바다>

바다, 향기로운 바람 부는 빈 여행 6일,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은색 코바늘, 깡통 사탕, 병아리 트럭, 가이드 등 일곱편의 단편이 수록된 책이다.

작년 11월즈음 읽은 <고양이를 안고 코끼리와 헤엄치다> 이후 첨이니 꽤 간만인 듯 ~

 

오가와 요코라는 작가가 주는 기대감 때문에 무조건 읽어보고 싶기도 했지만 더위앞에 무릎꿇는 요즘인지라 푸르른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제목부터가 시원한 여름을 생각나게 해서 좋았고 소설도 좋지만 책이 안읽혀 긴 호흡이 필요한 책엔 선뜻 손이 안갔는데 일곱편의 단편이 담겨있어 차분히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더 기대됐던 책 ~

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고, 단편이다보니 생각외로 술술 잘 읽히긴 했지만 솔직히 이거다 ~ 역시 오가와 요코야 ~ 하는 느낌이 없어 좀 아쉽기도 했다.

책 뒷편 작가 인터뷰와 해설까지 읽고나면 책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는데 이번엔 그래 ? 그런 의미였나 ? 크게 와닿지 않았던 ;;;

임신으로 감수성이 부풀어 오를대로 부풀어 오른줄 알았는데 반대로 다 죽었나보다 ㅠ-ㅠ

 

바닷바람과도 같은 읽곱 편의 이야기.

결혼 인사차 연인의 집을 방문했다 하룻밤 동침을 하게 된 그녀의 꼬마 동생. 자신을 명린금이라는 신기한 악기의 연주자라고 소개하자 진심으로 그가 연주하는 명린금 소리가 듣고 싶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바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받아 빈으로 여행을 떠났지만 옛 연인을 만나러 간다는 고토코 씨의 시중을 들게 된 나의 이야기를 담은 <향기로운 바람 부는 빈 여행 6일>, 의학부 대학원생의 논문 타이프를 하청받는 사무소에 들어간 신입 타이피스트의 이야기를 담은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 할머니 13주기 추모 법요가 있어 참가하러 가는 길에 맞은편에 앉아 뜨개질을 하는 노부인의 모습을 보고 할머니를 떠올리는 나의 이야기를 담은 <은색 코바늘>, 40년간 버스만 운전해온 남자. 5년 전부터 유치원 버스를 운전하게 됐는데 우는 아이를 달래는 그만의 독특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재밌는 <깡통 사탕>, 40년 가깝게 호텔 도어맨으로 근무하 남자와 엄마가 죽고 난 후 말을 하지 않는 소녀와의 교류를 그린 따뜻한 이야기 <병아리 트럭>, 관광 가이드인 엄마의 투어를 따라 나섰다 만나게 된 초로의 신사. 시인이었을 때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일을 시작했는데 그것이 '제목 상점'이라며 말 그대로 제목을 판다는 그와의 멋진 하루를 담은 <가이드>까지 ~

 

<버터플라이 일본어 타이프 사무소>는 그녀의 작품 같지 않아 신기하고 섹시했던 !!

관능 소설을 써 달라는 요청을 받고 쓴 거라는데 관능과 타이프 사무소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데 글자와 글자 사이에 묘한 느낌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어 재밌다.

고요하고 따듯하고 아름답다기에 꽤나 기대했는데 거기에 부흥하는 이야기는 <병아리 트럭>, <가이드> 정도랄까 ?

그 외 몇가지 이야기는 작가가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더라 ;;;

그나마 제일 마음에 들었던 건 이 작품엔 한 가지 일을 오랫동안 계속해온 사람들이 여럿 등장한다는 것.

타이프 활자 관리인, 40년간 버스를 운전한 운전사, 호텔 도어맨, 관광 가이드 등등. 생활의 달인에 출연해야 할 것 같은 우리네 일상속에서 흔하게 만나올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라 더 친근하게 다가왔는지도 모르겠다. 어릴때부터 현미경을 들여다보는걸 무척 좋아했는데 조그만 세계 속에 존재하는 무한한 세계에 큰 매력을 느껴 지금도 작은 것에 대한 호기심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는 작가의 생활상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 더 좋았던 !!

이런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장편 소설로 다시 그녀의 책을 만나고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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