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범인은 당신입니다"

 

부모님의 사고로 오랫동안 떨어져 지낼 수 밖에 없었던 오누이. 가슴속 상처를 안고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이들이 성인이 되어 한집에 함께 살면서 감정의 변화가 생겼다. 15년동안 떨어져 살았던 이들의 마음속에 싹트는 내겐 너무 안타깝게 다가왔던 감정들. 하지만 여동생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고 곧 결혼을 앞두고 있어 이들의 관계는 이렇게 정리되는 듯 싶어 다행이었다.

여동생의 결혼 상대인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이 남자 호다카 마코토는 한차례 이혼 경력도 있고 여자 관계가 문란하다 ;; 미와코의 시집이 대박나면서 그녀와의 관계로 뭔가를 시작해보려는 욕심에 '결혼' 말고는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는 상태. 그런 그의 옛 여인이 음독자살을 하고, 그 사실을 은폐하려 그와 매니저가 바쁘다. 그런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한사람.

결혼식 당일 신랑이 당당하게 입장해야 할 시간에 비염약에 든 독을 먹고 죽고 마는데~ 

여동생을 사랑하는 신부의 오빠 간바야지 다카히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자살로 몰고 간 신랑에게 증오심을 불태우는 매니저 스루가 나오유키, 신랑과 한때 아름다운 결혼을 꿈꿨던 신부의 편집자 유키자사 가오리까지 . . 모두에겐 그를 죽이고픈 동기가 있었다. 과연 그를 죽인 사람은 누구 ??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에 이어 범인찾기 제2탄 '내가 그를 죽였다'는 가가형사 시리즈 네번째 이야기다. 벌써 가가형사 시리즈 마지막 이라니~ 너무나 안타깝다 ㅠ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봉인해설 부분 마지막에 내가 그를 죽였다 내용이 살짝 언급되는데 용의자가 세 명이나 되니까 훨씬 더 난해한 대학원 박사 정도의 수준이라는 이야기에 더더더 기대할 수 밖에 없었던 이 책은 내가 싫어하는 스토리가 가득해 (근친상간, 인간말종에 해당하다 할 수 있는 바람둥이 남자의 이야기 등등)살짝 얼굴이 찡그러질 정도였지만 치밀한 구성과 탄탄하면서 스피드하게 진행되는 이야기다보니 금새 빠져들 수 밖에 없었다. 이야기는 간바야시 다카히로, 스루가 나오유키, 유키자사 가오리등의 세 사람의 시선으로 진행된다.

용의자는 셋, 범인은 한 명 이지만 그들 모두의 마음속에는 그를 죽이고 싶어하는 마음이 한가득이다. 이럼 안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나도 그런 생각을 했으니 ;;;

책을 다 읽고 봉인해설 부분을 읽어가며 내 나름 범인이다 싶은 사람을 찍긴 했는데 맞는지 아닌지도 모르겠다. 나만의 결론에 아주 만족스러운 1인~ 아이쿠 부끄러워라~ 으흐흐;;

빠른시일내 이 책을 읽은 사람과 살짝 의견을 주고받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라는~

 

띠지의 히가시노 게이고님의 글처럼 독자가 추리해야 진정한 추리소설이라는데 다른분들처럼 전문적으로 설명할 정도의 실력은 안되지만 부족한대로 내 나름의 추리를 해오는동안 너무나 신났었다. 내가 탐정이 되어 소설속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맘껏 느꼈다고나 할까 - 그래서인지 내가 좋아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 더더더 좋아졌다.

이런 스타일의 책을 앞으로도 많이 만나고 싶고, 가가형사가 나오는 거짓말, 딱 한개만 더 이 책도 빨리 만나보고 싶다.

각도가 다르면 똑같은 것도 전혀 다르게 보인다고 했다. 범인이 누군지에 연연하지 않고 이 책을 새로운 시선으로 즐겼음 좋겠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I Love Style
김성일 외 지음 / 시공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책 표지가 굉장히 깔끔하다. 청바지에 흰 티를 걸쳐입은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듯.

사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스타일은 청바지에 기본 흰 티만 입어도 아름답고 스타일리쉬하게 보이는 것이다. 가장 기본적인 것 같으면서도 어찌보면 가장 어려운 모습이 아닐까 싶은 ~

이 책 i love style (아이 러브 스타일)은 여자를 더 여자답게 보이게끔 만들어주는 무기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 예뻐지고 싶고, 더 세련되게 변신하고픈 여자의 마음을 자극하게 만드는 그런 책.

스타일 리스트 김성일님과 메이크업 아티스트 백태윤님의 올 어바웃 스타일에 대한 패션 & 뷰티에 관한 에세이 인지라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에 대한 정보를 한눈에 알 수 있다.

갠적으로 나는 이분들을 모르는데 나름 유명한 분들이신 듯 ~ (모른다는 것 자체가 패션에 관심이 없다는걸 보여주는 사례가 되려나;;)

사실 이런류의 책들은 굉장히 많다. 내가 읽어본 책만 해도 몇권인지 모르겠다는 ~ 설명이 쉽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때면 돈. 돈이 웬수지 하는 생각도 ;;;


그러면서도 신간이 나올때마다 펼쳐보게 되는 것은 미에 대한 욕심, 끝없는 욕망 때문이 아닐까 !!

하루하루 다르게 변해가는 유행속에 새로운 책 속에 그들만이 아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고, 그렇게만 한다면 완벽하게 변신할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하는데 이 책은 실용서라고 하긴 살짝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잡지나 이런저런 책들을 통해 알게되는 모든 것들을 두리뭉실하게 묶어놓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

이들처럼 전문가다운 솜씨를 발휘하고 싶은데 사실 이런책 몇권 읽는다고 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누가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니겠는가

디올, 샤넬, 루이 비통 등 눈이 뱅글뱅글 돌아가게 만드는 브랜드 설명들은 어찌할꼬

꼭 필요한 아이템 몇가지를 가격대별로 찝어줬어도 괜찮았을 것 같기도 한데 그럼 너무 홍보가 됐으려나 ;;;

토탈 코디라고 해서 가방, 진주목걸이, 베레모등의 모자, 향수, 페디큐어까지 여러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어서 재밌게 읽었다.

비싸고 좋은 화장품은 못쓰겠지만 깨끗한 세안, 팩으로 수분을 주고, 컨실러로 피부의 얼룩이나 점, 아이 컨실러를 사용해 눈 밑을 화사하게 만들고, 다크 서클등을 감쪽같이 감춰주는 센스를 발휘하고, 자신감있는 눈빛과 환한 미소로 긍정적으로 살기. 이정도는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 듯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는 숲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가가형사 시리즈 두번째 : 잠자는 숲은 이야기속 배경중심이되는 다카야나기 발레단이 공연하게 될 차이콥스키의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작품에서 따온듯 하다.

샤를 페로의 동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나쁜 요정의 저주를 받은 공주가 100년동안 잠에 들었다가 어느 왕자에 의히 눈을 뜬다는 스토리인데 제목은 물론 내용면에서도 비슷하다는. . .

발레단 전체가 울창한 잠의 숲에 갇혀 있다 깨어나게 되는 이야기 이기도 하니 말이다.

하루코가 사람을 죽였다, 라는 연락이 왔다. - 이 책 잠자는 숲은 다카야나기 발레단에서 일어나는 의문의 연속 살인사건을 담고 있다.

그 속에는 발레단의 화려한 춤사위와 함께 가가형사의 지고지순한 순애보도 함께 들어있어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

잠자는 숲은 졸업과는 다르게 첫장부터 사람을 죽인 이야기가 (물론 그것이 정당방위이긴 했지만) 튀어나온다. 그리고 죽게되거나 살인미수에 그치게 되는 숫자도 다른 책에 비해 무지 많은 편이라 놀랐다. 유명 발레단 '다카야나기 발레단' 사무실에서 신원불명의 남성이 시체로 발견되는데 피의자는 미모의 발레리나 '하루코'. 사무실에 강도가 들었고 실수로 그 강도를 죽이고 말았다는데 과연 그녀의 말처럼 정당방위였을까? 하지만 얼마 뒤 발레단의 연출가 '가지타'가 독살당하고 야기유가 독극물을 넣은 커피를 먹은 미수 사건이 일어나는가 하면 발레단의 '야스코'가 수면제 과다 복용으로 자살하는 사건도 일어난다. 이 사건들은 그저 우연히 잇달아 발생한 것 뿐일까? 화려한 무대 뒤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가가 형사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데 이 이야기는 가가형사가 우연히 맞선 상대와 다카야나기 발레단의 <백조의호수> 공연을 보러갔다가 흑조로 나왔던 '미오'에게 반하게 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도 담고 있고 p.158를 통해 가가형사가 교사를 그만두고 형사직을 하게 된 이야기도 들어있어 놀라움의 연속이었다는 ~

 

"당연하죠. 댄서는 그런 짓은 안 해요. 아니, 못하죠.

드라마 같은 데서 프리마 자리를 노리고 상대를 함정에 빠뜨린다는 촌스러운 스토리가 자주 나오죠? 근데 그런 일은 절대로 없어요.

댄서라는 건 춤에 대해서는 결벽증이 있고, 타인과의 실력 차를 객관적으로 포착하고 있는 법이에요.

자기보다 뛰어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을 밀어내고 자신이 춤을 춘다는 건 본능적으로 못해요.

그 역할을 갖고 싶을 때는 실력으로 겨룬다, 그것밖에 없지. 옆에서 지켜보기에는 우아해 보이지만 생존경쟁이 엄격한 세계라구요." [p.201]

 

슈투트가르트발레단 수석발레리나 강수진씨의 발사진을 기억한다. 제 모습을 잃어버릴 정도로 흉칙한 모습으로 변한 발이지만 그 모든 것이 화려함 뒤에 숨겨진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한해 250켤레의 토슈즈를 사용할만큼 온통 연습뿐이었다고 하니 말이다. 그러기에 세상 어느것보다 아름답게 느껴졌던 그 발.

책을 읽는 내내 그 분의 삶의 오버랩되어 괜히 가슴 뭉클해지기도 했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다.

얼른 가가형사 시리즈 세번째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를 읽어봐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졸업 - 설월화雪月花 살인 게임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진상을 알고 싶지 않으시군요?"

"언제라도 진실이라는 건 볼품없는 것이야. 그건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단다."

"거짓에 의지하는 삶에 가치가 있을까요?"

"거짓인지 진실인지, 그걸 어느 누가 판정할 수 있지?" [P.320]

 

가가 형사 시리즈 첫번째 [졸업]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답게 이야기가 술술술 잘 풀린다. 무엇보다 붉은손가락, 악의를 통해 익숙한 사람의 학창시절 첫번째로 해결하게 되는 사건의 이야기 인지라 더더더 흥미있게 지켜봤다는 ~

책을 다 읽고는 온전히 ''가가'라는 인물에 관심이 집중되 붉은손가락, 악의를 다시 읽고팠을 정도다. 거기에서 가가형사는 어땠었나 - 다시 살펴보고 싶은 맘

다른책을 읽을땐 책 속 하나의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사'라는 사람외엔 별다른 느낌을 못받았는데 이 사람이 졸업을 시작으로 히가시노 게이고와 함께 성장하고 있었다니 !!

평범한 대학생이던 사람이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고, 사랑을 하고, 교사로 재직중이다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형사로 입문하기까지 스토리들.

책을 읽으면서 그것들의 순서를 쫘르륵 나열해가는 재미도 쏠쏠 할 것 같아 벌써부터 가가형사 시리즈 다른 이야기들이 기대된다.

 

졸업은 T대학에 다니는 학생 가가, 사토코, 나미카, 도도, 쇼코, 와코, 하나에 등 7명의 친구들이 대학생활중에 일어나는 이야기다.

도도와 쇼코, 와코와 하나에는 커플이고 가가는 사토코를 좋아하고, 나미카는 남학생들과의 교제이도 적극적이어서 매번 다른 남자를 달고 다니지만 데이트 따위로 시간을 허비하는 식의 교제를 하진 않는 당찬 여대생이다. 검도를 하는 사람답게 '연인'이라는건 집중력을 무너뜨리고 시간을 낭비하게 하는 원흉이라고 생각하는 나미카. 그런 나미카가 학생 검도 개인선수권 대회 현 예선 여자부 결승전에서 미시마 료코를 만나 아쉽게 패한지 얼마 안되 친구 쇼코가 '백로장' 자신의 방에서 손목을 긋고 자살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친구의 죽음이 자살인지 타살인지 밝혀지기도 전에 미나미사 선생님 댁에서 예정대로 진행되는 '설월화 의식'

한마디로 '제비뽑게 게임'을 통해 차를 마시는 사람이나 다식을 먹는 사람, 나아가 다음에 차를 준비할 사람을 매회 제비를 뽑아 결정하는 날인데 이 설월화 의식중에 친구 나미카가 사토코가 건네준 차를 마시고 숨지는 사건이 일어나면서 사건은 급물살을 타게 된다.

 

친구. 친구와의 우정. 자살일 리도 없고 타살일 리도 없는 사건들.

그 하나의 사건이 또 다른 사건을 부르고 그 속에서 본의아니게 친구를 죽인 사람이 내 친구들 중 한 사람일지 모른다는 확신이 들때의 긴장감.

의심하면 의심할수록 미안함은 커지고, 과연 우리가 다른 친구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 실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

세상 모든 일에는 아름다운 환상의 뒤편에 늘 합리적 현실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그것들은 예기지못한 곳에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에 와르르 무너지기도 하는 것 같다.

어느쪽이든 확실한 것 없는 불안한 상황, 모든걸 다시 시작해야 하는 '졸업'을 앞둔 시점이 아니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원래 무슨일이 벌어지지 않으면 무엇이 소중한지 잘 모르는 법이다. 소중한 친구의 죽음으로 많은것을 깨달은 가가, 사토코, 와코와 하나에가 되었음 좋겠다.

 

다도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보니 '설월화' 사건과 그 트릭은 너무너무 어려웠다 ;;

어렵지만 그모습이 어찌나 여유만만하고 고풍스러워보이는지 영상으로 이런 모습을 볼 기회가 있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레이브야드 북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데이브 매킨 그림 / 노블마인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그 친구들도 죽었지. 그 친구들은 세상과의 인연이 다한 거야. 하지만 너는 그렇지 않아.

너는 아직 살아 있어. 너한테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이 있다는 말이지. 너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어.

그리고 어떤 꿈이든 꿀 수 있고 말이야. 네가 세상에 변화를 가져오면, 세상은 변해. 그게 바로 잠재력이야.

하지만 일단 죽으면 잠재력은 모두 사라져. 끝나는 거지. 그때는 살아서 한 행동의 대가를 치르는 거야. 이름만 남지.

너는 이곳에 묻힐지도 모르고 심지어 이곳에서 걸어 다닐지도 몰라. 하지만 죽으면 잠재력은 더 이상 발휘할 수 없어."

 

스타더스트와 네버웨어 다음으로 세번째로 접하게 되는 닐게이먼의 소설 '그레이브야드 북'

매번 느끼는 거지만 닐 게이먼은 우리가 상상속에서나 만날 법한 공간들에 대해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는 재주가 있는것 같다. 

한순간 지상의 틈으로 굴러떨어진 청년의 런던 지하세계 여행을 그린 네버웨어, 일가족을 살해하라는 특명을 받은 암살자를 피해 가족의 유일한 생존자인 아기가 공동묘지로 흘러들어가 유령들과 생활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린 이 책 그레이브야드 북의 배경은 정말 쇼킹할 정도다.

그 어느 누가 공동묘지란 이런 하드보일드한 환경을 배경으로 씩씩하면서도 교훈적인 이렇게 맛깔난 이야기를 적어내려갈 수 있을까 -

 

아장아장 엉금엉금. 암살자 잭의 죽음의 손길을 피해 걸음마를 막 배우기 시작한 아기는 집근처 공동묘지로 향한다. 화목했을 한 가정을 이리도 처참히 무너뜨린 사내는 누구이고, 왜 이런짓을 한 것일까의 의문도 잠시 - 살아서 애를 가져본적이 없었던 오언스 부인은 우연히 아기를 발견하고 암살자의 손에 죽임을 당한 아기엄마의 부탁을 받고 자신이 아기를 맡아 키우겠다고 약속한다. 유령들 사이에는 살아있는 아기를 어떻게 처리할지를 두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지만 결국 오언스 부인이 아기를 맡아 기르기로 하고 사일러스가 아기의 보호자가 되겠다고 자청하고 나서면서 아무도 닮지 않았다는 뜻으로 노바디라 불리우는 아이의 유령들과 함께 신나는 공동묘지 생활이 시작된다. 묘지의 특권을 얻었기 때문에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고, 살아있는 사람들이 가서는 안되는 몇가지 길 도 갈 수 있는등의 신비한 능력을 갖게 되는 노바디. 여러 유령들의 도움으로 시체 도굴꾼의 문에 대해서도 배우고, 다른 사람의 꿈속으로 들어가는 것도 배우고, 별자리 보는 법,침묵하는 법, 유령처럼 나타났다 사라지는 법도 배우게된다. 묘지 너머의 세상이 그립지만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 생기는 갈등도 노바디가 크면 클수록 커지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바깥세상으로 한 발 내딛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새로운 친구편의 소녀와의 우정에 관한 피소드들은 굉장히 재밌었는데 그 후 이야기들은 조금 느리게 흘러가는 느낌이 크게 느껴졌던 것 같다.

지옥의 사냥개, 마녀의 비석, 죽음의 춤 등등의 이야기를 빠른 스피드로 전개하면서 노바디의 학교생활엔 좀 많은 부분을 할당(똑똑한 그가 이렇게 쉽게 학교를 그만두다니 ㅠ), 클라이막스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내용이 넘 짧고, 후다닥 끝나다보니 노바디가 유령들과 공동묘지 생활을 하게 된 부분의 스토리도 약하게 느껴진다. 노바디가 잭과 그 일당을 만났을때의 이야기(사일러스의 일, 근위병들 이야기 등등)가 비중있게 다뤄졌으면 훨씬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비석에 있는 글자을 받아 적으면서 알파벳 공부를 하는 노바디와 친구가 된 스칼릿. 부모님께 그 이야기를 털어놓았을때 그만한 나이엔 가상의 친구와 어울리는 일이 흔하다며 전혀 걱정할 것 없다 말하는 부모님의 태도에선 웃음이 나왔고, 리자의 비석을 만들어주고 싶어 브로치를 팔러 온 노바디의 행동. 유리 문진의 표면에 물감과 붓으로 소녀의 이름의 첫글자를 적고 우리 서로 잊지말아요 라고 적은 노바디의 행동은 감동이었던 것 같다. 정말 소소한 부분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라는 !!

미리 겁먹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시인의 조언을 귀담아 들은 노바디의 앞날에 환한 미래가 펼쳐지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