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두 얼굴 -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테라피
최광현 지음 / 부키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의 두 얼굴
-사랑하지만 상처도 주고 받는 나와 가족의 심리 테라피

2015년 9월 첫주

1. 작가소개
최광현: 한세대학교 상담대학원 교수이자 트라우마 가족치료 연구소장이다. 그는 우리 마음에 생긴 가장 깊은 상처는 대부분 가족과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가족 안에서 겪는 문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경험하는 불행, 낮은 자존감, 불편한 인간관계 등의 뿌리가 가족 안에 있다고 보고 오랜 기간 가족 문제에 대해 공부하였다.


2. 내용 요약 (이라기보단 와 닿는 구절과 내 생각)
1) 우리는 왜 부정적일까
-어린 시절의 상처가 훗날 다른 사람에게 투사되는 현상을 전이 감정이라고 한다. 과거의 경험이 현재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가족 안에서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감정을 경험하였는가는 평생동안 간직될 감정의 채널 고정이다.
- 가족 최면: ‘넌 공부에 소질이 없어.’, ‘넌 언니보다 못해.’, ‘무조건 일찍 들어와.’ 등 어려서부터 부모를 통해 걸리는 최면, 형제간의 우애, 예절 등이 지나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음. 벗어나려면 가족에게서 나를 분리 할 수 있어야 한다.

- 우리는 모두 자신이 자란 가족으로 회귀하려고 한다. 설령 그 가족이 비참했고, 불안했고, 외로웠을지라도. 그 곳은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이다.

- 보웬이 말하는 가족 문제의 세대 전수 단절법
: 문제에 직면한 사람들은 자기의 어린시절의 가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① 결혼 생활이 어릴 적 부모를 닮았는지.
② 화나면 침묵하고, 불같이 성질을 내고, 비꼬는 말투로 응수하고, 욕설을 하고, 남과 비교하고, 협박투로 말하는 지.
③ 어린시절의 내가 겪은 공포, 수치심, 분노, 무력감 등에 직면해야 한다.
④ 나도 모르게 배우자와 아이에게 같은 감정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함.
⑤ 누구에게도 물려주지 않겠다고 다짐해야 함.

2) 문제를 만나자
- 똥떡 vs 트라우마
: 푸세식 화장실이 많았던 시절. 똥통에 빠진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수치심을 없애주기 위해 옛날의 어머니들은 있는 재료로 떡을 만들었고 마을에 돌렸다. 아이 덕분에 떡을 얻어 먹게 된 마을 사람들은 아이를 보고 안부를 묻고 덕담을 잊지 않았다. 아이는 서서히 공포와 수치심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나는 내 아이에게 똥떡을 만들어주었는가 트라우마를 남기고 있는가.

-직면의 미학
① 상처를 피하려다가 더 큰 상처를 만난다.
② 반복 강박: 폭력의 대물림, 자기 파괴적인 행동

그러나 반드시 직면해야 함.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간 창틈으로 고요한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기형도 <엄마 걱정>


③ 글쓰기로 내면 아이(과거에 상처를 받아서 고통스러운 행동을 반복하는 자아)와 대화하기. 과거의 나를 바라보는 글을 쓰자. 갑자기 생각난 시. 내 유년에는 윗목은 언제 어디일까.

- 원인은 단정하기 어렵다.
: 개인이 처한 문제는 반드시 개인의 탓이 아니라 환경 탓일 수 있다. (시스템적 관점)
어느 점원이 아주 불친절했다고 치자. 지금까지의 심리 분석이라면 점원은 과거의 상처가 내면의 깊은 상처로 자리잡아서 분노를 억누르는 형태로 존재해야 맞다. 하지만 점원은 퇴근시간이 두 시간이나 지나 있다. 저녁이 늦어 굉장히 허기가 졌다. 그런데 교대하기로 한 점원은 연락이 두절이고, 사장도 퇴근을 허가하지 않는다. 이 점원은 당분간은 친절해지기가 어렵다. 그런데 전후 사정 보지 않고 무턱대고 그가 분노하기를 잘하는 가족력을 가졌다고 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 가족 시스템은 모빌과 같다. 천장에 매달린 모빌은 끝에 있는 장식 한 개만 툭 쳐도 모두 흔들린다. 이처럼 한명이 받는 외부 자극이 가족 전체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가장이 집에 들어와 무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족들은 가장의 눈치를 살핀다. 가장은 눈치를 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가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다른 사람은 신경쓰지 않는 것이다. 이 때 아내가 답답해서 남편의 행동을 지적한다면 문제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진다. 남편은 외부에서 자극을 받아 집으로 들어왔지만 그의 자극은 가족 전체를 흔들게 된다. 마치 도미노처럼 한명이 쓰러지면 모두 다 쓰러지는 것이다. 끝이 날 때까지.

- 아이가 스트레스 상에 노출 된 채 장시간이 지나면 문제 행동을 유발한다. 이 때 아이만 닦달할 것이 아니라 무엇에서 그 문제 행동이 비롯되었는지를 보아야 한다. 어느 시스템에서 망가진 채로 지내는지를 알아야 해결이 가능하다.

-가족의 비밀
: 가족에게는 비밀이 있다. 그 비밀이 밖에 나가서 말하면 안되는 것일수록 아이들은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낀다. 그 비밀이 부모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가장이 외도를 했다거나 폭력을 저질렀다면 아이들은 아버지가 저지른 죄를 비밀로 만들고 그 비밀 안에서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낀 채로 살아간다. 그것은 아이들을 가족 희생양으로 만드는 것과 같다.

- 또 다른 희생양
: 부모의 못 이룬 한을 해결하기 위해 자녀는 주어진 사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그 것에서 벗어나려고 하면 탈출죄가 되고 그 죄책감에 빠진다. 가족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그것을 짊어지는 자녀는 오히려 가족을 병들게 한다. 가족이 한 가족원의 인생을 착취해서는 안되며 가족 희생양은 빨리 맹목적 희생과 헌신에서 벗어나야 한다.

- 부모의 시각으로 나를 바라보는 ‘내사’
: ‘너는 엄마 아빠 없으면 아무것도 못해.’ ,‘너는 아직 세상 물정을 몰라.’
부모가 설정한 틈에 아이가 끼워 맞춰지면 오히려 자녀의 성장을 막는다. 부모의 시선으로만 자기를 바라보면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부모는 무기력한 자녀를 보며 자기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한다. 어디서부터가 잘 못인가.

3) 이해하면 해결되는 것들
-깨어진 소통
: 부모와 자녀 사이에 깨진 소통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이야기에 경청해야한다. 자녀가 이야기 할 때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바라본 적이 있는가. 쓸데없는 말 한다고 묵살하지는 않았는가. 언제나 내 말을 하려고, 내 생각을 전하려고 하지는 않았는가. 아이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훈계하고 소리치고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지는 않았는가. 아이를 훈계하는 부모보다 경청하고 성찰하는 부모가 필요하다.

-양가감정
애정과 증오, 독립과 의존, 존경과 경멸 등 상반되는 감정을 동시에 갖게 하는 이중 구속, 이중 메시지 형태. 예를 들면 비싼 선물을 거절해 놓고, 자기는 그런 것을 받을 기회가 없는 것 같다며 한탄하는 모습. 주로 노인분들이 많이 하는 언어 표현. “얘야, 난 진짜 괜찮다.” 나는 할머니가 되면 이렇게 말해야지. “어멈아, 너의 행동이 별로구나. 나 기분 나쁘구나.”

-관계통장
부부간에는 보이지 않는 관계통장이 존재한다. 관계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남았느냐에 따라 두 사람의 관계는 사랑과 증오의 관계를 넘나든다. 입금에 해당하는 행동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깊은 사랑이며 출금은 화풀이, 폭력, 잔소리, 경멸 등이다. 우리 부부의 관계 통장의 잔고는 얼마큼일까. 혹시 한쪽만 입금을 시키고 있지는 않은가. 입금 한 사랑의 양이 아까워서 손해보는 것 같아서 일방적으로 출금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을까?

- 자아분화
: 같은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대처하는 능력. 자아분화가 잘 될수록 위기 대처 능력이 빠르다. 자아분화가 안되면 위기나 문제 상황속에서 자존감을 잃고 끊임 없는 비하로 문제를 악화 시킨다.
예를 들어 오랫만에 만난 친구가 ‘너 살 쪘네.’ 라고 했을 때 기분이 너무 언짢아서 어떻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느냐고 따지고 들면 자아분화가 잘 안되는 상태이고, 기분은 언짢지만 티를 내지 않고 그런 말 처음 듣는다며 딴청을 피우면 중간 정도 되는 상태다. ‘살은 별로 찌지 않았지만 요즘 편안해서 그렇게 보이나 보다.’ 고 말한다면 자아분화가 잘 되는 상태이다.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 나는 어떤가. 자아분화가 되고 있는가?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나는 보통 중간 정도의 자아분화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아주 많이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기분이 자주 나빠지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그래서 상대방은 끝까지 내 기분을 모르기도 한다. 나는 자존감이 있는가, 자존심이 없는가.


3. 나의 두 얼굴
조심조심 탑 쌓기를 하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 쳐서 그 돌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 아이를 키우면서 제일 많이 느끼는 감정이다. 말짱 도루묵이라는 말이 왜 그렇게 와 닿는지. 삶의 지침서를 읽을 때마다 어쩜 그렇게도 후회가 되고 다시 조심조심 탑을 쌓다보면 어느새 한층 가까워 온 아이와 나 사이. 그러다가 또 누가 툭 치면 와르르 무너져 화르르르 분노가 치민다. 그 때 마다 누가 나에게 <가족의 두 얼굴>을 읽어 줬으면.
내가 또 화가 나서 아이의 눈을 보지 않고, 감정을 무시하고, 경멸하듯이 바라보고, 내 두 허리에 내 손등을 대고 씩씩 댈 때마다 누가 나에게 이 책의 구절들을 읽어 주었으면. 내가 주고 있는 이 감정들이 유년의 내 윗목이었으며, 지금 내 아이에게 고정된 채널이라는 것을. ‘마음대로 해!’ 라고 소리지르는 것이 결코 아이가 반성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양가감정만 심어주는 오류라는 것을. 한번도 똥떡은 만들어주지 않은 채 똥간에 빠진 너를 나는 언제나 용서했다고 말하는 매정함이 내게 있다는 것을. 아이가 부리는 온갖 몽니들이 결국 나의 닦달과 만용에서 빚어졌다는 것을 말이다. 이제는 읽은 사람으로서 내 스스로의 마음이 나에게 말해주기를. 오늘은 독자가 아니라 청자가 되어 내가 읽은 구절구절의 소리를 스스로가 듣기를 바라보면서 안녕, 가족의 두 얼굴.가족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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