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노동]이라는 책이 나왔을 때 나는 놀랐다. 우리가 하는 대다수의 일이 사실은 쓸모 없는 일이라니. 제일 놀랐던 것은 회의이다. 우리는 회의를 거쳐서 항상 좋은 결론에 도달하려고 하는데 회의가 가장 쓸모 없는 것이라고 말하니 놀랄 수밖에.이번에는 그 후속작으로 [진짜 노동]이라는 책이 나왔다. 정반대의 제목에 어리둥절했다. 읽어 보니 전작의연장선상으로 첫 번째 챕터가 가짜 노동을 안 읽어 본 사람을 위하여 간단하게 설명하고 있었고, 저자는 서문에서 아예 진짜 노동을 읽은 사람은 그 부분을 건너뛰어도 좋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진짜 노동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월급 루팡이라는 말이 있다. 별로 중요한 업무는 하지 않고 시간만 죽이다가 월급을 받아 가는 사람을 말한다. 아마 이런 말을 들으면 누구나 기분 나빠 할 것이다. 내가 얼마나 많이 일하는데, 내가 얼마나 바쁜데 하면서. 하지만 저자는 그 대부분의 일이 가짜 노동이며, 굉장히 소모적인 일이라 우리를 행복하지 않게 한다고 말한다. 진짜 중요한 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여가를 즐기라고 말한다. 그것이 더 행복하고 효율적이라고. 저자의 생각 중에 놀라웠던 것 중에 하나는 인센티브에 관한 부정적인 인식이었다. 지식과 혁신이 관련된 직업들이 보상이 약속되면 오히려 품질이 떨어지고 성과의 다른 급여나 성과 계약들이 오히려 안 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자발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상이 있어서 하면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그것을 위해 내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에 더 큰 보상을 원하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 유능 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 해를 끼치는 거라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어려운일일수록 보상이 많으면 더 열심히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역효과라니 그런 시각이 신선하고 신기했다.또, 어떤 이의 역할은 무엇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 별로 생산적이지 않고 돈이든 재정이든 낭비되고 있다고 말한다. 펜데믹으로 멈춰있었어도 회사가 돌아가는데 지장없었다면 그 자리는 포스트팬데믹에도 없어도 되는 업무였던 것이다. 그런 자리를 없애는 게 정직성이겠지. 특히 상사의 허영심은 진짜 노동을 위해 사라져야 한다. 사실 직장인은 스스로가 좀 더 효율적으로 노동력을 배치할 수 있게 투쟁해야 한다. 휴가 중에 와 있는 이메일 정도는 삭제 할 수 있는 능력?? ㅎㅎ저자는 직원 모두의 정직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적게 일해도 되는데 많이 일해야 하는 것처럼, 아니 그러고 있는 것처럼 굴지 말라고 한다. 정직성이 없어지면 결국 일의 능률을 올리는 것이나 협업에도 방해가 되어 가짜노동이 판을 치게 되는 것이다.나도 사실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평소에는 다른 일로 힘을 낭비하다가 중요한 일을 닥쳐서 히는 습관 때문에 자책의 말로 바쁘다고 투덜거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직장인이 아니라서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적용 할 수는 없지만 대한민국 노동자의 퇴근 시간 단축을 위해서라도 이 책은 널리 읽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