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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곰
메리언 엥겔 지음, 최재원 옮김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평점 :
읽기 전부터 흥미진진했던 책. 메리언 엥겔이라는 사람은 잘 몰랐지만 충격적 울림이라고 후기를 남겼다는 마거릿 애트우드는 알았고, 1대 메리언 엥겔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도 잘 알았다. 그 밖에 우리나라 작가들도 강력추천했다기에 안 읽을 이유는 없었다. 기회도 좋았음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러나 읽고 나서는 몰랐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솔직히 너무 충격적이었다. 혹자는 그것은 사랑이다,고 말했는데 그게 사랑이라고? 싶었다. 글을 읽고 난 후에도 어떠한 서정과 여성주의적 시각과 아름다운 서사, 그 어느 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냥 지저분한 욕정이고, 삐뚤어진 자기애였다. 자연과의 합일 뭐 이런 것도 아니고, 사회에서 염증을 느낀 주인공의 자기 위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까놓고 말하면 그냥 엄격한 수간이었다. -_-;;게다가 불륜도 서슴없이....;;;
이것이 자유에의 갈망인가? 이것이 사랑의 다른 모습인가? 사랑의 유형은 저마다 다르니 절대로 잣대를 들이대지 마라? 아니 동물에게도 그래요? 물어봤어요?? 사람이 함부로 그래도 된다고 동물도 동의했나요?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숲속 강가의 오두막, 그 옆에 눈부시게 쏟아지는 대자연 정도만 느끼고 돌아간다. 아무리 생각해도 백번 양보해 그가 지난 사랑 혹은 사람들에게 너무 상처 입었고, 그래서 아팠고 속상했고 외로웠다 하더라도 나에겐 그 어떤 것도 진솔한 사랑의 이름으로 들이댈 수 없었고 주인공이 남자였고, 여자곰이었다면 그래도 우리가 이것을 사랑이라고 할지, 그것을 문학이라고 생각하고 읽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 (작가님이 돌아가셔서 못 물어봄 ㅠ)
내가 아직 부족해서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언 엥겔의 다른 작품을 읽어보고 싶고, 초역이라고 하니 다른 작품도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