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한 입 베어 물었더니 문학동네 청소년 66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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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청소년에서 일 냈다. 아니, 이꽃님 작가가 일낸건가. 표지부터 내지까지 시각과 촉각으로 사로잡고 내용은 읽길 잘했다고 셀프 칭찬! 눈물빼는 한 장면은 덤이었네. 선물 같은 책, [여름을 한 입 베어물었더니]



남의 마음을 듣는 찬과 나의 마음과 싸우는 지오의 지독한 여름나기가 시작된다. 아직은 보호받아야 하는 열네살 어린 학생들이 세상이 위로 못할 큰 상처로 방황할 때 서로에게 가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절실하게 다가오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청소년 소설 속에서 아이들의 상처는 어른들이 만들고 나몰라라 하기 일쑤인데 이 소설에는 어른들도 팔에 흉터가 나고 말았음을, 어른들도 죽을 힘을 다해 애쓰며 살았음을 보여줘서 어른인 나도 위로 받았다.



여름과 학창시절은 찬란하고 눈부시다. 그러나 이 소설 속 여름은 절대 황홀하지 않다. 누군가의 여름은 화마의 뜨거움과 상처로 점철된 고통의 귀퉁이일수도 있다. 학창시절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가족을 잃은 슬픔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는다. 특히 혼자 남은 사람의 상처는 홀로 극복하기 너무 어렵다. 하지만 이꽃님 작가의 소설에는 기어이 팔꿈치를 스치며 나란히 걷는 아이들이 등장한다. 온갖 상처와 눈물로 범벅이 됐지만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랑을 체득하고 용서를 결심하며 회복의 길로 접어든다. 지독했던 여름의 화기는 서로 한 입씩 베어 물믊으로 조각나서 사라진다. 타인을 이해하면서 어른의 세상으로 성큼 진입한다. 말 안해줘도 알 수 있는 마음을 마주하러 타인의 흉터 속으로 손잡고 나간다. 착한 사람이 한 선택도 나쁜 선택이 될 수 있음을 그러나 나쁜 선택도 당시엔 간절함 그 이상이었음을 옅게나마 이해함으로 아이들의 세계는 넓고 안온해진다. 소망을 품을 힘과 용기를 얻게 된다. 움푹패인 상처를 치유할 슬픔이 흐뭇하게 흘러나온다. 나의 슬픔에만 골몰하느라 다른 사람의 고통은 생각할 수 없던 과거의 나를 사정없이 메어치고 나를 지켜주겠다고 새롭게 결심한 친구에게 손을 뻗는다. 시간의 심판대 앞에 승리한 아이들의 팔이 힘껏 들려 올라간다. 목에 건 화해의 매달은 비로소 빛난다.



정주라는 마을에서 펼쳐지는 태양을 피하는 뭉클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는 이야기를 덮은 후에도 여전히 이어질 인물들의 세계를 응원했다. 유도는 넘겨뜨림으로 점수를 얻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더이상 잃지 않기 위해 온힘을 다해 굴레를 자빠뜨리는 소년소녀의 이야기가 나는 너무 좋았다. 게다가 츤데레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정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렇지만 어른들은 유도 안하는 외지인에게도 잘해줬으면!!

아무튼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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