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네 사람이 리비아에서 간신히 죽음을 피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엄청난 슬픔을 느끼기도 전에 분노와 좌절감이 먼저 찾아왔다. 리비아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도대체 앤서나는 시리아에서 뭘 하고 있었단 말인가? 만약 임신하지 않았다면 나 역시 그곳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나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나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재단하는 것이 훨씬 쉬운 법이다. 게다가 전쟁지역 한복판에서 하필이면 천식발작으로 세상을 떠나다니? 이 비참한 운명은 누가 준비해놓은 것인가? 이러한모든 의문에 대한 대답은 절대 얻을 수 없을 것이다. 하나만 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