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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
배한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1월
평점 :

매경출판에서 출간한 [국보, 역사의 명장면을 담다]는 특별한 역사책이다. 시대의 흐름대로 사건을 담은 게 아니라 저자 본인의 생생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잘 짜낸 유물역사책이다.
저자 배한철은 문화재 기자다. 이번 책이 첫 책이 아니며 문화재관련 전문가도 아니었다. 그러나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행복해지는 법! 그는 학창시절부터 관심있었던 문화재와 역사공부를 꾸준히 하며 발로 뛰는 역사학자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 휴일이면 서울 주변의 유적지를 둘러본단다. 도시화가 되어서 그저 지나쳐지는 유물들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이런 것들을 매우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찾아간다. 정리한다. 그리고 소개한다.
저자는 국보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답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다. 엄청 동의한다. 교과서에서 담아주는 사진은 규격에 맞춰서 들어가지만 직접 가서 만나보면 그 웅장함이나 -꼭 크지 않더라도 - 그 감동이 완전히 다르다. 그래서 하루 빨리 통일이 돼야하는 이유, 중국 땅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자유로이 답사 갈 수 있는 날이 와야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그것이다.
책은 총 8부로 나눠져 있다. 본인이 참여했던 국보 발굴 현장 답사기부터 우리의 잃어버린 국보 이야기도 있고, 전쟁을 견딘 국보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그리고 미스테리한 그래서 더 재밌는 국보이야기도 있고, 국보가 담은 삼라만상의 기운과 더불어 국보를 제작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만나볼 수 있다. 차례만 봐도 재밌고 다채롭다.
한개의 챕터는 한 개의 국보를 담고 여러가지 일화들을 속하여 있다. 중간 중간에 국보의 사진도 있다. 교과서에서 봤던 자료들도 있지만 아예 처음보는 사진들도 많았다. 저자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1개의 부마다 말미에 '국보 토막상식'을 넣어두어서 흥미로웠다.
한국사를 공부해놓고 국보를 보러가지 않는 것은 모순이다. 국보는 한시대의 정점에서 태어나 켜켜이 선조의 흔적을 쌓아두었다. 국보에 대한 연구는 지속돼야 한다.
국보가 얼마나 가치있는가 아는 사람이라도 국보가 후손들을 위해 물려줘야 하는 국가의 자산이라는 생각이 없으면 국보는 한낱 재산목록에 불과하다. 그래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국보 혹은 여타 문화재를 소유하거나 팔아넘기려고 한다.
손춘익 선생이 쓴 [돌사자 이야기] 라는 동화가 있다. 그 책에서는 문화재를 대하는 세 명의 사람이 나온다. 한 명은 농부인데 우연히 돌사자를 발견하고 헐값에 팔아 넘겼다. 그는 문화재를 경시여기는 사람이다. 그 다음은 골동품 상점 주인인데 그는 헐값에 산 돌사자에 이윤을 붙여 일본사람에게 팔아먹는다. 문화재의 가치는 알지만 그저 재산목록으로 본 것이다. 마지막은 나그네다. 일본인으로 추정되는 그는 돌사자를 사들인 사람이다. 그리고 자기네 나라로 반출하려다 갑자기 벼락이 쳐서 죽는다.
동화라고 얕잡아 보기엔 문화재를 대하는 인간의 태도를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됐지만 무엇보다 국보의 소중함이 좀 널리 알려졌으면 하고 소망을 품어보았다. 그리고 우리의 세대는 천년 후의 손들에게 무슨 국보를 남겨줄 수 있나 생각해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참 좋은 책이다. 자료 조사도 열심히 했고, 귀중한 사진자료들도 많다.
흥미로운 국보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면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다.
5학년부터 읽어봐도 재밌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