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감정 - 나쁜 감정은 생존을 위한 합리적 선택이다
랜돌프 M. 네스 지음, 안진이 옮김, 최재천 감수 / 더퀘스트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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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천 교수가 감수했다고 하면 일단은 믿고보는 경향이 있는 나에게 이 책은 행운과도 같았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읽은 사람이라면 일단 이 책 제목이 주는 궁금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이기적 유전자에 이어 이기적 감정이라니! 감정이 이기적일 수도 있나? 감정도 진화를 목적으로 일부러 발현된다는 걸까? 궁금함을 한가득 안고 책을 펴 들었다.




작가는 정신과의사다. 진화생물학으로 정신장애를 설명하고 싶어서 이 책을 쓰고자 했다. 저자는 인간이 왜 병에 걸리는지 진화심리학적으로 연구하기도 했다. 저자는 인간이 가진 감정이 자연선택 과정을 거쳐서 알맞게 인간을 진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딱다구리가 벌레를 먹기위해 나무를 잘 쪼도록 진화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인간은 몸과 마음이 병에 걸리기 쉽게 진화해버렸다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인간에게 감정이라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신은 상당히 약하다. 저자는 감정은 우리의 행복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나쁜 감정이 좋을 수도 있다는 것!


고통과 통증은 나쁜 감정과 같이 오기마련이다. 그것은 인간이 질병이나 사고로부터 공격받기 이전에 자기 방어가 되기도 한다. 폐렴환자가 너무 기침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죽는다고 한다. 얼마전부터 있어온 심장의 답답함이 협심증을 치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환자가 갑자기 짜증이 많이 나고 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든다면 우울증약을 처방받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것은 마냥 좋은 감정이 아니라 외려 나쁜 감정인 것이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를 일반적 상황으로 고려하지 않고 개인의 성격 같은 내적문제에서 찾으려고 하기도 하는데 이를 가리켜 '기본적인 귀인 오류' 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좋은 결과를 낳기도 한다. 예를들어 높은 곳에 올라가는 것은 그 높이만으로도 위험성을 장착한다. 나에게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사람이 그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는 것만으로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문제는 높은 건물이지만 내적 문제는 공포증이다. 하지만 때론 공포증이 사람의 안전을 지키기도 한다. (물론 과도한 것은 차치한다)


질투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질투가 없으면 결혼이란 제도도 없을 것이다. 인간을 제도안에 묶고 질서 속에 살게 하는 것은 '감정' 의 산물이다. (제도가 파괴됐을 때 여자와 아이들이 얼마나 위험할지는 적으나 마나)


이 책은 수 많은 비유적 예시와 관련 서적과 환자들의 사례를 통해서 독자에게 저자의 핵심을 이해시키고 있다. 다소 어려운 단어를 제외하고는 읽기에는 무리가 없는 책이다. 다만 상당히 방대한 양을 다루고 있고, 진화심리학을 잘 모르기 때문에 완벽하게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가지고 있으면 상당히 도움되는 책인 것 같다.


인기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을 본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슬픔에 관한 부분이다.


어린이 영화였지만 나는 보면서 울고말았다. 우리가 늘 재수없다고 무시했던 '슬픔' 이라는 감정을 직시할 때가 왔다. 왜냐하면 그 슬픔은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저자는 책에서 사별을 예로 들며, 슬픔을 지연하는 것이 훨씬 위험한 상황이며, 슬플만큼 슬퍼해야 치유가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나는 100% 동의한다. 사람에게는 문제 상황에 나와 관련된 무엇인가를 찾아 감정을 같게 하는데 그것이 바로 슬픔의 힘이고 , 전문용어로는 '수색이미지' 라고 한단다.


희노애락애오욕은 양날의 검을 가졌다. 없어서도 안되고 지나쳐서도 안되는 것이다. 다만 인간이라면 이 것을 제대로 활용하여 발전의 도구로 삼을 정도의 분별은 지니고 있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사회는 저 일곱가지 감정이외에도 공포라는 감정이 심각할 정도로 퍼져있다. 그래서 혐오가 양산되고 정신병이 만연한 사회가 돼가고 있다. 그것은 저자의 말대로 미디어 때문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말처럼 육식 때문일 수도 있고, 도시로 몰려들어 자연대신 공업이나 산업과 친해지면서 빚어진 부작용일 수도 있다. 그러기에 무엇보다도 우리는 타인과 나의 감정을 위한 연구와 배려를 잊어서는 안되겠다.

꼭 한 번 읽어볼만한 책! [이기적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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