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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세 - 바로 지금,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하여 ㅣ 클래식 클라우드 22
정여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7월
평점 :
"자기 자신의 진짜 모습과 만나는 순간에 느끼는 고통은 누군가가 자신을 공격했을 때보다 더 크고 깊을 때가 있다.
자기와의 대면이 너무도 고통스러웠기 때문에, 진정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헤르만 헤세라는 본명을 숨기고 에밀 싱클레어라는 이름으로 출간했던 것은 아닐까.
그는 당시 융 학파의 치료를 받으면서 자기와 대면하는 일이 너무도 고통스러웠음을 여러 글에서 고백한다.
그러나 그 ‘대면’의 고통이 낳은 작품들은 너무도 아름답고 성공적이었다."
클래식 클라우드는 보통 출간 예고를 해주기 때문에 미리 알 수 있는데 헤세X정여울의 조합을 봤을 때 나는 기절초풍이었다. 일단 정여울 작가 평소에 좋아하기도 했고,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고장 독일은 너무나 로망으로 남아 있는 도시기 때문에 엄청 궁금하고 보고 싶었다. 호들갑스럽게 기다리고 있었다.
표지도 너무 예뻤다. 정여울 작가를 닮아 시크하고, 헤세를 닮아 수수했다. 여름과 어울릴만한 책 [헤르만 헤세]를 소중하게 받아들고 한자 한자 눌러서 꼼꼼하게 읽어보았다.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0/0804/pimg_7540751262629328.jpg)
정여울 작가의 헤세 사랑과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성찰이 너무 근사해서 계속 밑줄 긋고 싶은 마음이었다! 헤세도 멋지지만 정여울 작가도 정말 근사한 작가였다.
정작가가 말하는 삶의 법칙들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참 많았는데 '내면의 황금'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았다. 내면의 황금이란 우리 정신의 가장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최후의 그 무엇이며,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것인데 이 안에는 이루지 못한 꿈이나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들어가 있단다. 현대인이 우울한 이유도 이 내면의 황금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라고. 늘 바쁜 일과에 쫓겨 내 황금은 커녕 가족이나 친구의 황금을 나눠줄 수 없다는 것에 대해 반성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헤세 역시도 [수레바퀴 아래서]에서 내면의 황금을 나눌 누군가를 찾지 못한 소년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단다.
솔직히 헤세의 작품은 [데미안]과 [클링조어의 여름]을 제외하고는 읽어보지 못했는데 한이 됐다. 많이 읽어보고 이 작품을 보면서 같이 주억거리면 좋을텐데 생각했다. 이 책을 덮자마자 [수레바퀴 아래서] 정도는 꼭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심지어 집에 있다 ㅠㅠ)
그리고 작가가 극찬해 마지않았던 크놀프의 삶이 담긴 소설 [크놀프]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얇아서 고마워요!!)
나이 마흔에 새로운 삶을 결심했다는 헤세를 보며 마흔을 앞두고 나에겐 어떤 삶이 펼쳐질까 기대해보게 됐다
헤세같은 대문호가 정착도 해보고 방랑도 해보고 화가나 정원사 등의 다른 삶도 살아 봤다는게 신기하고 독일에 헤세가 거닐었던 곳이 표지판으로 다 남아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정여울 작가는 아무래도 진정한 헤세 덕후인 것 같았다 클래식클라우드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내가 읽은 클클 저자 중에서 가장 덕후 인 것 같았다
헤세의 작품들을 총 망라해서 말해준데 놀랐고 적재적소의 자기 이야기도 고마웠다. 헤세의 소설들이 진정한 나를 찾는 과정이었다는 것이 대단히 만족스러웠고 나 역시 그의 작품들에 온전히 빠져보고 싶단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헤세가 찾으려고 했던 '나'를 나는 찾을 수 있을까. 사실 나는 '나'를 찾는 과정을 책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어느날은 그것이 온전한 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도 헤세처럼 글쓰기를 통해 '나'를 찾아야 하는데..
여러가지로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었다. 정여울 작가처럼 헤세에 푹 빠지는 날이, 헤세처럼 탐구의 끝에 다다르는 날이 속히 오길 바라본다.
클래식 클라우드의 장점은 거장이 살았던 곳에 저자가 직접 가서 그 발자취를 따라가보고 소개하는 것을 독자가 글과 사진으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너무 사랑하는 이야기 전달방식이기도 하다. 이번 책도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이 시리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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