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하게 찬란하게
오지영 지음 / 몽스북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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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면서 찬란할 수 있을까. 언뜻 아주 대조적인 이 두 단어 사이에 삶과 행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충분히 가능할 수 있다. 작지만 풍요로운 삶, 만족하는 삶, 상처를 보듬는 사랑, 나를 성찰하고 남을 돕는 삶. 그런 삶이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생은 모두 찬란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써 이 책은 그다지 어려운 책은 아니었다. 책이 상당히 감각적이고 선명하다. 표지도 내용도 작가도.
나는 오지영이라는 모델을 이번에 처음 알았다. 그리고 상당히 매력적인 그녀의 삶을 엿보면서 어떤 부분은 같이 슬프고 어떤 부분은 같이 어색하고, 어떤 부분은 낯설었으며, 어떤 부분은 질투가 났고 어떤 부분은 감사하게 되었다.

오지영은 마흔 다섯살로 우리나라 1세대 모델이며 지금은 결혼해 10년째 싱가포르에서 살고 있다. 남편은 보리스, 프랑스사람이고, 아들 딸을 낳았다.
유년의 삶은 아주 불행하지도 아주 넉넉하지도 않았지만 가족끼리 화목했던 것 같다. 아버지가 사기를 당해 집안이 기울면서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청소년기를 거치고 성인이 되면서 엄마가 오래편찮으신채로 돌아가셨고, 아버지까지 연이어 잃었다.

모델활동을 이어가면서 남편을 만나 싱가포르에 정착하기까지 그녀의 외로움, 회한, 소소한 기쁨이 아주 큰 행복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잘 그려져 있다. 그녀는 이 모든 이야기를 싸이월드에 기록했었고 그것이 이번에 책으로 나왔다는 것인데 기록의 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자기 삶을 진솔하게 뱉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굉장히 용기있게 다가왔다.
어릴때 큰 발이 싫어서 작은 신발에 억지로 구겨넣고 다녔다는 소심한 그녀가 점점 자신감을 찾고 생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게 되면서 자기를 드러내는데 거리낌이 없어진 것 같다.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어렵고 아무래도 자신감이 결여돼 뭔가를 해내지 못할 것 같은 우울감이 자주 덮쳐오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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