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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마음입니다 - 서툴면 서툰 대로 아프면 아픈 대로 지금 내 마음대로
서늘한여름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5월
평점 :
책은 서른 해 가까이 하고 싶은 일 말고 해야 하는 일을 하며 살아온 서늘한여름밤이 더 이상 해야 하는 일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회사를 그만두면서 블로그에 그림일기를 썼던 내용을 담은 책이다.
작가는 프롤로그에서 자기와 같이 길을 잃은 사람들이 적어도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당신 같은 사람이 여기도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그림일기를 쓴다고 했다.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하는 일, 무엇을 할 것인가. 누구나 생각하는 지점일 것 같다.
사실 나에게도 항상 이 선택은 딜레마처럼, 그것이 인생인냥 따라 다니는 질문이다.
그래서일까 작가가 소소하게 풀어놓은 매일 매일의 이야기를 나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공감하고 조금 위안을 받고. 읽는 내내 그랬던 것 같다.
책은 버리다, 찾기 위해/ 느끼다, 여기서 나답게/잘한다, 잘하고 있으니까로 15개~20개의 일기를 담고 있다.
버리다, 찾기 위해에서는 주변 사람들, 세상 사람들이 떠드는 이야기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 한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지금의 마시멜로를 맛볼 거야.
마시멜로 실험 이야기는 너무 유명하다. 당장 눈앞의 유혹을 참을 수 있는 아이들만이 훗날 더 성공한 모습으로 컷다는 이야기.
그런데 작가의 말대로 인생에서는 아무도 ‘지금은 마시멜로를 먹어도 된다’라고 이야기 해주지 않는다. 또 그것을 참으면 정말 행복할까도 장담할 수 없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미래완료형 행복추구도 그런 것 아닐까? 지금은 미래의 행복을 준비하기 위해 참고, 참고, 또 참아야한다니. 내 인생에 현재는 없고 미래, 60~70대 이후의 행복만 생각하고 그 긴 세월을 살아야 한다니... 글쎄 이건 젊은 사람들에게 너무 잔인하지 않나? 커가는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 등등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없는 일들도 많을텐데. 물론 계획 없이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것이 맞다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누릴 수 있는 행복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느끼다, 여기서 나답게
나는 차라리 불편한 딸이고 싶다.
작가는 엄마의 감정을 이해하려다가 상처받으며 자라났던 이야기를 덤덤하게 하고 있다. 독립을 하면 엄마와 정서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분리될 수 있어 좋다고. 좋은 딸이 되겠다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을 것이고 그래서 불편한 딸이 된다면 차라리 그것을 선택하겠다고.
예전에 결혼하면 엄마아빠 있는 집보다 자기 집이 더 편하다고 하셨던 엄마말씀이 생각났다. 엄마나 아빠가 눈치 보게하시지 않더라도 내가 편하다고 그분들이 편하신 것이 아닌 것처럼 그분들이 편하시다고 내가 편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이런 느낌을 안다면 어른이 되었다는 것이다. 경험 상 어른이 되고 나면 독립해서 사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자란다, 잘하고 있으니까
‘사실은’으로 시작하는 고백을 해보자.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에게 얘기 못하고 8년 후에야 알게 되었고 그때 이야기했으면 어땠을까로 시작하는 이야기.
나도 감정표현을 참 안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다. 먼저 다가와주지 않으면 내가 먼저 다가가는 일이 없었고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그냥 갑작스런 선물이나 생일을 챙기는 것으로 ‘내가 당신을 좋아합니다’ 하고 이야기 하는 스타일. 항상 옆에 있어주면 내 마음을 알 거야 라고 기대하며 말이다.
그런데 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는... 하하. 그래서 지금은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 가족들-아직 동생들에게는 잘 못하지만 적어도 엄마아빠께는 얼굴 뵐 때마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친구를 만나고 헤어지면 꼭 니가 있어 힘난다 고맙다고 카톡 보내고... ‘사실은’이 아니라 매일매일 고맙고 감사하고 좋다고 표현하자. 그게 더 즐겁다.
책을 덮으며 생각한다. ‘해야 하는 일 vs 하고 싶은 일’ 해야 하는 일이 하고 싶은 일이 된다면 좋겠지만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 인생 모든 것은 어차피 내 마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