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눈에 띈 성석제님의 장편소설
[투명인간]. 제목만으론 짐작하기어렵고 어떤 정보도 없이 마주하니 판타지가 아닐까?하는 짐작만으로 내 손에 들어온 책이다.
이야기는 투명인간이 된 이재명이 회사 동료었던 김만수를 한강다리에서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다.
주인공인 김만수를 기점으로 삼대의 이야기속에 세밀하게 그려진 근현대사의 아픔이 뼛속깊이 느꺼지는 슬픈이야기다. 그런 시기에 태어나고 살아온 삶이 온전히 만수의 삶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한 소설이다.
그가 태어나기 전 부유했던 삶이 무너지고 만수할아버지가 아들내외와 빚때문에 개운리 산골짜기에 늘어가면서 시작된 산골생활. 그 속에서 둘째아들로 태어난 만수. 똑똑한 형 백수가 학비를 벌려고 베트남 참전했다 고엽제때문에 죽고, 가족을 위해 살아야했던 고된 삶 속에 60년대에서 90년에 이르는 쉴새없이 몰아치는 현실의 쓰나미에 자신의 삶이 없이 오로지 가족을 위해 맹렬히 최선을 다해 살아온 인물이 그려진다.
내 삶의 추억과도 닮은 세세한 기억의 파편들이 이 글을 보면서 더욱 또렷해지는 건 시대적 공기를 함께 했기 때문이다. 동생들의 공부 뒷바라지를 위해 가족과 먹고 살기위해 가족중 하나가 짊어져야했던 삶의 무게, 독립운동이후 민주화를 외쳤던 급격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힘들게 살아온 삼세대의 가족사를 보며 먹먹할 수밖에 없었다. 내 이웃과도 같은 공감대 파도처럼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우연히 내손에 다가온 이책은 가슴 속 여운이 길게 남게 된 좋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