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만을 보았다
그레구아르 들라쿠르 지음, 이선민 옮김 / 문학테라피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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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그레구아르 틀라쿠르. 아직 내겐 익숙지 않은 작가의 이름이다. 2014년 최고의 책에 오른 베스트셀러 [행복만을 보았다]가 손안에 들어왔다. 다양한 무채색의 꽃 무덤 안에 보이는 깔끔한 흰 배경의 검은 글씨의 타이틀이 말하는 행복의 의미를 가늠해본다. 행복에 이란 의존적 명사가 붙었다는 건 긴 불행 속의 빛줄기 같은 행복일 수 있음을 그려보며 천천히 책장을 넘기게 됐다.

 

[1부 우리 인생의 가치는 얼마일까?] 3부로 나뉘어 전개되는 스토리에 첫 번째 꼭지다. 처음부터 머리를 한방 맞은 기분이다. 인생의 가치를 돈으로? 글쎄......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다. 흔히 보험을 생각했을 때 질병이나 사고에 따라 그 사람의 가격이 매겨지는 것은 당연시 했지만 내 삶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될지 미처 생각지 못한 부분이다. 이건 조금 더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주인공 앙투안은 아들 레옹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이 소설이 시작된다. 앙투안은 사람들의 질병이냐 사고냐에 따라 삶의 가치를 돈으로 정해주는 냉정한 손해사정인이다. 어릴 때 쌍둥이 여동생의 죽음과 어머니의 부재의 충격으로 아버지를 향한 분노에 휩싸여 지냈고, 이일로 말문을 닫은 여동생 안나와 유일하게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남매로 자랐다. 어느덧 자라 여동생 안나에게도 남자가 생기고 그에게도 첫눈에 반한 사랑이 생겨 결혼했다.

 

애정결핍과 불행이 지배되었던 시절의 두려움과 나약함에 자신을 가두었던 그에게 새로운 가정의 출발은 삶의 희망과 행복이었다. 그러나 그의 행복도 잠시 보험사건 조사에 나가 마지막으로 한번 베푼 인정이 보험사에서 일자리를 잃게 된 원인이 되었고, 뒤이은 경제적 타격은 그를 술로 생활하게 했으며 아이 둘을 나둔 채 아내는 바람을 피우며 밖에서 생활하게 된다. 이런 어려움에 아버지는 암투병중이다. 다시금 모든 불행이 한번에 몰아치는 지금 상황에 마음은 한없이 나약해지고 점점 피폐해져간다. 위로받을 곳이 어디에도 없었다. 사랑하는 아내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자괴감과 사회적 일자리에서 밀려났다는 상황이 그로하여금 어린시절의 불행과 맞물려 사랑에 대한 광기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사랑하는 딸 조세핀을 총으로 쏜 그날. 그는 단지 이 불행을 자신세대에서 끝내기를 바랐다고 한다. 행복해야 하는 딸에게 자신과 같은 고통과 불행을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나 사랑하는 딸이기에 아직 그 불행을 모를 때 행복할 때 삶을 마무리 해주기 위해 쏜 총알. 이는 뉴스에서 종종 보는 삶을 비관해 자녀와 함께 자살하는 가족들의 안타까운 사연 속 부모와 같은 마음은 아닐까싶다. 그러나 그건 너무 이른 판단은 아니었을까? 딸의 입장에서 본다면 삶의 희망도 행복도 한순간에 다 앗아가는 오판은 아니었을까? 조금만 참았더라면 삶이 온전히 불행만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희망이 없을 것 같아도 어디에선가 희망이 비집고 들어온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이런 섣부른 광기에 휩싸인 일을 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가슴을 저민다.

 

우리 삶 속에 가장 중요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관계다. 그 속에 가장 핵심인 가족. 인생의 행복, 희망, 사랑, 미움, 분노, 절망, 상처도 함께 한다. 누구에게나 고통의 시간은 그 길이의 차이만 있을 뿐 똑같이 찾아온다. 그러나 그런 이를 사랑하는 이가 있어 견디어 낼 수 있는지 모른다. 지금도 어려움에 처한 희망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 처한 이가 있을 것이다. 물론 그런 생각이 드는 때가 있다. 누군가 그러지 않던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죽을 것처럼 힘든 일도 지나고 보면 그리 힘든 일은 아니었음을 겪지 않았던가 말이다. 짧지만 현명한 이 문장 다시한번 되새겨본다.

 

소설을 읽고난 여운이 많이 남는 책이다.

 

 

한우리 북카페 / 북클라우드에서 도서를 지원받어 작성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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