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의 시간
도종환 지음, 공광규 외 엮음 / 실천문학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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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시선집을 마주하며...

시간이란 것이 어느 틈엔가 스며들고 또 지나가 버린다. 미처 깨닫기 전에 다가오는 사랑, 아픔, 고통 그리고 시련은 돌이켜 돌아볼 나이가 되면 담담히 말할 수 있어진다. 당시엔 절절했더라도 말이다.

 

[밀물의 시간]은 양장본으로 도종환의 시 모음집이다. 도종환님이 등단한지 30년이라니 세월이 빠르다. [접시꽃 당신]속의 절절한 아내에 대한 사랑으로 울컥하던 학창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 책은 후배 몇몇이 그동안 펴낸 시집 속에서 시를 뽑아 엮어 만든 선물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1985년 고두미 마을에서부터 2011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이르는 시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의 시 속를 읽다보면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자의 안타깝기도하고 절망적이기도 한 마음이 곳곳을 후빈다. 시대적 아픔을 온몸으로 통과해야 했던 그의 삶을 오롯이 담아낸 듯 싯구, 그 한줄한줄이 절절하게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2006년 밀물이란 시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 한다. “...다시 출렁이게 한 날들이 없었다면 내 영혼은 늪처럼 서서히 부패해갔으리...”-185p 이런 격정의 시대가 그를 훑고 간 것을 이제는 고맙게 받아들이게 된 여유로워진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최근 우리의 청소년들 또한 미래에 대한 큰 꿈이 조금씩 시험 성적으로 인해 좌절되기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며 달려왔지만 사회가 꿈을 접게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하는 상황도 있다. 그것뿐인가 앞으로 창창한 미래를 꿈꾸기에 고민은 더 많을 것이다. 그래서 흔들리는 청춘이라 했던가. 진로에 대한 고민을 비롯해 많은 고민을 혼자 하는 것 같지만 결국은 모두가 같은 고민을 하고 있고, 시대적 상황도 더하고 있다. 그런 이들에게 도종환님의 잘 알려진 '흔들리는 꽃'외에도 다수의 다른 시도 만날 수 있어 더욱 알토란같은 책이다.

 

아내를 떠나보내야 했던 상황 속에서의 가슴 속 울음을 담는가 하면 옥중 자녀들을 돌보지 못해 미안한 마음을 담기도 한 시. 불안과 걱정이 가득한 청춘들에게 극복하게 하는 시를 통해 위로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다.

 

낯설고 절박한 상황 속 두려움에 떠는 이에게 순탄하기만 한 길은 길이 아니라고 위로의 말을 건다. 누구나 가보지 않은 길 그러나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면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온실 속 화분인양 큰 아이들에게 더욱 더 말이다.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의 아이들도 고민하고 절망하고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 때마다 힘이 되고 위로가 되고 그 마음이 혼자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이 시를 통해 다시한번 되뇌이는 계기가 되기를 빈다.

 

중심에서 멀어지는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에 서서 지난 세월을 조금은 여유있게 받아들이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은 담담히 준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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