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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당신에게
변지영 지음, 윤한수 사진 / 카시오페아 / 2014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항상 질문하곤 한다. “지금 나 제대로 살고 있니?”
학력의 높이에 줄을 대고, 끊임없는 경쟁의 시대에 자신을 과하게 채찍하면서 무언가 끊임없는 경쟁의 대열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순위를 매기며 달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때 순간순간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내 찾아오는 텅빈 가슴의 헛헛함이 반문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정반대의 경우도 있다. 주변인들은 잘 해나가고 있는데 나만 낙오되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들 때 말이다.
내가 사는 삶의 방향은 무엇인가? 그저 누군가 원하는 데로 끌려가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닌가? 내가 정한 원칙, 내가 원하는 삶의 중심은 바로 서 있는가? 그런 의문이 들 때 스토아 철학의 지혜를 들려주는 책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당신에게]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고대 제논에 의해 시작된, 금욕주의로 알려진 사상의 줄기가 스토아철학이다. 삶의 행복은 마음의 평정에서 오며, 욕심을 버리야 평온함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미 얻은 것을 원하라고 이야기하는 철학이다. 어찌보면 불교의 철학과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순리대로 사는 삶을 추구하는 면에서 말이다.
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곧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살아낸다는 것이다. 그때의 최선이란 무엇을 하기 위함이 아니다. 목적 없이, 다만 하기로 했던 것을 끝까지 해낸다는 것이다. 현재의 삶은, 미래의 그 무엇을 위한 대가가 아니다. 지금의 삶, 그것이 전부다. 더 나은 삶도, 더 좋은 세상도 오지 않는다. 머릿속으로 가짜 삶을 살아가는 사이에 진짜 삶은 다만 흘러갈 뿐이다. 매일매일 죽음을 인식하며 오늘을 충만하게 사는 삶, 좋거나 나쁘거나 요란 떨지 않고 담담하게 오늘을 살아내는 것, 그것이 곧 스토익의 삶이다.
- 11p
희망이 보이지 않고 고된 미래가 예측될 때 우리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필요한 철학은 아닌가 싶다. 지금 경제사회적으로 불투명한 미래, 우리 자신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가 그리 녹록치 않은 시대인 만큼 사람들이 마음이 불안함과 고단함에 사로잡혀 있다. 그래서 과거 미래을 위한 삶의 가치에 주목했다면 지금은 현재 삶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는지 모른다.
현재 나의 삶의 방향성, 중심을 잡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 하지만, 아직도 흔들린다 싶으면 스토아 철학의 후기 학자인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남긴 말들을 음미하며 삶의 적용해보자.
행복하게 사는 데 필요한 것은 별로 없다.
당신은 이미 모두 가지고 있다.
필요한 것은 오직,
생각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_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49p)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상황들이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거라면 그걸 바라보는 시선에서 우린 해답을 찾아야 한다.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냐, 부정적으로 바라볼 것이냐로 말이다. 전자로 생각한다면 감사함을 찾고 행복을 가질 수 있을 것이고 후자로 생각한다면 불행은 따 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스토아 철학의 사상은 이렇듯 인간내면을 들여다보며 그 속에서 삶의 자세를 고쳐 매기를 당부한다. 나를 다스리는 좋은 고전의 지혜에 잠시 그 행간을 음미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바쁜 시간 언제라도 짬내어 고전의 지혜의 글귀를 읽어보고 사유의 시간을 가져보기에 적당한 책이다. 학창시절 외우기만 했던 금욕주의 스토아 철학이 지금 우리의 삶에도 이렇게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그 시대에 살던 고대의 사람들과 현재 사람들의 삶을 관통하는 듯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