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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추구 1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공경희 옮김 / 밝은세상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더글라스 케네디의 작품중 읽기를 미루어 두었던 [행복의 추구]를 마주했다. 60년의 긴 세월을 통한 여자의 일생이 그려진 삶을 액자 구조로 케이트와 새러 2대에 걸쳐 안내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전후 상황의 미국을 배경으로 좀 더 보수적인 시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환경과 개인의 삶의 연관성을 보는 재미도 있다.
1권은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는 케이트 말론, 새러 스마이스라는 의문점이 있는 여성을 발견한다. 메그 고모의 소개로 찾게 된 그 여인 새러 스마이스를 만나며 본격적인 말론가와 스마이스가의 얽힌 이야기를 글을 통해 알게 된다.
보수적인 가정을 벗어나 <라이프>지의 인턴으로 맨해튼생활을 시작한 새러. 어느 날 오빠 에릭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서 잭 말론이란 운명적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군인 생활의 마무리를 위해 다음날 바로 떠나고, 그 뒤로 감감한 그의 무소식에 깊은 상처를 안고 그를 잊으려 새로운 남자 조지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그건 열정 없는 그저 안정적인 결혼생활의 선택이었다.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새러에게 조지와의 결혼은 마치 영혼을 가두는 감옥 같은 결혼생활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모든 것을 컨트롤 하려는 시어머니와 어머니의 말을 무작정 따르기만 하는 마마보이 남편 조지. 너무나 보수적인 가치관을 요구하는 조지의 집안과 그녀는 마찰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새러는 소중한 생명으로 마음을 달래려 했지만 신은 이도 허락지 않았는지 유산과 함께 영원한 불임을 선고 받게 된다. 상실감과 무기력이 찾아든 그녀의 삶에서 오빠만이 유일한 동아줄이었다. 오빠의 도움으로 힘겹게 상황을 정리하고 안정을 찾는가 싶게 운명적 잭과의 재회가 이루어지는데...
인생에서 매번 주어지는 선택, 그 선택에 대한 과정이 그 사람 인생의 다리가 되고 길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된 선택이어 슬픈 결과를 가져다주더라도 그건 오롯이 자신의 몫이다. 그것이 열정적 삶을 산 사람에게는 더 극단적이고 가혹하게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새러의 인생이 그랬으니까.
“모든 건 너의 실수로 빚어진 일이었다 하더라도 넌 그 잘못된 판단때문에 벌어진 일들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을 거야. 늘 아픔이 따라 다니겠지. 그런 점에서 인생은 불합리해. 작고 커다란 슬픔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그게 바로 인생이 되는 것이지. 사람들은 그 모든 슬픔을 끌어안고 사는 법을 터득하게 되는 거야. 생에서 슬픔은 필수적이야. 슬픔이 우리에게 생의 중요한 가치를 깨닫게 해주지. 신이 술을 인간에게 부여해준 건 생의 필연적인 비극성 때문일지도 몰라.” - 55p(1권)
삶을 관통하는 다양한 희노애락으로 안내하는 이 작품은 배신을 주제로 이어지고 있다. 진정한 사랑보다 아이를 가진 여인에 대한 책임감을 선택했던 운명적 배신,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소신을 지키기 위해 거슬러야했던 역사의 배신, 연인의 배신으로 인한 사랑의 배신, 그것이 힘든 결정이었고 결과 또한 비극적이었지만 결코 삶 전체가 비극적이지만은 않음을 이 작품을 통해 말해주고 있다.
죽음은 다툼을 멈추게 한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문득 사사로운 갈등이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 깨닫게 된다. 갈등은 지나친 감정의 부산물일 뿐이라는 것을...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면 우리가 삶이라고 부르는 시간의 무상함을 깨달을 수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언쟁을 벌이고, 원한을 품고, 분노하고, 질투하고, 싸우고, 후회한다. 세상에서 분출되는 온갖 갈등이 인간 존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결국 모든 게 죽음으로 막을 내리게 될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싸우며 살아간다. 모든 일에 마지막이 있는 줄 알면서도 사람들은 포기할 줄 모른다. 우리는 전혀 대수롭지 않은 일에 분노한다. 분노는 근본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일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한다. 분노는 우리가 언젠가 죽으리라는 걸 잊게 한다. -168p(2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