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잡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빅 피쳐]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 그의 섬세하고도 속도감 넘치는 이야기에 매료되어 이번 작품도 찾아보게 되었다. [더 잡]은 기대이상의 냉험한 비즈니스 세계를 그리며 진행되는 스토리에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었던 책이다.

 

이 소설의 배경인 90년대 미국에서도 빅딜과 구조조정, 정리해고의 칼바람이 몰아칠때다.

우리도 그 폭풍이 휩쓸고 지나기도 했지만 그 이후 시작된 노동시장의 비정규직을 교묘히 이용하는 기업들 때문에 노동시장이 유연하진 못하다.

 

이제 책으로 들어가 보자. 세일즈의 귀재 네드 앨런. 과히 뭐든 팔 수 있는 능력자인 그가 [컴퓨월드]의 지국장이 되는 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IT관련 잡지로는 3위지만 급성장하는데 일조한 그였다. 적어도 윤리적인 세일즈맨임을 자부하던 그는 부서원들을 감싸고 아끼는 마음 훨씬 각별했던 의리가 있었다. 사랑하는 아내 리지와의 결혼 생활도 좋았다. 그가 어려운 문제는 혼자 해결 하려했던 것에서 항상 문제가 발생한 것 빼곤 말이다.

 

부부란 모든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고 나누어야하는데 숨기고 말을 하지 않는다면 어떤 이유든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게 좋은 뜻의 배려일지라도 매번 그렇다면 그건 큰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네드 부부는 그런 면에서 조금씩 금이 가고 있었다.

 

여튼, 그러던 어느 날, 직속상관 척 자누시의 불안한 행보. 그들의 [컴퓨월드]가 독일 회사에 매각되어 넘어가면서 고용 불안으로 인해 술렁인다. 그런데 새 회사의 크레플린은 척 자누시를 해임하고, 네드를 지국장으로 삼겠다고, 이를 절대 비밀에 부치는 조건의 달콤한 사탕을 내민다.

 

척에 대한 미안함, 갚아야할 빚으로 인한 고용안정의 안위감. 갈등은 있지만 이 달콤한 유혹, 누구라도 흔들리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은 비밀을 지키려 애쓰지 않을까? 그러나 그 비밀을 간직하며 승진을 기다린 그에게 정 반대의 소식은 충격을 금할 수 없게 된다. 잘리는 건 척 자누시라 생각했는데, 그 반대의 칼날이 그를 기다린 것이다.

 

심지어 그 일 이후로 그는 어디에서도 취직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마지막 광고마감을 펑크낸 피터슨 때문에 절박함속에 단점을 찌르며 타협한 것이 치명타가 되어 그에게 돌아온 것이다. 그 이후 부채더미, 부인과의 별거, 취업도 되지 않는 바닥으로 추락한 그에게 손을 내민 친구 제리의 음모는 그를 끝없는 추락으로 몰고 가게 된다.

 

속도감 있고 반전이 있으며 비즈니스세계의 비정함이 독자로 하여금 공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된 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듯도 하고, 비즈니스 정글에서의 승리를 향한 경쟁. 자기계발서를 끼고 비즈니스의 성공의 가도를 오르려는 이들에게 삶의 주변을 돌아보게 한다.

 

더 높이 올라가려고 애쓰느라 다른 걸 보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그처럼 올라가려 애쓰는지 잊어버리고 만다. 그것이 ‘바보’의 진짜 정의다. -3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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