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수업 - 강신주

강신주의 감정수업 -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
강신주 지음 / 민음사 / 2013년 11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기위해 나만의 소중한 감정을 잘 보듬고 있는지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감정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그래야 우리가 그 감정들을 이해하고 내 삶 속에 감정의 주체자가 될 수 있으니까.

스피노자와 함께 배우는 인간의 48가지 얼굴이 부제로 있는 48개의 문학 속 군상들의 예를 들어 귀에 쏙쏙 들어오도록 설명하고 있다. 서양에 비해 감정의 표현이 적은 동양에서는 어른이 되면서 억누르고 죽이면서 생활하는 것이 문화적 관습으로 이어져 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포커페이스가 되도록 했는지 모른다. 특히 어른들 중 남자에게 더 서툰 감정의 표현.

모든 감정은 사랑이란 큰 틀에서 설명이 된다. 비루함, 자긍심, 경탄, 경쟁심, 야심, 사랑, 대담함, 탐욕, 반감, 박애, 연민, 회한, 당황, 경멸, 잔혹함, 욕망, 동경, 멸시, 절망, 음주욕, 과대평가, 호의, 환희, 영광, 감사, 겸손, 분노, 질투, 적의, 조롱, 욕정, 탐식, 두려움, 동정, 공손, 미움, 후회, 끌림, 치욕, 겁, 확신, 희망, 오만, 소심함, 쾌감, 슬픔, 수치심, 복수심 등 네 가지 큰 틀로 설명하고 있다.

하나하나 읽을 때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지만 다 읽고 나니 아직 정확히 이해를 하지 못했는지 동정과 연민, 그리고 겁과 두려움처럼 조금은 헛갈리는 감정이 남아 있다. 모든 것이 이리저리 얽혀서 뭐라 단정하기 어려운 감정들. 하지만 이렇게 많은 감정을 문학 속 주인공들의 예를 들어 설명하니 감정들도 이해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문학과 작가의 이야기에 더 귀 기울이며 읽어 내렸다.

이 책은 꼭 읽어보고 싶다라고 생각이 드는 고전들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감정을 우린 축소해서 단지 열도 안 되는 감정으로만 표현하고 사는 것에 대한 깊은 고찰이 필요하다고 여겨지게 된다.

"감정을 죽이는 것, 혹은 감정을 누르는 것은 불행일 수밖에 없다. 살아 있으면서 죽은 척하는 것이 어떻게 행복이겠는가. 그러니 다시 감정을 살려내야만 한다. 이것은 삶의 본능이자 삶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1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