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브 데이즈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더글라스 케네디. 미국태생이지만 유럽에서 인기를 자랑하는 작가다. 국내 처음 소개된 그의 첫 작품 [빅 픽처]를 통해 그의 역량을 간파하면서 다른 그의 작품들을 눈여겨보았다. 그는 소설가이며 여행가이며, 극단을 운영하며 희곡도 쓰는 다재다능한 작가다.

 

이번 새로나온 신작 [파이브 데이즈]의 출판서 서평을 가늠해보면서 꼭 읽어야할 책으로 낙점했던 책이다. 인생의 중반에 찾아오는 외로움, 후회, 사랑, 행복 여타 모든 것이 과거 나의 선택에 대한 평가와 현실 그리고 희망에 대한 자신을 생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병원 영상의학과 촬영 기사인 로라, 암을 확인하기 위해 스캔을 하는 일을 한다. 요즘 그녀는 부쩍 환자를 보면서 인생을 생각하게 된다. 한편, 실업자가 된 지 2년 된 남편 댄. 그는 자주 화를 내고 다시 사과를 하지만 그녀는 항상 이해하고 배려하려 노력한다. 아들 벤은 메인주립파밍턴대학교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으로 예술적 재능이 뛰어나고 감수성 예민하고 신중하지만 아버지와는 항상 의견이 맞지 않는다. 고등학교에서 치어리더인 딸 샐리는 외향적이고 자유분망한 생활을 한다. 이 가정의 안정을 지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며 사는 로라. 그녀가 너무 힘들어 보인다.

 

" 우리가 인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건 무엇일까? '인생에서 정말 바라는 게 뭔가요? 우리는 그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때 사람들은 대답한다. 행복,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히 함께 하는 것, 두려움 없는 생활, 돈, 섹스, 자유, 가족의 안녕, 자아발견.. 모든 대답이 다 그럴싸하지만 원하는 바를 정말 손에 넣은 사람이 있을까? CT스캔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들을 통해 나는 인생을 보았다. 그 눈 속에 들어 있는 공포와 희망, 죽음의 신에게 붙잡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기분, 막다른 길에 다다르더라도 벗어날 방법이 있을거라 믿을 수 밖에 없는 심정...." (p. 97)

 

오랜세월 자신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로라에게 오랜만에 휴식할 수 있는 영상의학과 학술대회가 찾아온다. 짧은 여정이지만 이속에서 세일즈맨 코플랜드를 만나 불꽃같은 사랑을 한다. 속마음을 어느 누구에게도 내치지 못했던 마음의 벽을 허물어 버린 동질의 소심함을 안고 살아가는 코플랜드. 문학과 잡학다식한 그와의 만남은 그동안의 지적 쾌감을 맘껏 펼칠 수 있는 대화의 상대였다. 그리고 둘 다 자신의 꿈을 접은 채 부모의 의지대로 살아가고 있었던 세대였던 것이다. 그것이 그들을 그토록 급격히 가깝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과 미래의 계획에 들떴던 불꽃같은 사랑은, 코플랜드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끝을 내고, 상처받은 로라는 상실의 슬픔 끝에 삶의 가치와 깨달음을 얻으면서 자신의 새로운 삶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

 

부부란 오랜세월 살다보면 무던해지고 편해진다. 처음의 열정적 사랑은 어디가고 그저 같이 사는 든든한 조력자로 서로가 남아 있게 되는 듯하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 균형이 깨지면 균열이 생기고 한쪽의 무게가 기울 수밖에 없으니 당연 한쪽이 힘들어지는 것이다. 인생이 어디 마음먹는다고 그대로 다 돌아갈까? 계획한다고 다 계획한데로 되냔 말이다. 자녀들 또한 부모가 바라는 대로 자라주는 것도 아닌데 서로에 대한 믿음, 욕심 없이 적당한 거리만유지한다면 각자의 자리에 잘 있어주리라 생각해본다. 이것도 단지 생각뿐이지만 말이다. 인생은 정답이 없는거니까.

 

그리고 이 책에서의 인상적인 구절을 적어본다.

 

‘사랑이란 본질적으로 위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 177

 

‘누구나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고, 그 경우 적절하다고 말할 수 있는 대응 방안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

타인에게 악몽에서 벗어나게 해줄 적절한 방법을 알려준다는 건 오만일 따름이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강박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건 그들의 불행이 우리를 두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이 더 없이 잔인하고도 알 수 없는 힘에 좌우된다는 사실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216p

 

"수많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우리는 한 자리에 있게 되었어. 우리가 선택하지 않을 경우 우연은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가 선택해야만 우연은 비로소 인연으로 바뀌지. ....” -330p

 

“행복해지려거든 스스로 원해야 한다는 거야.” -3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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