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어웨이 - 도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자의 가장 황홀했던 그날
앨리스 먼로 지음, 황금진 옮김 / 곰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엘리스 먼로, 캐나다 단편소설의 거장을 만나다.
2013년 캐나다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작가, 앨리스 먼로의 소설집 [런어웨이]를 통해서다. "런어웨이, 우연, 머지않아, 침묵, 열정, 허물, 반전, 힘" 이렇게 8개의 단편으로 구성된 소설집이다.

 

그 중 첫편으로 '런어웨이'가 이 작품 중 단연 돋보인다.
갑갑하고 냉혹한 현실 속에서 누구나 도피하고픈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칼라도 마찬가지였을 거다.
칼라는 남편인 클라크에게 많은 상처를 받는다. 사소한 거짓말에서 시작된 거칠어진 남편 클라크의 태도에서 말이다. 그런 칼라에게 도피처와 돈 문제를 해결해 주며 새 인생의 기회를 제공해준 고마운 실비아.
하지만 생각의 겨를도 없이 주어진 새 인생의 탑승권, 칼라는 이내 갈등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가던 길을 포기하고 돌아오고 만 것이다. 벗어나고 싶었던 괴로운 상황이지만 따뜻했고 사랑했던 한 때의 애틋함이 새인생의 기대보다 더 커서 그녀를 다시 회귀하게 한 것이다.

 

곤란하고 갑갑한 상황에 처한 인생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나라면 어땠을까?
역시 망설임이 많았을 것이다. 현실적으로 관계회복도 도피도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꿈을 향한 도피가 진행되던 그날 저녁. 방황하던 칼라가 다시 돌아오면서

불현듯 나타난 염소 플로러의 귀환은 이내 칼라, 클라크, 그리고 실비아에게 행복의 의미를 깨달으며

인간적 유대감을 갖게 된다.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도전보다 지금껏 함께한 사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행복을 찾아내는 것이 진정한 자유이며 마음의 천국임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우연' 스물한 살의 줄리엣. 거절 못하는 모범생인 그녀에게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거절한 일이 사고로 이어지며 우연히 만난 에릭에게 매력을 느끼게 되는 사랑이, '침묵' '머지않아'에서는 그녀의 결혼 생활에 관한 이야기와 고민, 그녀의 성격을 형성하게 한 부모님에 대한 생각,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변화. 그 순간 그녀가 자신의 집을 떠나와 부모님을 만나는 그 순간에 일어나는 변화,
어머니를 찾아온 목사와 종교에 관해 언쟁을 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


세 편에서는 이렇게 어린시절부터 사랑과 이별의 감정을 만나게 되는 삶의 단편을 엿볼 수 있다.

삶에서 느끼는 소소한 이야기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처럼 공감하게 되며 비교적 속도감있게 읽혀지는
단편들이다.

 

단편소설가로 처음 받는 노벨상 작가의 작품이란 점과 캐나다 작가의 작품을 아직 접하지 못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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