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꿈꾸다 시공 청소년 문학 51
이상권 지음 / 시공사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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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청소년 문학을 다시 손에 들었다. 시공사에서 이번에 출간한51번째 청소년 문학, 이상권의[마녀를 꿈꾸다]가 그것이다. 사람의 기억 속에 간직해온 앙상한 가지를 자랑하는 나무와 그를 보듬은 땅의 추상적 그림을 담은 표지는 아픈 추억을 간직하는 듯 외롭고도 춥게 느껴진다.


찬찬히 책날개에 소개된 이상권님의 소개를 보니 다른 많은 작품을 출간한 중견작가이신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안타깝게도 그의 책을 만나지 못하고 이 책을 계기로 처음 만나본다. 다만 그러기에 그에 대한 어떠한 편견도 없이 이 책을 마주 할 수 있었다.


열일곱 살 수문이는 이모네 집을 나와 독립해 살고 있다. 마술사가 되기 위해 오로라매직스쿨에서 마술을 배우고, 알바 일하는 그녀는 밤마다 악몽에 시달린다. 너무나 무서웠던 그 꿈을 그림으로 그리고 나면 한결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는 수문이. 그녀는 악다마(악마를 다시 생각하는 마술사들의 모임)’에서 주최하는 마술쇼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의 마술은 유리창에 부딪혀 추락한 새가 다시 유리창을 통과해 날아가는 것이다.


새와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수문이는 다친 호랑지빠귀를 정성껏 치료하여 건강을 되찾아가자 자신의 마술쇼에 참여해 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호랑지빠귀는 유리창에 부딪친 상처 때문에 두려워 쇼에 참여할 용기를 내지 못한다. 그건 새가 아니고 사람이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장벽에 두 눈뜨고 부딪혀 심하게 다쳤는데 어찌 마술이라도 그 끔찍한 상황에 다시 도전하고 싶겠는가.


그러자 수문이는 자신이 지금까지 겪은 어린 시절 상처의 기억을 들려주게 된다. 호랑지빠귀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서다. 그런데 3년 내내 연락 한 번 없던 이모가‘이무기가 쫓아오고 있다’며 급히 수문이를 찾아온다. 수문이에게 이모는 엄마의 향취이지만 가장 잊고 싶던 기억이 이모네 집에서의 시간들이기에 마음이 무겁다. 과거의 어떤 상처들이 꿈속에 나타나 이모나 수문이를 괴롭히는 것일까?


이모는 온갖 버섯만 찾아 먹어대고, 같이 사는 아저씨는 까만 숯가루만 먹어 대는 기이한 골짜기 속 기와집, 같이 사는 주혁인 온갖 곤충이나 동물을 죽여 대고 자해를 하고 있었다. 이런 마음이 상처투성이인 인물들 속에 살게 된 수문이는 학교에서의 생활도 힘들어지고 삶의 대해 고민하며 성장하게 된다.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이야기 속에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의 다양한 사유의 시간을 갖게 하는 철학적 성장소설이라 말 할 수 있다. 책 읽기를 즐기는 청소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다만 책읽기가 좀 어려운 청소년에게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 그 만큼 깊이 있고 사유의 거리를 많이 주는 청소년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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