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엔의 행복 도쿄 목욕탕 탐방기
황보은 지음 / 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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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사이가 허물없이 친해지려면 목욕탕을 같이 다녀오라는 속설이 있다. 그만큼 친밀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곳이 바로 목욕탕이다. 어린 시절엔 엄마를 따라 정기적으로 목욕탕을 다녔는데 집집마다 욕조와 사워시설이 완비된 집구조로 변하면서 뜸해지기도 했고 간혹 가고 싶을 때는 언제 누구와도 가기편한 찜질방을 찾게 된다. 그러니 동네 목욕탕을 찾지 않은지가 언제인지 싶다.

 

더군다나 일본에 다양한 테마 온천여행은 들어봤지만, 450엔, 우리 돈으로 대략 6,000원 가량으로 일본에서 즐길 수 있는 목욕탕 탐방기라니, 많은 테마여행을 보았지만 이렇게 목욕탕만 집중적으로 탐방한 여행기는 처음이다. 색다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의 목욕문화를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있는 여행기라 관심이 간다. 물가가 비싸기로 유명한 일본에서 유명관광지 여행을 즐기는 중이나 배낭 여행객들에게 한번쯤은 들러보는 곳으로 가격대비 만족도 높은 장소라 여겨진다. 진정한 여행은 그곳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생활문화를 경험하는 것이니까.

 

일본하면 온천만 떠오르기 때문에 온천이 바로 목욕탕 아닌가? 했지만 저자는 온천과 목욕탕은 다르다고 한다. 온천은 숙박시설이 포함된 온천수가 있는 곳으로 휴양지격이지만 목욕탕은 목욕을 위해 방문하는 위생시설이란 거다. 우리나라 목욕탕과 다른 점이라면 물이 지하수와 온천수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는 것인데, 그곳을 450엔이란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니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에는 스기나미 구/ 아다치 구/ 시나가와 구/ 오타 구/ 치요다 구/ 세타가야 구/ 다이토 구/ 신주쿠 구/ 나카노 구 등 이렇게 나뉘어 35곳의 목욕탕의 특성과 문화, 전경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곳을 찾아갈 수 있는 간략한 지도, 영업시간 휴일, 주소, 연락처 등 상세한 정보가 있어 여행객들에게 아주 유용할 듯 싶다.

 

한국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정도 때 밀러 가는 곳이 목욕탕인데 일본에서는 몸을 따뜻하게 데우기 위해 매일 목욕탕을 찾는다니 그 의미가 참 다르다. 목욕 후 마시는 병음료 ‘라무네’ 소개를 보니 탄산도 약간 너무 달지도 않은 밋밋한 맛이 어떨지 가늠해 보게 된다.

 

탕의 벽면에 한결 같이 그려진 후지산 페인트 그림. 탕주인의 현대적 감각이 반영된 색다른 그림이 그려진 목욕탕도 있지만 대부분이 후지산 정경을 장식하는 것이 특징이라 하니 탕 속에서 후지산을 감상해보는 것도 좋으리라. 또, 아직 현대시설이 덜 갖추어진 3대가 내려오는 옛날 일본식 목욕탕정경, 물품, 옛것이 다 사라져 가기 전에 감상해보는 것도 좋겠다.

 

가장 궁금했던 ‘반다이’, 지금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지만 아직도 현존하는 남탕과 여탕이 보이는 반다이가 있는 목욕탕은 처음 가기엔 좀 쑥쓰러울 듯 싶다. 할머니가 반다이에 앉아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 목욕탕과 시설면에서 차이가 있다면 아마도 벽이 천장까지 맞닿아 있지 않아 남자 탈의실이나 탕에서의 소리가 그대로 여탕에서도 들린다는 것인데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불안하기도 하지 않을까?

 

이렇게 일본 목욕탕의 특징을 알고가면 도움이 될 만한 이야기들이 가득한 목욕탕 탐방기. 이 책의 도움으로 일본 목욕탕이 여행객들에게 현지문화체험지로 새롭게 주목받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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