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버린 사람들 - 1866, 애절한 죽음의 기록
이수광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천주교 수난의 역사를 짚어볼 수 있는 기록이 이수광에 의해 쓰여졌다.

천주교인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에 서학이 들어와 정권의 이해관계에 따라 박해 받을 수밖에 없었던 시대적 배경의 역사, 배교하지 않고 죽음을 택하여 천국의 품으로 돌아간 많은 이들의 애절한 기록이 한 권의 책에 스며들어있다.

 

[조선이 버린 사람들] 그리 병인박해 정도의 사건으로 프랑스 신부가 순교했구나 하는 정도였다. 우리나라에 처음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이렇게 백여 년 가까이 박해가 이루어졌고, 그 방법 또한 다양하게 이루어진 것을 새롭게 알고 나니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그 당시 절박한 상황, 천주에 대한 올곧고 애절한 마음들이 읽혀지는 듯하다.

 

한국근대사의 격동기 세계가 요동하던 때 우리는 그 외세를 막아보려 이런 천주교 박해로 국력을 낭비하고 있었던 건 아닌지. 그 종교가 몹쓸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말이다. 저자는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답사를 하고 배교하지 않고 목숨을 바친 많은 무명의 순교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이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지금 현대의 종교를 바라보면서 인간의 때가 많이 덧입혀지지 않았는지 말이다.

 

천주교와 동학이 요원의 들불처럼 널리 퍼져야 했던 이유, 또한 이승훈이 1784년에 귀국하여 이벽, 이가환, 정약종 등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을 한 것을 시작으로 천주교가 조선 땅에 전파되고, 고난의 시기를 어떻게 거쳐왔는지. 조선왕조의 새로운 철학의 하나로 들어온 서학, 그 학문이 움튼 시기부터 박해가 시작된 기해박해, 신유박해, 병인박해 등 많은 민초들의 박해가 진행되었던 사건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있다.

 

천주교를 지키고자 순교를 한 김대건 신부, 최양업 신부, 이존창, 황사영, 강완숙, 유진길, 정하상 등 조선인들을 비롯하여 베르뇌 주교, 다블뤼 주교, 니콜라 주교 등 천주교인들의 강한 정신력, 종교에 대한 뜨거운 열망과 그 눈물의 역사가 이 한 권에 다 들어 있다. 처음 등장하는 김아기의 순교장면처럼 그 이후 많은 천주교인들도 하나 같은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가슴아프다.

 

어느 종교든 처음 낯선 곳에 뿌리내리기까지 고통이 따르는 것은 맞다. 불교도 그렇지 않았던가. 다만 천주교가 처음 들어온 시기가 격동의 시기였던 만큼 더 심한 박해가 이루어진 것이고 그 기록도 더 생생히 남아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보면서 종교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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