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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부터 사랑했습니다 - 이태석 신부 이야기
우광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아프리카 수단의 슈바이쳐인 이태석 신부. 그에 대한 관심은 언론에서 처음 알게 되었다. 아프리카 수단하면 내전과 기아에 허덕이며 근근이 생활을 하고 있는 나라라는 정도인데, 언론에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가 집중 조명되면서 좀 더 많이 알게 된 나라가 아닌가 한다. 그의 헌신적인 봉사와 사랑. 슈바이쳐 만큼이나 대단한 일을 해냈으면서도 겸손하셨던 그분. 지금은 세상의 끈을 놓으시고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그가 남긴 사랑의 빛은 더 활활 타오르고 있으니 하늘에서도 흐믓하게 바라보지 않으실까?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는 다큐로도 만들어져 나왔다고 하는데 아직 보지 못하고 그의 평전인 이 책을 통해 그와의 조우를 가져보았다. 평전은 개인의 일생에 대하여 평론을 곁들여 적은 전기를 말한다. 이 신부님은 종교를 떠나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이런 것이란 것을 알려준 분이 아닌가 한다.
62년생의 부산사람 이태석. 그는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의 열 명의 자녀 중 아홉째로 태어나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과 품성이 도드라진 쾌활한 아이였다. 그런 그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은 누굴까? 평전에 의하면 그의 삶과 닮아있는 두 분이 아마도 그의 가슴 속에 자리했던 것은 아닌가 한다. 어린 시절 영상으로 만나 그에게 있어 큰 영향을 미친 ‘다미안 신부’와 훌륭한 교육자였던 ‘돈 보스코 신부’.
그의 삶은 이 두 분의 신부들과 평행이론이 성립하는 듯 똑 닮아있다. 다이안 신부. 그는 하와이에서 한센병 환자들에게서 행복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수단의 고통을 안으며 행복을 발견하게 되었고 똑같은 마흔 여덟에 선종했다고 한다. 또 평행이론을 내세우는 인물인 19세기의 가장 훌륭한 교육자이며 신부인 돈 보스코의 삶이다. 가난한 청소년들의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그의 사랑과 희생이 함께한 돈 보스코의 삶은 수단의 아이들을 위해 헌신적인 사랑을 나눈 이태석 신부와 닮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이 그의 마음 속 멘토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가 신부가 되어 도착한 아프리카 남부 수단의 외진 톤즈 마을. 가난과 궁핍이 극에 달한 마을이다. 그런 마을의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많은 주민을 진료하는 의사이며 1500여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행복의 진리를 깨닫게 되기까지의 열정적인 그의 삶은 한국인으로서 한 인간으로서 존경과 자부심을 가지게 한다.
의대생시절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작곡한 곡에 대한 에피소드, 신부가 되기 위해 결심한 사건, 수단에서의 기본적인 의료상식으로 사람을 살린 의술에 얽힌 에피소드, 음표도 모르는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치고 호텔에서 연주한 에피소드 등 그의 행적을 쫓아가다 보면 짧은 생애지만 열정적인 불꽃같은 삶을 살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행복. 그것은 아마도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아낌없이 비워 타인에게 나누어 줄 때 비로소 얻게 되는 것이 아닌가 그의 삶을 보면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