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비틀 Mariabeetle - 킬러들의 광시곡
이사카 고타로 지음, 이영미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 서점가에 번역물로 제일 많이 소개되는 나라가 일본은 아닐까? 만화책, 그림책은 물론 소설, 전문서까지 말이다. 그 중 소설분야로는 ‘오쿠다 히데오’란 작가를 알게 되면서 점차 우리나라에 인지도 있는 일본작가의 다양한 작품으로 그 폭을 넓혀 만나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만난 작품이 블록버스터급의 장편소설이며 킬러들의 광시곡인 [마리아비틀]이란 책이다.

 



이사카 고타로. 그는 최근 [골든슬럼버]란 영화의 원작가로 우리에게 알려지게 된 일본의 촉망받는 차세대 작가다. 일본의 나오키상 후보에 다섯 번, 일본서점대상에 5년 연속 오르고 그의 다수의 작품이 드라마나 연극으로 재탄생될 정도라니 일본문학계가 얼마나 주목하고 있는지 짐작할 만하다. 아직 [골든슬럼버]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 인기는 익히 알고 있기에 시간 내어 읽어 볼 책으로 낙점해본다.



 

이번에 만난 그의 신작 [마리아비틀]. 이 책은 표지에서부터 그 긴장감을 맛볼 수 있다. 열차통로 왼쪽에 앉아 뒤를 흘깃보는 남자, 그 오른쪽엔 신문을 펴들고 칼을 손에 쥔 남자가 앉은 모습도 심상치 않고, 정중앙 열차 문 앞에는 몸을 반쯤 가리고 선글라스를 낀 사내가 권총을 들고 서있는 모습 또한 일촉즉발의 불안한 상황을 예측하게 한다. 이 책은 속도감, 긴장감이 더해진 탄탄한 스토리가 자리하고 있어 600쪽에 육박하는 장편인데도 지루할 여유 없이 읽어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고속열차 신칸센. 도쿄에서 모리오카로 향하는 이 하야테 열차에 각기 다른 임무와 목적을 가진 살인 청부업자들이 모여든다. 자신의 아이가 불량중학생인 왕자에 의해 옥상에서 떠밀려 중태에 빠지자 복수를 결심하고 열차에 오른 전직킬러지만 지금은 알코올 중독자인 기무라, 인간에 대한 악의를 품고 우등생으로 위장하며 영리하고 교활하게 사람을 죽이는 것을 즐기는 중학생 왕자, 어둠의 거물 미네기시에게 명령을 받은 차분하고 진지한 성격의 A형 밀감과 기관차 토마스에 푹 빠진 B형타입의 레몬이라 불리는 두 살인청부업자가 미네기시의 아들과 트렁크를 들고 신칸센에 자리한다. 그리고 여기에 머피의 법칙이 딱딱 맞아 떨어지는 불운의 킬러 나나오도 거물의 일을 맡은 중계업자인 마리아에게 임무를 하달받아 신칸센에 오르게 된다. 그런데 일의 시작은 미네기시의 아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죽게 된 것이고 트렁크도 없어지게 되면서 사건은 예측하기 어렵게 꼬이고 꼬여가게 된다.



 

나름대로 다 절박한 이유를 가진 이들이기에 죽음도 불사하게 되는 긴장이 계속되지만 그 속에 초연한 분위기가 공존하면서 열차는 일정대로 정차하고 계속 질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삶과 죽음이 오가는 무서운 소란과 정적이 교차하는 긴장된 이 열차 공간 속 어느 살인청부업자보다 잔인한 행태와 사람을 농락하고 죽이는 것에 담담한 어린 중학생 왕자가 더 걱정스럽고 소름끼친다. 감정이 메말랐다고 할까?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는 것에 쾌감을 가지는 왕자의 질문 또한 무섭다. “왜 사람을 죽이면 안 되나요?” 살인청부업자, 학원선생, 기무라아버지에 이르는 다양한 사람들의 답변은 작가의 생각이겠지만 이를 통해 독자도 생각하게 한다.



 

미네기시 아들의 죽음, 트렁크의 행방을 쫓아 한정된 신칸센 열차 속에서 벌어지는 팽팽한 긴장감과 독특한 캐릭터들이 주는 웃음,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그대로 만끽할 수 있는 책으로 더운 이 여름에 즐겨볼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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