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장은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4월
평점 :
문학동네 등단 작가인 장은진. 그녀의 두 번 째 장편소설이 새로 나왔다. 숲길을 향한 두 남자와 여자의 사이가 왠지 즐거워 보이지 않는 여정을 말해주는 듯 거리감이 느껴지는 표지다. 같이 걷고 있지만 쓸쓸함이 묻어나 보이는 것은 왜 일까?
‘집’에 의미는 무엇일까? 혈연으로 맺어져 자신을 누구보다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그것이 바로 마음의 고향이고 ‘집’일 것이다. 비교적 가족 간 소통이 잘 되어야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특히, 도심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집은 같이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그 소통이 삐걱거리고 있다. 아마도 작가는 그런 소통의 부재와 그 속에 스며드는 외로움, 쓸쓸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 책에는 전기와 물만 먹고살아야 하는 여자 제이. 아버지의 작고 뒤 열쇠공이 된 가난한 와이, 그리고 그의 친구이자 경쟁자인 부자친구지만 우울증을 갖고 있는 케이. 이렇게 세 주인공이 등장한다.
전기를 먹고 살기에 도시에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배고픔을 달래다 와이집의 전기 맛이 좋아 그의 집에 동거를 하게 된다. 가로등이 꺼지는 찰나의 생일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기타치고 노래하며 니체의 책을 즐기지만 불행해 보이는 건 누구도 맘껏 그녀를 사랑해주고 품어줄 수 없다는 것이다. 타인의 신체접촉은 죽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녀를 데리고 와이는 케이의 집으로 향한다. 자신의 여친을 빼앗아 간 부자 친구지만 수시로 자살충동을 느끼는 케이를 안쓰럽게 때로는 격하게 미워하는 케이의 집에서는 전기를 맘껏 배불리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곧 드러나는 지난 상처, 짧은 삶 속에 드리워진 그늘에 가슴앓이하며 서로를 오해하며 지낸 두 젊은이. 삶의 긍정적인 밝은 제이로 인해 조금씩 마음의 평온을 찾게 된 그들은 그녀의 기억 속 집을 찾아주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 과정 속에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간다.
따뜻한 보금자리인 집. 누구나에게 따뜻하게 자리해야 하는데 우린 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이를 잘 인식 못하고 있다. 시간을 갖고 대화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알아가는 집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듯하다. 비교적 평이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로 가볍게 읽히지만 작가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강하게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