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도 다닐 수 있는 도감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곤충도감 ㅣ 봄·여름·가을·겨울 도감 시리즈
한영식 지음 / 진선아이 / 2011년 4월

꽃눈 내리는 봄이면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매마른 듯한 나무에 물이 오르면 각양각색 꽃들이 피어나 마음을 설레게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나간 공원에서 예쁜 꽃들, 어느덧 자라난 연초록의 새싹들, 작은 이름 모를 풀벌레들을 보면 우리들의 마음도 자연의 일부가 되어 기지개를 펴듯 활짝 열리게 된다.

그런데 “엄마야!”하고 놀라는 아이들 곁에 노린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정확히 무슨 노린재인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만 알고 있는 곤충이다. 집으로 돌아와 생김새와 노린재란 단서로 인터넷을 찾아보니 시간은 걸렸지만 ‘싹덩나무 노린재’란 것을 알게 됐다. 생김새만 알고 그 곤충의 이름을 모른다면 이도 찾을 방법도 없으니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에서는 식물과 곤충도감을 가지고 있으면 좋다. 아이들에게 자연의 이름을 하나 둘 알아가는 호기심과 친화력을 갖게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울 집은 아이들이 좀 커서 필요 없을 줄 알고 다른 집에 주었는데 이런 것은 좀 길게 소장해도 되지 않나 싶다.

도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여기 소개하는 도감은 계절별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곤충도감이다. 초등 저학년의 과학이나 슬기로운 생활 책에 나오는 곤충들의 계절별 생생한 사진과 이름, 생김새와 먹이 그리고 행동에 대해 간단히 알려주는 도감이다. 야외에 들고 나가기에 부담 없는 120여쪽 두께다.

계절별로 되어 있어 땅, 풀잎, 산길, 물에서처럼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곤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요즘처럼 야외활동을 많이 하게 되는 공원이나 산책길에서 아는 곤충을 만나면 관찰 기회도 더욱 많아질 수 있을 것이다.

계절별 시작을 알리는 첫 장엔 곤충의 활동사진과 예쁜 문장이 그 곤충을 친근하게 느끼게 해준다. 예를 들어 봄의 첫 장에는,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는 꼬리가 긴 봄처녀하루살이가 날아다녀요. 들판에 활짝 핀 예쁜 꽃 위에 노랑나비가 앉아 있어요.’ 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속에는 ‘살펴보아요’란 코너로 천연기념물 남생이를 닮은 곤충은?, 거위벌레의 요람 만들기, 무당벌레의 딱지날개 변이, 우리도 노린재처럼 즙을 빨아 먹어요. 등 또 다른 궁금증을 심도 있지만 최대한 간략히 알려주는 정보도 있다. 그리고 부록으로 교과에 나오는 애벌레의 완전탈바꿈, 불완전탈바꿈, 곤충의 집과 삶터, 암수의 비교, 너무 닮아 아리송한 곤충의 특징을 꼼꼼히 비교해 볼 수 있는 방법, 곤충과 작은 동물의 다른 점을 찾아 볼 수 있는 방법은 물론 이렇게 작은 곤충을 어떻게 채집하는 지 그 방법과 관찰일지 쓰는 양식도 소개한다.

아이가 고학년 이상이 되면 진선아이에서 나오는 한반도 900여종의 한국 곤충의 생태를 계절별로 분류한 [한국 곤충기]도 함께 보면 좋다. 이건 좀 두꺼워서 들고 다니기에는 좀 무리가 있으니, 먼저 유아나 초등저학년까지 보는[봄, 여름, 가을, 겨울 곤충도감]으로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곤충을 알아가는 재미를 가져보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