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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사화 ㅣ 조선 핏빛 4대 사화 3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2월
평점 :
시중에 조선왕조실록을 바탕으로 한 왕들의 이야기가 담긴 역사서는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조선4대 사화를 집중 조명한 책은 ‘한국인물사연구원’에서 펴낸 책들이 유일하지 않나 싶다. 조선시대 4대 사화는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를 일컫는데 신진 사림들이 훈신과 척신들에 의해 화를 당한 사건들이다. 학창시절에 국사 공부를 하면서 사화를 시대 순으로 외우는 것이 많이 헛갈렸던 기억이 난다. 이렇게 각 사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어 공부했더라면 좀 쉽게 이해하며 기억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무오사화, 갑자사화에 이어 나온 제법 두툼한 이 책은 기묘사화에 관한 사건의 전말과 관련 인물사에 대한 기록을 담았다. 기묘사화 이야기와 더불어 현량과 급제자인 인물들, 기묘명현, 그 외 기묘사화의 인물, 기묘사화를 기록한 책들 이란 큼직한 구성으로 짜여진 이 책은 단순히 사건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련 인물들의 현재까지 밝혀진 자료를 바탕으로 한 인물사와 서술된 책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갑자사화가 일어난 지 2년 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중종. 그는 신진사류를 등용하여 유교적 정치 질서회복과 성리학 장려에 힘을 쏟으려 한다. 그 일은 신진사류의 대표적 존재인 조광조가 왕의 신임을 받아 진행하게 되는데, 성리학을 지나치게 숭상한 조광조가 실현하고자 하는 이상적 정치개혁이 급속히 이루어지면서 정적들의 미움을 사게 되고, 왕에게 군주의 이상과 이론을 역설한 것에 염증을 느끼던 왕은 훈구세력의 계략인 궁중 나뭇잎에 새겨진 ‘주초위왕’의 징표를 왕권 위기로 느껴 조광조를 비롯한 신진 사류를 사사하거나 귀양을 보내게 된다. 이것이 기묘사화다.
기묘사화는 경빈 박씨의 ‘뭬이야’란 유행어가 등장했던 사극드라마를 통해 많이 알려진 사화가 아닌가 싶다. 왕비들과 그녀의 척신들, 공신들인 훈구세력, 급진적 신진 사림파와의 대립과 알력으로 인한 이야기 거리가 많았던 드라마다. 역사적 사실을 픽션화시킨 드라마로 본 것이 이 책을 보면서 도움이 되었다. 캐릭터 이미지가 오버랩 되면서 다시 기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를 앞서간 조광조, 그의 유교적 이상정치를 현실에 구현하려는 급진적 개혁정책은 기묘사화로 비록 물거품 되었으나, 그가 꿈꾸었던 이상사회는 이후 후학들에 의해 조선 사회에 구현된다. 그가 정책추진에 있어 점진적으로 개혁을 이끌었다면 어땠을까? 그의 학문이 좀 더 성숙되었다면, 좀 더 기본에 충실했다면 하는 조광조의 개혁실패의 이유를 곱씹어보면서 오늘날과 비교해 생각해 보게 한다.
조광조 그가 갖바치처럼 반상의 제도를 넘어 자신보다 학문이나 식견이 높으면 찾아다니며 배우고 사귀었다는 일화, 과거보러 한양에 올라와 여각에 머물 때 여인의 유혹을 물리친 일화, 그의 혈맥의 인물들 이야기를 통해 좀 더 그에 대한 성품, 기개와 가문에 대해 알 수 있어 유익한 책이었다.
기묘사화의 사건뿐 아니라 그 당시 정치적 상황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왕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 훈구와 왕비를 포함한 척신세력들이 정치적 위기에서의 쓴 계략 등 사화에 대해 인과관계나 정치적 상황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관련인물들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