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 박완서 이해인 정현종 등 40인의 마음 에세이
박완서.이해인.정현종 외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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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사람 냄새 나고 마음 따뜻해지는 책 한권을 들었다. 조선일보 인기연재 에세이 모음집이다. 평범한 생활 속 작은 행복이 무엇인지 느껴지는 유명작가 15분과 사회 인사 25인의 잔잔하고 따스한 이야기다. 그동안 소설이나 지식교양서 그리고 자기계발서를 주로 읽다보니 편안하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독서의 쉼표가 필요했다. 에세이는 시간 구애 없이 가장 마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독서의 한 분야가 아닌가.


1부에서는 ‘정호승의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란 테마로 자연의 섭리와 이어진 삶의 국면을 들여다 볼 수 있고, 2부 김용택님의 ‘강물 위의 꽃잎이 세상을 향한 내 사랑인 줄 알거라’ 라는 테마에서는 자신의 일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3부 강은교의 ‘아름다운 사람들’의 테마로 인생의 여름인 사랑을, 4부 박한제의 ‘나의 신발 장수 아버지’란 테마에서는 사랑하는 가족의 이야기를 엮어놓았다.


처음 나오는 정이현의 발길 닿는 대로 떠나는 라오스의 여행의 이야기에서는 우리가 흔히 일정을 계획하고 그 일정대로 움직이는 여행과 달리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좋게 느껴졌다. 그런데 라오스라면 떠난다는 것이 좀 어렵지 않을까? 작가처럼은 마음먹기 쉽지 않을 듯하다. 선진국의 여행이라면 모를까 말이다. 어쨌든 몸으로 부딪혀 얻는 추억의 의미는 진하게 다가올 듯하고 한번쯤은 머리를 비우고 홀연히 발길 닿는 대로 떠나보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이 책의 여러 문인들 가운데 이해인님의 글도 가슴에 남는다. 평소 그녀의 시를 사랑했기 때문일까? 투병 생활 하시는 중에도 행복한 순례자로 남고자, 마음을 다잡는 노력을 하시는 해맑고 아름다우신 분인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일 것이다. 부디 신께서 그분을 건강하게 우리들 곁에 오래 남겨주시길 기도해 본다. 이 책은 그녀의 에세이 속 ‘사람이 풍경일 때처럼 행복한 때는 없다’라 표현한 정현종 시인의 시집을 언급한 것에서 제목이 만들어진 듯하다. 곱씹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문장이다.


각기 다른 삶 속의 풍경이지만 그 깊이가 가슴 속 그대로 전해지는 잔잔함에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한다. 고인이 된 박완서님의 글도 있어 더욱 애틋함이 느끼지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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