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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사화 ㅣ 조선 핏빛 4대 사화 2
한국인물사연구원 지음 / 타오름 / 2011년 2월
평점 :
조선시대 4대 사화라 하면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를 말한다. 조선시대 무고한 선비들이 많이 죽게 되는 큰 사건인 사화는 드라마나 영화로도 나와서 많이 알고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 사건들은 허구가 가미된 팩션에 불과하기에 학창시절 오래된 역사적 지식으로는 주변인물에 대한 팩트와 픽션이 자꾸 헛갈리곤 했다.
그런데 그 당시 인물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돕는 ‘사화’에 대한 책이 나와 관심이 갔다. 한국인물사연구를 하신분의 저서여서인지 믿음도 가고 왜곡된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듯 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자세히 몰랐던 왕 주변 인물에 대한자료를 통해 밝혀지는 진실, 당쟁에 의한 권력싸움으로 부각됐던 사건이 그 당시 사회, 경제적인 변동에 따른 정치현상에 색다른 시각으로도 눈을 뜨게 하는 책이다.
사화(士禍)는 ‘사림(士林)의 화(禍)’의 준말이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당시 훈척계열에선 난이라 칭하던 표현이, 사림파가 정치적으로 우위에 섰던 선조 초반에서야 ‘사화’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 중 1504년 폐비 윤씨의 문제로 일어난 갑자사화란 엄청난 피의 소용돌이로 정국이 어지러웠던 시대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연산군의 이성을 잃은 폭정, 그를 등에 업은 간신들의 사리사욕에 신하와 무고한 백성들이 얼마나 숨쉬기 힘들었을지 아픔이 느껴지는 시대인 연산군10년. 이 책에서는 폐비윤씨의 문제가 연산군에게 보고되는 때부터 무신들에 의해 진행된 중종반정까지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리고 갑자사화의 주요 인물들 또, 중종반정의 1등 공신부터 4등 공신까지의 인물 기록이 남아있는 부분은 모두 세세히 수록해 놓고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연산군의 왕비 신씨에 대해 무한한 연민을 느끼면서 이야기를 보았다. 모친에 대한 복수로 이성을 잃은 남편 연산군을 바로잡으려고 목숨을 담보로 간언을 아끼지 않았건만 다 허사였고, 자신의 뜻과 엇나가는 연산군에게서 두 분의 후궁을 구하려 노력했음에도 결과는 처참했고, 그 일로 인수대비의 임종을 눈물로 지새워야했으며, 역모로 지목된 진성대군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며 지낸 궁의 생활은 하루하루가 지옥이었을 것이다. 조금만 왕비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의지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든다.
새롭게 알게 된 연산군의 복수는 그 잔인함이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연루자 범위가 방대한 연좌제였으며 죽음의 정당한 이유도 없이 형벌 또한 효수는 기본이고 육관참시니 부관참시니 엄청 잔혹했다는 점이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무서움으로 다가왔다. 이 피의 회오리 속에 나라의 관록을 먹고 일한다는 것은 목숨을 담보로 한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지 않았을까 싶다.
이렇게 자세한 기록에 의거한 사화의 진실뿐 아니라 그 주요 인물사도 수록했다는 점에서 기존 책들과 다르게 다가오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