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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소년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12월
평점 :
작가 이재익. 그는 현직 라디오 PD면서 소설을 내고 있는 작가임을 최근에 알았다. 소설을 쓴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닐텐데 두 가지 일을 아주 잘 해내는 것을 보면 아주 부지런한 사람이고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이전에 다른 소설작품들도 있었다는데 읽어본 적이 없어 잘 모른다. 그래서 호기심도 갔고 [압구정 소년들]이란 이 작품을 통해 작가의 매력을 찾아볼까 싶었다.
압구정하면 강남 1번지 우리나라 부촌의 대명사로 통하던 곳이다. 그 곳에서 자란 소년들의 밴드 ‘압구정 소년들’ 멤버 네 명 그리고 세화여고 3총사 이들이 18년전 추억을 뒤로하고 멤버였던 배우 연희의 죽음을 계기로 모이게 된다.
지금은 기자가 되어 동창들을 만나게 된 현우주. 그는 18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희에 대한 첫사랑의 애틋함을 간직하고 있다. 그의 첫사랑 연희를 단념해야했던 건 자신보다 여러 가지로 월등한 박대웅에 대한 열등감 때문이었다. 그 이후 우울한 청년기를 보내게 되고 지금도 안주하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남자에게 첫사랑이란 이런 것일까?
친구이자 연희의 남편이며 대형 엔터테인먼트 그룹의 CEO인 박대웅, 그는 최근들어 그녀와 불화설에 시달렸고, 회사의 아이돌 친구와의 추문도 있었다. 여러 가지 정황상 그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연희의 죽음직전 그 시각 그는 미국에 있었는데 CCTV에 찍힌 박대웅을 닮은 용의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럼 연희의 죽음이 정말 자살일까? 아님 타살일까? 그녀가 자살했다면 이유가 뭘까?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물면서 우주는 친구들을 통해 하나 둘 진실에 다가서려는 탐문을 시작해 나가게 된다.
"~기자는 기사를 쓰는 데 필요한 것 이외의 진실을 알려고 하면 안 된다. 그때부터 인생이 피곤해진다."(p.175)
이런 그의 기자적 본능이, 그녀와의 남다른 감정이 지금 그녀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추적해나가는 모태가 되었는지 모른다.
학창시절 추억 속 등장하는 강남 아이들의 먹을거리, 놀거리가 있던 풍경, 그 시대의 열광했던 가요, 록 이야기, 음악적 감성이 그대로 묻어나는 이야기가 반은 그 시대의 공감할 수 있는 추억도 만끽할 수 있었고 반은 경제적 사회적으로 우위에 있는 귀족 자제들에 대한 부러움도 가지면서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었던 소설이었다.
연예인이라든지, 사회기득권층 자제인 그들의 화려함 속에 감춰진 인간적인 면을 파고든 미스터리 소설. 우주의 적개심, 의구심으로 쫒았던 인물이 마지막엔 그의 인간적인 시선으로 전환되는 반전을 맛볼 수 있는 재미난 이야기다. 작가의 반자전적 소설이라 했지만 허구라 하기엔 사실적 요소들이 많아 갸웃하게 만든 재미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