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기욤뮈소에 빠져 그의 작품 하나하나를 탐닉하고 있다. 그러던 중 만난 책이 이 책[구해줘]다. 그의 작품들 속엔 항상 감동, 서스펜스, 미스터리와 스토리적 반전이 던져주는 대중적 요소들이 재미를 더해주기도 하지만 그가 전하는 가슴 속 깊고 따뜻한 사랑의 온기 때문에 그의 작품을 찾게 되는지 모른다. 운명적 사랑을 노래한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자면 아마도 그는 사랑의 운율을 맘대로 주무르는 시대의 타고난 이야기꾼이 아닌가 싶다.

 

배우의 꿈을 펼치기 위해 프랑스에서 뉴욕을 찾은 줄리에트, 그러나 커피숍 종업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을 느껴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 마음먹는다. 어두운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그곳을 벗어나 의사의 꿈을 이룬 샘, 그 아픔을 함께한 사랑하는 아내의 자살로 슬픔에 빠진 그는 행복은 물론 사랑도 믿지 않은 채 일에만 매달려 살게 된다.

 

어느 날 샘이 몰고 가던 차에 줄리에트가 부딪칠 뻔한 우연으로 둘은 불같은 사랑에 빠져들고 만다. 이런 우연이 아니었다면 결코 만날 수 없는 둘의 연결고리, 혹시 이것이 우연을 가장한 운명이란 것인가? 혹시 삶의 방향을 좌우하는 매순간의 선택 속에서도 신이 정한 운명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이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강한 사랑의 끌림에도 직업을 속인 그녀와 유부남이라 속인 그, 사랑이 거짓말로 시작된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서로에게 진실을 알리지 못하고 둘은 비행장에서 헤어지고 만다. 하지만 다시 사랑을 찾고자 비행기에서 내린 줄리에트는 타려던 비행기의 폭발 사고 테러리스트로 몰려 감금 되고, 줄리에트를 보내고 후회하고 있는 샘에게 10년 전에 사망한 경찰 그레이스가 나타나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전한다.

 

그레이스는 말하자면 사람으로 환생한 저승사자인 것이다. 그녀가 지금은 살아있지만 죽을 운명이기에 연장된 줄리에트의 목숨을 거두기 위해 샘에게 예정된 케이블카 사고현장으로 그녀를 유인해주기를 부탁한 것이다. 샘은 그의 아내를 잃은 것처럼 허망하게 줄리에트를 잃을 수 없기에 자신이 대신 그곳에 갈 것을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지키기 위한 샘의 노력은 결국 그녀의 운명도 바뀌게 만든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사랑, 짧지만 깊은 그의 사랑이 그저 화학적 반응이라 치부할 수 없는 절절함으로 파고든다.

 

한편, 점차 드러나는 그레이스의 죽음에 얽힌 사연은 어린 시절 샘 자신의 트라우마와 무관하지 않음을 깨닫게 되는데.... 그레이스가 그를 찾은 것도 결자해지의 차원일까? 저자는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숨 가쁘게 이어지는 스토리, 그의 마력 같은 필력에 녹아있다 보니 어느덧 책의 마지막 장을 향해 내달리게 됐다. 헛헛한 이 가을 가슴 속 따뜻한 사랑의 불씨를 지피는 이 작품 속으로 여행한번 다녀와도 좋을 듯하다.

  


우리의 역사는 바로 그 1초에서 비롯되었죠....(중략)...그 1초는 우리를 위한 시간이었어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 인생의 불꽃, 우리 인생의 행운이었어요. 나는 그 1초가 우리 인생을 영원히 바꿔놓을 만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2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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