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는 재미있는 이야기책이다. 학창시절 시험에 관련해 읽은 국어교과서는 재미가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솔직히 어렵고 재미가 덜했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개정된 요즘 초등교과서를 보다보면 재미난 이야기책 모음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에 따라 교과서도 변한 것이다. 그런데 중학교는 어떨까? 아이가 중학생이 돼보니 초등학교처럼 개정된 중학교과서도 아이들의 흥미도를 높일 수 있게 재미와 지식의 요소가 가득했다. 다만 편집이 좀 더 보기 편하게 만들어졌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뿐.
중학 교과서는 모두 20여종에 이르고 그 중 한 가지만 울 아이가 공부하는 교과다. 다양한 다른 교과에 수록된 글을 읽을 수 없다는 점이 좀 아쉬웠는데 교과작품을 모아 한 번에 읽어볼 수 있게 기획된 책이 나와 있다하여 찾게 되었다. 교과서에 나오는 문학의 장르인 수필, 소설, 시로 나누어 있는 책은 다른 출판사에도 나온다. 그러나 주제별로 구분해서 읽기 편하게 분류해놓고 적절한 두께로 편집이 잘 된 책은 창비가 단연 독보적이다.
수필만 모아놓은 이 책은 삶의 지혜와 웃음 즉, 경험에서 묻어나는 깨달음을 자유로운 문체로 녹여내고 있다. 주제별로 묶어 놓은 수필 뒤에는 학생의 글도 소개되고 있고 자신이 직접 그 주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너무 많은 작품들이 감동적이고 재미있기도 했지만 인상적인 이야기는 우리아이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의 아이스크림의 이야기다. 이상한 아이스크림회사의 사업은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번창하는데 막상 설립자는 그로인해 건강이 악화되어 먹지 않는다니 이런 아이러니한 일이 있나싶다. 그리고 엄마와 아들의 쪽지로 감동을 이끌어낸 전부무료의 이야기다. 아들이 내민 가정알바의 청구서쪽지에 아이를 키우면서 불안하고 힘겨웠던 지난 시간과 사랑이 전부 무료라고 엄마가 화답하자 눈물 흘리며 지불 다 되었음이라고 적은 모자의 이야기가 얼마나 먹먹하던지. 울 아이도 이 이야기를 읽었을까? 이야기해보아야겠다.
시험을 전제로 한 공부라는 관점으로 국어책을 보는 것이 아니라면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낼 수 있는 이 책은 문학의 엑기스와 같다고 하겠다. 다른 추천도서도 읽으면 좋겠지만 국어교과서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 나이에 꼭 읽어야 할 필독서이기에 초등고학년이상이 되어 읽기 능력이 된다면 이 중학작품 읽기로도 충분히 즐거운 문학여행이 될 듯싶다.